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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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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최세진
    • 출판사
    • 어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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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인문 에세이
쪽수 : 232p
크기 : 135*205mm
출간일 :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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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직장은 교도소였다”
교정시설 의사가 쓴 첫 번째 책
어디에서도 읽은 적 없는 ‘안’의 이야기

2021년 현재 전국 교정시설(교도소와 구치소)은 54개다. 그중 다섯 곳은 진료실은 있지만 의사는 없다. 교정시설은 의사 한 명당 1일 진료가 평균 277건으로 일반 공공의료 시설보다 훨씬 많고, 수용자들의 민원과 고소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곳이다. 그런 이유로, 기사를 검색해 보면 “박봉에 고소고발까지…… 교정시설 떠나는 의사들”, “교정시설 의사 채용 하늘에 별 따기” 같은 제목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교정시설은 의사에게 ‘기피 근무지’다.
교정시설 공중보건의사 근무를 지원한 최세진 저자는 2018년 순천교도소에서 의사로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는 이제 막 의사가 된 저자가 교도소 안의 이야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져 주길 바라며 쓴 책으로, 우리나라 교도소 진료실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번째 책(단행본)이기도 하다. 또한, 2020년 12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견을 시작으로 2021년 1월까지 1,2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파견근무하며 그 현황을 수록하는 등 바깥 사람은 알 길 없는 ‘안’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았다.

오랜만에 울고 싶은 날이었다. 교정시설 자체가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동부구치소는 연일 언론에 화제가 됐다. 이전에도 국무총리가 교정시설 안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던가. (201쪽, 폭동보다 무서운 것)

의사와 환자가 서로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
애증의 공간, 교도소 진료실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아픔이 길이 되려면》 사이의 기록

수용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는 크게 네 가지다. 1) 아프거나 다쳤을 때, 2) 교정시설에 처음 입소했을 때, 3) 교정시설에서 일을 시작할 때, 4) 아프다는 ‘주장’으로 얻고자 하는 바가 있을 때. 4)의 경우에서 ‘얻고자 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강력한 약과 외부 병원 진료. 저자는 스스로를 ‘꾀병 감별사’라고 칭하며 진료실 안팎에서 수용자를 살핀다.

“제가 전에 있던 소에서도 허리가 아파서 계속 치료거실에 있었는데 말입니다.”(중략) 교도소 의사 1년 차엔 이런 수용자들을 ‘특별관리’했다. 운동장에 따라 나가서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다. 족구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들이 날라차기 하는 공에 맞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분명 허리가 아프다 했는데.
(26쪽, 꾀병 감별사로 살아가기)

언뜻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최세진 저자는 꾀병을 부리는 사람들 사이사이에서 진짜 환자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이 교정의료의 어려운 점이라고 말한다.

최선의 진료가 최고의 고문이 되는 아이러니,
임시조치가 아닌 장기적인 치유는 어떻게 가능한가

“저는 약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 아닙니다. 그냥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밖에서 제가 먹던 약입니다. 제 몸은 제가 안다고요. 선생님이 어떻게 알아요?”
“제 돈으로 제가 약 사서 먹는다는데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예요?”
“잠 못 자서 사고라도 나면 선생님이 책임지실 거예요?”
(38~39쪽, 약물중독 외에는 정상입니다)

약을 적게, 단기 처방하겠다고 하면 마약수들은 으레 항의한다. 의사로서 행하는 최선의 진료가 환자들에게는 최고의 고문이 되는 아이러니다. 최세진 저자는 이 문제로 협박편지를 받기도(그는 이를 ‘러브레터’라 부른다), 교도소장을 통해 민원을 접수받기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하지만, 끝까지 자신만의 원칙을 지킨다. 수감 기간 동안 수용자들이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칙 지키기는 그렇게 수월하지 않다. 원하는 만큼 약을 받지 못한 수용자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불안해서 죽을 것 같다고 호소하며 교도관들을 괴롭힌다.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5일 약을 처방하면 5일에 한 번씩 중독 환자들을 봐야 하지만, 투약 기간을 곱절로 길게 하면 중독 환자들이 진료실을 찾는 빈도는 떨어진다. 그래서 약을 적게, 단기 처방하고자 하는 의사는 동료 교도관은 물론이고 동료 의사와도 갈등을 빚기 마련이다.

교도관들은 마약수가 교도소에 한 번 오고, 두 번 오고, 세 번 오다가 한동안 오지 않으면 이들이 약을 끊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살했다고 본다. 마약의 끝이 죽음이라면, 이곳 교정시설에서의 시간은 약을 끊는 여정의 시작이어야 하지 않을까.
(80쪽, 나쁨일까, 아픔일까)

아픈 건 나쁜 게 아니다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의 건강이 말하는 것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의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최세진 저자가 교정시설에 지원한 계기가 되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 지적한 건강 문제를 눈으로 확인하고, 이 책이 내민 초대의 손길에 응하고 싶었다고. 그렇게 만난 수용자들은 B형간염 보균자들이었고(어릴 때 예방주사를 맞지 못한 이유로, 168쪽), 뇌 사진에서 외상이 발견된 경우가 있었고(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외상성 뇌손상은 폭력 범죄와 관련이 있다, 176쪽),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 때문에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났으며(109쪽), 질병에 걸렸거나 장애가 생겨서 노숙을 하게 됐고(조사 대상 노숙인의 25.6퍼센트, 153쪽), 어릴 때 본드 흡입을 시작으로 약물에 손을 댄 사람들(77쪽)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묻는다. “나쁨일까, 아픔일까?”
교정시설에 강력범죄자만 있는 건 아니다. 최세진 저자는‘수용자들은 결국 사회로 돌아갈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기반해 그들을 진료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사회역학이라는 분야가 보여 주듯, 사회의 건강은 개인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다. 개인과 개인의 건강 역시 연결돼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사회가 더욱 절감한 사실이다.

환자들의 범죄 이력이나 개인적 사연에 기대지 않고
의사로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최세진 저자가 교정시설에 근무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범죄자들을 세금으로 치료해 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에서 그는 수용자들의 범죄 이력이나 개인적 사연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훨씬 풍성한 대답을 들려준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라는 제목은 아프다고 말하면 어디가 아프냐는 질문을 받기보다 꾀병 부리지 말라는 말을 먼저 듣는 사람들을 대신해 저자가 의사로서 해 줄 수 있는 말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는 호기심 많은 청년 의사가 엄격한 직업윤리와 성실한 근무태도로 빚어낸 귀한 직업 에세이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감춰진 세계가 독자들 앞에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시선과 사유가 모두 따뜻하면서 날카롭다. 동정을 강요하지 않으며 현실을 외면하지도 않으니, 책장을 펼치길 망설이는 분이라면 안심하시길.
(장강명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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