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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
  • 12,000원
    • 저자
    • 마일리 멜로이(지은이)
      강정우(옮긴이)
    • 출판사
    •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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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256p
크기 : 135*210mm
출간일 : 2013.11.11


《그란타》 선정 ‘미국 문단을 이끌 최고의 젊은 작가’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선정 올해의 소설
아마존닷컴 선정 올해의 단편집 10선
《매거진 O》 선정 여름 필독서

말하지 않은 것들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투명한 절제의 문장으로 포착한 생의 서늘한 진실

무연히 맑은 초겨울 하늘에 어울리는 소설집 한 권이 독자들을 찾아간다. 《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미국 작가 마일리 멜로이가 쓴 열한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이다. 마일리 멜로이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 니콜 크라우스, 이윤 리 등과 함께 2007년 영국의 문예지 <그란타>가 선정한 ‘미국 문단을 이끌 최고의 젊은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최고의 단편소설집에 수여되는 ‘펜/말라무드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단편 장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작가다. 《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은 멜로이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꼽히는 책으로, 출간되었던 해에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같은 유수의 언론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등 큰 호평을 받았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삶은 당신의 턱에 주먹을 날릴 수 있다”
《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에는 어떤 선택에 직면했거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이후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 사실을 뼈아프게 자각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투명한 절제의 언어로 그려져 있다. 살면서 우리는 크든 작든 수많은 선택의 순간과 마주한다. 그 선택에 의해 우리 삶은 다채로운 무늬로 직조되고, 때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순간은 잊히고, 선택이 불러온 결과는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여진다. 마일리 멜로이는 그 평온하지만 고여 있는 망각의 시간에 작은 돌멩이를 던진다. 그리하여 운명에 체념한 채 살아가는 절름발이 카우보이 청년의 회색빛 삶은 갑자기 찾아온 풋사랑에 잠시잠깐 색채를 띠고(《트래비스 B》), 사랑했던 딸이 왜 끔찍하게 죽임을 당했는지 규명하고자 하는 아버지는 가공할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여자친구》), 신의에 금이 간 부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위험하고 수상한 커플을 차에 태우고(《오 타넨바움》), 수십 년 전의 사랑을 가슴에 묻어둔 채 은둔하던 노인은 예기치 않게 옛사랑과 조우한다(《아구스틴》). 짧았던 순간의 선택은 우리의 삶을 아주 미세한 각도로 틀어놓지만,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을 때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과 아득히 멀어져 있다. 초월적 질서에 대한 믿음과 도덕적 결단에 따라 희생하기를 택하는 고전 비극의 주인공이 아닌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그것이 삶을 뿌리째 흔드는 치명적 선택일이지라도 수수께끼 같은 충동에 의해, 때로는 나약함으로 인해 결말을 알 길 없는 모험에 뛰어들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회한에 잠겨 그 시간을 뒤돌아본다. 그러나 같은 시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다른 선택이란 불가능했으리라는 것, 묘하지만 삶의 진실은 그러하다. 마일리 멜로이는 결코 연민에 치우치지 않고, 때로는 잔인하리만치 담담하게 그 사실을 이야기한다.

일상 아래 고요히 들끓는 열망,
그리고 선택의 서스펜스가 그려내는 열한 편의 섬세한 이야기
작가의 고향인 몬태나 주의 적막한 시골 목장(《트래비스 B》)에서부터 1970년대 해변의 공장(《사랑스런 리타》), 남미 부호의 저택(《아구스틴》), 어느 도시의 호텔 방(《여자친구》), 화창한 LA 교외의 주택가(《릴리애너》)까지, 열한 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은 다양하다.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법 역시 다채롭다. 담담하고 섬세한 어조로 가슴 아린 슬픔을 차분히 이야기하는가 하면(《트래비스 B》 《아구시틴》 《아홉 살》), 무심히 서술되는 듯한 문장들이 양파 껍질을 까듯 하나하나 진실을 드러내면서 엄청난 밀도의 서스펜스를 자아내기도 하고(《릴리애너》 《투스텝》), 이야기의 기본 설정을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등장인물에 관한 자세한 묘사 없이 기본적인 어휘와 문장만으로도 내밀하고 섬세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나간다(《초록에 빨강》 《스파이 대 스파이》). 특히 평범하고 소소한 사건들로만 이야기를 마무리하는가 싶다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이 일으킬 무시무시한 파장에 대해 독자가 상상하게끔 그저 ‘툭’ 던지듯 끝나는 결말은 서늘한 각성으로 뒤통수를 친다(《오 타넨바움》 《여자친구》). 대체 작가가 어떤 성정을 지닌 사람이기에 이렇게 일견 평온해 보이는 내러티브 사이에 비수를 숨겨놓을 수 있는 것일까 궁금해질 정도다.
무엇보다도 마일리 멜로이 소설의 백미를 꼽는다면 그 특유의 절제미일 것이다. 뛰어난 단편이 그렇듯 《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에 실린 소설들은 말하지 않은 것들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서사의 물결로 독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압도하는 장편과 달리, 잘 쓴 단편소설에는 말하지 않고 지나간 것들이 책장을 덮은 후에도 독자의 머릿속을 맴돌면서 다시 한번 곱씹게끔 하는 마력이 있다. 이야기를 직조하는 능력과는 별개로 얼마만큼 절제할 수 있는가가 뛰어난 단편 소설가를 구별하는 기준이라고 한다면, 마일리 멜로이의 능력은 단연 발군이다. 완벽하게 통제한 대범함과 자신감, 철저하게 조직해 오히려 이야기의 구조가 드러나지 않는 뛰어난 기술, 그 기술을 과신하지 않고 극적인 사건 없이도 파괴력을 지닌 드라마를 직조해내고 삶의 생의 진실을 포착하는 능력. 마일리 멜로이의 다음 소설집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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