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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 해나가는 마음
  • 14,000원
    • 저자
    • 류희수
    • 출판사
    • 곰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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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에세이
쪽수 : 196p
크기 : 130*205mm
출간일 : 2021.11.05


오은(시인), 권나무(뮤지션) 추천

창작과 일상 사이에서
‘오래 해나가는 마음’을 갖추는 것에 대하여

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어떨까? 이들의 삶이라고 매일같이 영감을 찾아 헤매고, 예술에 대해 밤새 토론하며 “예술이 삶의 전부다!”라고 외칠까? 창작과 예술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많아진 이 시대에, 저 물음에 대한 답은 아무래도 “예”는 아니겠다. 그럼에도 창작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감은 어디서 받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음악을 듣고 영상을 시청하는 곳의 플랫폼이 곧 자신만의 취향이 되어가는 요즘, 창작은 일상과 더욱 가까워졌다. 여기 음악을 만들며 창작을 고민하고, 나아가 창작을 하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한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오랫동안 음악을 만들어온 류희수 작가는 자신의 창작 경험을 그러모아 이 책 《오래 해나가는 마음》을 썼다. 저자는 곡을 쓰고, 가사를 짓고, 악기를 다루며, 노래를 불렀던 경험이 ‘음악과 창작에 대한 태도’를 정립하게 해줬다고 한다. 한편 저자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니, ‘음악의 창작’에만 집중해서 일을 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창작 작업에서 ‘창작’을 떼어내니 저자의 경험은 창작을 원하는 누구나 겪을 만한 일이기도 했다. 이 책의 부제가 ‘음악과 창작의 태도에 대하여’로 지어진 이유다.

이 책은 음악뿐만 아니라 창작을 원하는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하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어도 좋고, 글을 쓰는 사람이어도 좋다. 유명한 감독의 루틴을 따라 하며 나는 왜 안 될까 하며 좌절을 겪어본 적이 있다면,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 어둡기만 한 창작 세계를 언제까지 더듬거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면, 더더욱 환영이다. 자신만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버텨”라는 말에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건데!’ 하며 속이 꼬이기 직전이라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오래 해나가는 마음’에 자리를 내줘야 할 때다. 저자는 다정하게 당신의 창작을 지지한다.

“그의 글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고민에서 출발해
생활인으로서 맞닥뜨리는 일상을 거쳐 사람의 도리에까지 가닿는다.
(…) 새싹과 고목 사이에 가만히 놓아두고 싶은 책이다”
-오은 시인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저자가 음악을 만들며 겪어온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저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한 아티스트와 뮤지션의 이야기를 빌려 하고픈 이야기를 전한다. 창작은 어렵고, 지겹고, 어쩌면 지긋지긋한 일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곡을 위해 수많은 샘플 곡을 만드는 것은 음악가들에게 기본이다. 화가들은? 수십, 아니 수백 장을 그린다. 마음에 드는 딱 한 장을 위해. 1장 '지극히 단순하지만 근사한'에서는 창작은 지겹고, 짜증나는 순간의 일색이지만,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는 건 실은 아주 단순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단순한 것이 모이면, 아주 근사한 무언가가 된다는 것을. “단순한 게 제일 어렵다고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저자의 경험과 태도를 따라가 보기를 추천한다. 어느새 창작은 어렵고 지겹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남은 건 ‘오래 해보려는 마음’일 것이다.

창작자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아마도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일 것이다. 각종 강연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모티브로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모든 크리에이터들에게 묻는 질문이자,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2부 '영감보다는 프로세스'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 누구나 재빠르게 영감을 얻고 멋진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야구장에서 문득 글쓰기에 대한 깨달음(epiphany)을 얻었듯 누구나 영감을 얻어 대단한 걸 하고 싶다. 저자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런 일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뿐. 저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의 이야기가 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줄 것이다.

‘아, 이제 나도 뭔가를 좀 해볼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쯤, 저자는 3부 '오래 해나가는 마음' 페이지를 들고 당신을 반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해볼 만하겠다 싶다면, 이제 필요한 건 끈기다. 누구나 창작을 하다 보면 좌절을 겪고, 실패의 쓴 맛을 보기도 한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슬럼프와 번아웃을 겪었고 그런 시간을 보낸 후에야 자책하지 않을 수 있었다. 오리지널리티는 그때에야 세워졌다. 저자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3부는 ‘일상과 창작 사이에게 오래 해나가는 마음을 갖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4부 '삶 속의 음악'은 1부~3부에 미처 넣지 못했지만, 저자가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소소하게 깨달은 이야기를 담았다. 다른 뮤지션의 세션으로 참여하며 깨달은 것들, 밴드가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 그림 전시를 위해 음악을 만들어본 일들…. 생각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저자는 오히려 소소하지만 나만의 삶의 태도를 만들어나간다.

1부 첫 꼭지 ‘정체성으로서의 직업’에서 저자는 말한다. “나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기 자신과 자기의 일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릴 필요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정의라고 해서 반드시 뚜렷한 형태를 지녀야 하는 건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느끼고 그 느낌을 믿는 것도 하나의 분명한 정의가 될 수 있다.”(15쪽) ‘오래 해나가는 마음’이라는 건 어쩌면 여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반대로 자기와 자기의 일에 대해 부지런히 알아가기 위해 ‘오래 해나가는 마음’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오래 해나가는 마음이 시발점이 될지 마지막 선이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건 함부로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려는 사람들에 대한 단호한 거절이다. 저자는 음악과 창작을 하며, 자신에 대한 확실한 느낌을 얻었고, 되려 건강한 삶의 방식을 알아갔다. “잘게 나눈 문제들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든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 중요한 건 단순하더라도 진솔하게 (연주)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 저자가 가장 반한 어느 명사의 유명한 말은, 무엇이든 오래 해나가고 싶은 창작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가장 단순하지만, 진심어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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