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SEARCH

이벤트

  • 12월 사적인 전시회
    시간의흐름
  • 15,000원
    • 저자
    • 정은, 금정연, 정지돈, 한정원, 유진목, 김괜저
    • 출판사
    • 시간의흐름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책싸개 포장

옵션 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수량증가 수량감소 15000 (  )
TOTAL : 0 (0 items)

2020년을 마무리하는 사적인서점의 12월 사적인 전시회는
시간의흐름 출판사와 함께합니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통해 책과 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분 좋은 화학 반응을 즐겨 보세요 :)


책과 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말들의 흐름'시리즈 (시간의흐름)
2020.11.30 - 2020.12.27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나홀로 시상식을 준비합니다.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을 되짚으며, 내가 뽑은 '올해의 책'과 '올해의 작가', '올해의 출판사'등을 선정하는 건데요.

2020년 사적인서점이 뽑은 '올해의 작가' 영광의 수상자는 『시와 산책』을 쓴 한정원 작가입니다.
이 작가의 글을 계속해서 읽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월간 사적인서점 시 처방사로 모시기도 했지요.
믿고 읽을 만한 책을 펴내는 '올해의 출판사'에는 시간의흐름 출판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올 봄, 책으로 하는 끝말잇기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런칭해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지요.
 『영화와 시』, 『시와 산책』, 『산책과 연애』로 이어지는 끝말잇기는 저에게도 즐거운 독서 경험을 남겼습니다.

2020년을 마무리하는 사적인서점의 12월 사적인 전시회는 시간의흐름 출판사와 함께합니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통해 책과 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분 좋은 화학 반응을 즐겨 보세요 :)
현재 사적인서점에서는 한정원 작가님께서 한 권 한 권 정성을 담아 사인한  『시와 산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0권 단위로 내용을 바꿔가며 사인해 주셔서 이 책에는 어떤 문구가 적혀 있을까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

사적인서점이 자신 있게 권하는 올해의 책 『시와 산책』 친필 사인본에,
겨울 느낌 물씬 나는 허지영 작가님 그림 책싸개로 포장해서,
사은품으로 주는 겨울 엽서에 메시지를 담아 선물하면 연말 선물 완성!
한 해가 가기 전에 고마운 분들에게 마음을 전해 보세요
❄️ 전시 기념 이벤트 하나
사적인서점에서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구매하시는 분들께 『시와 산책』 한정원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겨울 엽서를 선물로 드립니다.
뒷면에는 사진과 잘 어울리는 책 속 문구가 담겨져 있습니다 :)
❄️❄️ 전시 기념 이벤트 둘
사적인서점에서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2권 이상 구매하시는 분들께 '말들의 흐름' 토트백(네이비/카키 중 택1)을 선물로 드립니다.
(현재 카키 소진, 네이비 증정 가능합니다)
* 전시 기념 이벤트는 온/오프라인숍 구입 시 모두 적용됩니다.


잊지 않고 싶어서 잇는 놀이, ‘말들의 흐름’ 시리즈  

출판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시간의 흐름’ 출판사에서 새 시리즈 ‘말들의 흐름’을 선보인다. 어린 시절 누구나 사랑했던 놀이인 ‘끝말잇기’를 테마로 한 이 시리즈는, 우리가 잊고 있던 문학의 즐거움을 다시 잇기 위해서 사람과 사람을, 낱말과 낱말을, 마음과 마음을, 그리고 이야기와 이야기를 차근차근 이어나갈 예정이다. 놀이의 규칙은 간단하다. 첫 번째 저자가 두 개의 낱말을 제시하면, 두 번째 저자는 뒤의 낱말에다가 새 낱말을 이어 붙이면 된다.  

커피와 담배, 담배와 영화, 영화와 시, 시와 산책, 산책과 연애, 연애와 술, 술과 농담, 농담과 그림자, 그림자와 새벽, 새벽과 음악……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한 개의 이야기는 두 개의 이야기가 되고, 두 개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열 개의 이야기가 되어 우리 각자의 시간 앞에 놓인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엔 비밀이 있다. 이 시리즈가 어떻게 끝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것. 출판사 대표도, 디자이너도, 물론 저자들도, 모르긴 매한가지다. ‘음악과 커피’가 되어 다시 처음부터 이야기가 시작될 수도 있고, ‘음악과 소설’이 되어서 새로운 저자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조금 짓궂게 독자 저마다의 몫으로 남겨둔 채 ‘음악과 땡땡’이라고 끝낼 수도 있다. 아니, 그런데 끝이 꼭 있어야 하나? 하고 되물을 수도 있다.
이런 마지막도 상상해본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한 권 한 권을 읽다 말고 갑자기 보고 싶은 사람들이 떠오르는 상상. 그 사람들과 끝말잇기가 하고 싶어 책장을 덮게 되는 상상. 얼른 두 낱말을 떠올리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쓰게 되는 상상. 그렇게 저마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시리즈의 완성은 아닐까?

1. 커피와 담배 / 정은
2. 담배와 영화 / 금정연
3. 영화와 시 / 정지돈
4. 시와 산책 / 한정원
5. 산책과 연애 / 유진목
6. 연애와 술 / 김괜저
7. 술과 농담 / 이장욱, 이주란, 김나영, 조해진, 한유주
8. 농담과 그림자 / 김민영
9. 그림자와 새벽 / 윤경희
10. 새벽과 음악 / 이제니





1. 『커피와 담배』, 정은 

‘말들의 흐름’ 시리즈는 『산책을 듣는 시간』으로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했던 소설가 정은의 『커피와 담배』로 시작한다. 커피 한 잔의 시간과 담배 한 개비의 시간 속에서 저자가 바라봐왔던 인생의 면면들은 매일 아침 부스스한 얼굴로 주방에 서서 내리는 하루의 첫 드립커피처럼 몽글몽글하게, 출근 전 회사 앞에서 잠깐 피워내는 담배연기처럼 희뿌옇게 우리를 감싸 안는다.  
당신에게 하루는 커피의 시간인가?
아니면 담배의 시간인가?
잘 모르겠다면 일단은 ‘커피’와 ‘담배’를 번갈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삶이 괴로운가요?  
커피를 한번 내려보세요

먼저, 커피 이야기. 9년 차 바리스타인 소설가 정은에게 ‘커피’란 낯선 곳에서 자신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능성이자, 낯선 누군가를 겨우 받아들일 수 있는 매개체이다. 커피의 검은 수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커피와 담배』에는 저자가 경험했던 커피에 대한 여러 일화가 나온다. 식비의 대부분을 커피를 마시는 데 쓰며 보냈던 스페인 여행담, 커피 이상의 무엇이던 맥심 커피와 커피 자판기의 추억, 늘 같은 커피를 마시는 카페 단골손님과의 에피소드, 정말 이상했던 카페 사장님과의 면접, 절대 커피값만은 줄일 수 없었던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냈던 노량진에서의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그런 사사한 일화들 때문이 아니다.
『커피와 담배』는 ‘커피마저 없다면 내 삶은 무미건조하고 비참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바리스타의 사랑스러운 이야기이자, ‘커피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걸 완벽하게 느끼게 해준다’고 말하는 커피애호가의 솔직한 이야기이며,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소설가의 고독한 이야기다. 아니, 사실은 그 무엇도 아닌, “삶이 정말 괴로운가요? 커피를 한번 내려보세요”라고 말하는 정은이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사는 게 외로운가요?  
담배를 한번 태워보세요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분일까? 좋아하는 사람의 옆에서 담배를 피우기에 적당한 나이는? 좋아하는 영화배우와 존경하는 작가 중에 누굴 흉내 내며 첫 담배를 피우는 게 좋을까? 정답은? 없다.  
아무튼, 두 번째는 담배 이야기. 저자는 꽤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면서 간직했던 여러 기억들에 불을 붙여 문장이란 형태로 피워 올린다. 절에서 처음 만났던 S스님과의 일화, 좋아하는 사람 곁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선뜻 흡연자의 길로 들어섰던 순수했던 사랑 이야기, 할아버지와 은하수에 얽힌 담배에 관한 첫 기억.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 여럿이듯이, 사람과 담배가 관계를 맺는 방식 또한 여럿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담배를 피웠더라면 덜 외로웠을까?
아니, 담배를 피우지 않았더라면 정말 덜 외로웠을까?
정답은? 없다.
저자의 말처럼, 담배를 태울 때,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누는 것보다는 가깝고 악수를 나누는 것보다는 먼, 딱 그 정도의 친밀함이 생겨난다면, 사는 게 가끔은 좀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한번쯤 담배를 태워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않을까?

당신에게 커피와 담배란 무엇입니까?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아마도 시간.”
“내가 나일 수 있는 시간.”

2. 『담배와 영화』, 금정연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은 서평가이자 작가인 금정연의 『담배와 영화』다. 음, 하지만 『담배와 영화』를 이 정도로 소개하는 것은 아무래도 심심하다. 다시 소개하겠다. 『담배와 영화』는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실잘알(실패를 잘 아는 사람), 택시를 타지 않는 『아무튼, 택시』의 저자, 그리고 문학에 기쁨을 느끼지도 않는 『문학의 기쁨』의 공저자이자,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영화도 보지 않는 『담배와 영화』의 저자가 되고 싶었던 서평가이자 작가인 금정연의 책이다. 또한, 이 책은 129개의 꽁초 혹은 129개의 필름 클립들로 이루어진, 담배와 영화를 사랑하면서도 증오하는 한 흡연인이자 (前)영화인의 애처로운 잡문집이며, 실은 무엇보다, 2018년 4월 담배를 (잠시) 끊고 2019년 7월 영화를 (거의) 끊은 작가 금정연의 웃픈 실패담을 담은 실패의 연대기이다.  

실패를 잘 아는 멋진 문장들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을 썼던 일이 무색할 정도로 저자는 『담배와 영화』에서 숱한 실패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을 간절히 끝내고 싶은 동시에 이 책을 쓰는 데 끝내 실패하고픈 충동을 느”낀다고 고백하며, “실패는 이 책의 유일한 주제”라고 말한다. 저자가 인용하는 소설이나 영화의 조각들도 대부분 실패의 조각보를 만들기 위한 조각들에 불과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탈로 스베보의 소설 『제노의 의식』은 평생 두 가지 일만 하면서 인생을 보낸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 두 가지라는 게 ‘금연’과 ‘흡연’이다. 주인공 제노는 금연을 결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서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실패한 사람으로 나온다. 오욕과 타락, 실패의 역사를 말하는 고다르의 영화 〈영화의 역사(들)〉을 말하는 와중에도, 실은 〈영화의 역사(들)〉을 보는 것에 매번 실패했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영화에서 기억하는 건 시가를 피우는 고다르뿐이다. 홍상수의 〈극장전〉, 데이브 하키의 ‘에어 기타’, 영화 〈꾸러기 발명왕〉, 왕가위의 영화들, 부산 금정구에서의 (마약범 잡는) 의경 생활, 정지돈 작가와의 전화 통화 에피소드를 지나, 저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고, 상영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으며, 송강호와 박해일이 출연했음에도 관객이 100만도 들지 않았던 영화 〈나랏말싸미〉 이야기에 가게 되면 “이 책은 생각과는 전혀 다른 책이 되어버렸다”는 저자의 고백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야 만다. 『담배와 영화』는 담배와 영화를 빙자한 ‘실패의 책’이 맞는다고.  

세 번 빠르게, 취소취소취소  

담배를 끊는 데 실패했고, 영화를 증오하는 데 실패했으며, 브루스 윌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도 실패한 저자의 ‘실패를 잘 아는 멋진 문장들’을 읽고 있다 보면, 누구나 문득 어떤 완전히 새로운 실패들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렇다, 바로 우리가 지나온 실패들의 세계다.  
그 실패들 속에 앉아 있으면 에어 기타를 치며 등장한 저자가 이렇게 말한다. 그 모든 게 정말 실패라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이며 난들 알겠냐, 라고. 인생은 계속되는 동안 계속되는데, 라고. 책 한 권을 만드는 것 또는 만들지 못하는 것, 실패하는 것 또는 성공하는 것, 그것은 하나의 ‘실적’이 아니라 그냥 ‘길’, 이라고.
담배를 끊으려는 노력이 그렇고, 영화를 완성하려는 노력이 그렇듯이, 우리의 모든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건 정말 실패일까? 인생은 계속되는 동안 계속되는데, 그건 정말 실패인가?
그렇고 그런 고민이 들 땐 아무 고민 말고 저자가 소개해준 박솔뫼 소설가의 말을 흉내 내면 된다. 바로 이렇게.
취소, 취소, 취소.
아니, 아니, 세 번 빠르게.
취소취소취소.
하지만, 결국 이 책을 쓰는 데 실패하는 데 실패했으니 저자는 또다시 실패한 셈인가? 어쨌거나 그의 실패는 언제나 우리를 (좋아서) 미치게 만든다.

담배와 영화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삶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죽음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

3. 『영화와 시』, 정지돈 

“에세이 따위는 쓰지 않을 것이다. 작품 이외에는 어떤 글도 쓰지 않을 것이며 모든 인터뷰와 북토크를 거절할 것이다……”라고 고백했던 한 작가는 시간이 흘러 흘러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을 맡게 되는데……. 『영화와 시』의 예고편이 있다면 꼭 이렇지 않을까?  
『영화와 시』는 매일같이 영화를 보고,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는 (그럼에도 결코 에세이는 쓰지 않겠다던) 소설가 정지돈의 첫 단독 에세이다. 너무 재밌고 흥미로우며 지적인 이 책은 심지어 사랑스럽기까지 한데, 그건 ‘영화’와 ‘시’를 향한 저자의 마음이 책 곳곳에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일 잘하는 건 인용이고, 문학은 세계의 인용”이라고 말해왔던 저자답게 이번 책에서도 다양한 영화와 시를 인용하며 ‘영화적인 무언가’와 ‘시적인 무언가’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거기에 덤으로 ‘에세이적인 무언가’까지 더해서.
물론, 그는 여전히, “그러므로 이 에세이는 가십이자 자서전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흐름이나 주제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엄살을 피우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와 시』는 무언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과거 모 도서관에서 했던 “궁극의 에세이쓰기” 수업에서 저자가 했던 말을 빌려와 말한다면, 프로파간다에서 일기, 비평과 개인적인 감상을 아우르는 (궁극의)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당신은 누구를 사랑하나요?  

그런데, 일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영화’와 ‘시’에 대한 이 이상한 ‘감상집’을 읽고 있으면 어느 순간 이상한 기분에 빠져든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으레 느끼는 감정, 지금 이 순간이 조금도 자유롭지 않다는 걸 깨닫고야 만다. 즐기고, 좋아하고, 감동받는 것에서 끝내고 싶지가 않은데……. 그럼, 이제 어쩌지?  

존경하는 사람 없어?  
없는데.
_본문 중에서

예전의 ‘시’나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어떤 경외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 우리는 다른 뭐라도 생각해내야만 한다. 이를테면, 그랜드캐니언, 아이슬란드, 블랙홀, 그리고 고다르. 고다르? 아니, 코듀로이 재킷. 코듀로이 재킷?  
존경하는 사람이 없고, 의미를 둘 만한 가치 있는 것이 더 이상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걸 결국 찾아내어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제3막을 위해? 아니, 제3의 인생을 위해!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저자가 시간이 흘러 흘러 에세이를 쓰게 된 이유일 지도 모른다. 다시 영화와 시를 좋아하기 위해서, 다시 삶을 건강하게 경외하기 위해서. 그나저나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누구를 사랑하나요?

나는 길거리에  
녹아들고 있어.
당신은 누구를 사랑해?
나를?
빨간불인데 그냥 건널래.
-「워킹 투 워크Walking to work」 부분

영화와 시를 향한 저자의 순수한 긍정과 기쁨은 저 빨간불을 닮았다. 아니, 그냥 건널래 하고 말하는 저 목소리를 닮았다. 아니라고 해도 닮았다. 영화를 보면 늘 잠이 든다고 말하면서도 매일같이 계속해서 영화를 보는 건 정말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니까. 퇴근 후에도 시를 쓰려고 24시간 카페에 가는 건 정말 시를 좋아하기 때문이니까. 사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영화와 시를 잇는 불가분의 관계 같은 건 없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삶이 그렇듯 그 무엇도 필연적이지 않다는 것도 함께.  

시가 우리를 구원해준 것일까 아니면 점점 더 구렁텅이에 빠뜨렸던 것일까, 따위의 생각을 하느니, 시를 쓰지 않았다면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게 더 낫다. 영화를 본다는 건 지금 이 순간 삶과 함께 일어나는 일이고, 영화를 한다는 건 두 개의 사물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무엇에도 충실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하는 것이다.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것만을 말해야 하는 것이다. 시와 영화가 그렇듯이. 바로 이 책 『영화와 시』가 그렇듯이.  

아니, 그저 많아지기를  

좋은 영화가 많아지기를?  
아니, 그저 영화가 많아지기를.

좋은 시가 많아지기를?  
아니, 그저 사람들이 시를 많이 읽게 되기를.
4. 『시와 산책』, 한정원

“내가 꿈꾸는 것과 내가 있는 것,
그 사이”

“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시가 산책이 될 때, 산책이 시가 될 때…

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그건 어쩌면 고요한 하강과, 존재의 밑바닥에 고이는 그늘을 외면하지 않는 묵묵함의 다른 말일지도 모른다. 그건 결국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고, 여기에 내가 살고 있다고 말하는 초록색 신호일 수도 있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시와 산책』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을 담아낸 맑고 단정한 산문집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작가의 첫 책이다. 놀라운 이유는 이 책이 너무나 좋아서.
작가가 쓴 스물일곱 개의 짧은 산문에는 그녀가 거쳐온 삶의 표정들이, ‘시’와 ‘산책’을 통해 느꼈던 생활의 빗금들이 캄캄한 침묵 속에서도 의연히 걸어가는 말줄임표처럼 놓여 있다. 한없이 느리게도 보이고, 더없이 끈질기게도 보이고, 지극히 무연하게도 보이는 문장들로 그녀는 ‘시’와 ‘산책’으로 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산문을 완성한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우리는 그녀가 평생 시를 쓰고, 읽고, 보듬고, 도닥이면서도 결국 혼자 꽁꽁 얼려두고 숨겨만 두었던 마음속의 아주 깊은 곳으로 첨벙 뛰어들어, 그녀의 조용한 방관 아래에서 페소아와, 월러스 스티븐즈와, 로베르트 발저와, 파울 첼란과, 세사르 바예호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과, 울라브 하우게와, 에밀리 디킨슨과, 안나 마흐마토바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포루그 파로흐자드와, 실비아 플라스와, 가네코 미스즈를 만나고야 만다. 그녀와 함께, 그녀가 사랑했던 시인들과 함께, 그녀가 종종 입 밖으로 소리 내던 시어들과 함께, 천천히 너르게 산책을 떠난다.
우리는 그녀를 따라 겨울의 마음이 되었다가, 봄의 소리가 되었다가, 여름의 발자국이 되었다가, 가을의 고양이가 되고, 서로가 서로의 시가 되고, 서로가 서로의 산책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서로를 쓰다듬으며 서로에게 묻기도 한다.

“당신은 당신이 낯설지 않나요? 당신이 잘 보이나요?” _본문 중에서  

우리는 자신으로 살기 위해 누구처럼 살지 말자고 서로에게 다짐도 한다. 그녀의 문장으로 웅장해진 가슴이 신기하고 자랑스러워 제법 힘껏 펴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져 감추기도 하면서도, 결국은 그녀의 문장들로 점점 거대하고 성대해지는 우리의 세계를 목격하는 기쁨을 누린다.  
아주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처럼『시와 산책』의 문장들은 몇 번을 곱씹으며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야 우리에게 와 곁을 내어준다. 어느 날은 우리를 젊어지게도 하고, 어느 날은 우리를 늙어가게도 하면서. 그러니, 바로 지금이, 우리가 ‘시’와 ‘산책’을 할 바로 그 순간이다.

“얼마나 끔찍할까요, 유명인이 된다는 건”  

“시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시인의 불행은 우리 것이 되기도 했다.” _본문 중에서  

『시와 산책』은 조용하지만 이상한 책이다. 읽는 것만으로도 귀해지는 책이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책 속의 문장들은 어느 시절엔가 우리가 사랑해서 꾹꾹 눌러 적었던 시어들처럼 속속 머릿속에 자리해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모두 한때는 시인이었다는 걸 기억해내게 하고, 시를 쓰지 않고 흘려보낸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고, 사라진 지 오래인 순정 위에 새로운 덧정을 새기고 싶게 한다. 상상은 도망이 아니라, 믿음을 넓히는 일이라는 걸, 행복은 그녀나 나에게 있지 않고 그녀와 나 사이에, 얽힌 우리의 손 위에 가만히 내려와 있다는 걸, 우리는 그녀의 문장을 읽으며 잠잠하게 인정한다.  

“나는 무명인입니다. 얼마나 끔찍할까요, 유명인이 된다는 건!”  
_에밀리 디킨슨,「무명인」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이 모든 가능성 중에 가장 선한 길을 택한 사람의 문장이라는 믿음 아래 단단히 서서, 우리는 짓궂게도 이 무명의 작가가 결코 유명의 작가가 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온 마음을 다해 글을 써오느라, 이렇게 늦게 우리 앞에 도착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고, 그녀가 시인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저 이상하고, 이제라도 그녀의 글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다행이라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오, 제발, 나만 알게 되기를! 하고 바라게 된다. 
5.  『산책과 연애』, 유진목

읽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장이 있습니다.  
전부 읽어도 저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유진목, 그리고 ‘산책’과 ‘연애’  

“평소 산책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이 ‘산책과 연애’라는 주제로 책을 쓰기로 한 것은 연애를 하는 동안에 유독 혼자서 산책했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연애를 할 때마다 그들을 죽이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걸었다.” _본문 중에서  

우리가 낮에 산책을 하는 이유가 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줍기 위해서이고, 우리가 밤에 연애를 하는 이유가 완전하지 않은 당신을 겨우 사랑하기 위해서라면, 시인이『산책과 연애』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시인 자신을 둘러싼 모든 시작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깨닫기 위함은 아닐까. 돌과 영화, 그리고 사람처럼.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산책과 연애』는 시인 유진목이 묵묵히 걸어온 자신의 삶을 필사적으로 적은 산문집이다. 아니, 어쩌면 필사적으로 걸어온 지금까지의 삶을 묵묵히 적은 산문집일지도.
시집『연애의 책』을 내며 문학평론가 故황현산 선생에게 ‘한국 최고의 연애 시집’이라는 평을 받았던 시인은 산문집『산책과 연애』에서 또 한번 산책과 연애에 대해 쓴다. 시집을 묶는 데 16년이 걸렸다고 말했던 시인에게, 이 산문집은 얼마나 오래 걸렸을까, 어쩌면 평생이 걸렸던 걸지도 모른다.

산책을 하다가 산책을 보고 연애를 하다가 연애를 보는  

산책을 하다가 산책을 보고, 연애를 하다가 연애를 보는,『산책과 연애』는 보는 책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시인이 보이고, 시인의 생활이 보이고, 시인의 아픈 손목이 보인다. 하나같이, 똑같이, 거기서 거기인 남자들이 보인다. 한심한 새끼들, 하고 중얼거리다가도 반듯한 베개 위에 고개를 뉘었는데도 자꾸만 잠을 설치고 마는 시인이 걱정되어 전전긍긍하게 된다. 시인의 산책도 없고 연애도 없는 밤을 보고 있으면, 힘든 건 너무 힘이 든다는 시인의 검고 부드러운 등을 보고 있으면, 그저 그 순간에 가만히 손을 올리고 옅은 그림자처럼 가만히 쓰다듬고만 싶어진다.  
저녁이 오기 전에 산책을 끝내는 사람이 있고, 저녁이 오길 기다렸다가 산책을 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시인은 어떤 사람일까. 산책을 포기하고 연애를 하는 사람일까. 아마도 시인은 산책을 꿈꾸는 사람일 것이다. 연애를 하다 말고 힘이 들면 숨을 고르며 멀리 눈을 들어 산책하는 사람들을 좇아보는 사람. 연애는 늘 힘이 드는 일이니까 말이다.
산책을 대신하는 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연애일까? 연애를 대신하는 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산책일까? 둘 모두를 대신하는 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죽음은 아니길, 부디 『산책과 연애』라는 이 한 권의 산문집이길.

끝나면, 다 끝이면 좋겠는데  

『산책과 연애』는 시가 가득한 누군가의 펼쳐진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처럼 시인의 연애를 자꾸만 훔쳐보게 한다. 그런데 우리와 눈이 마주친 작가는 말짱한 얼굴로 태연하게 봤지? 하고 묻는다. 그러니, 당신도 혼자야, 라고 말한다. 산책을 하는 너도, 연애를 하는 나도, 사랑을 잃을까 봐 종종거리며 이 책을 집어 든 우리 모두 결국 혼자라면…… 우리가 잠복하듯 산책을 하고 잠복하듯 연애를 할 까닭이 없다. ‘어떻게’를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멈추면 되고, 그냥 웃어버리면 된다.  

언제 덮어버릴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느 페이지를 읽다가 당신이 겪었던 일을 떠올리고 혼자서 4333333334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ㅂㅁㅁㅁㅁㅂㅉㅉㅉㅉㅉㅉㅉㅈ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 ?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웃어버리는 순간이다. _본문 중에서  

끝나면 다 끝이면 좋겠는데 산책도 연애도 뭐가 너무 많이 남는다.  

유심히 살펴 걷지 않으면 금방 길을 잃을 단어들이 이 책에는 많이 있다. 나는 단어들을 여기저기 나열하고 그 문장을 따라 여러 번 걸었다. 그러면서 나 말고 다른 사람도 한 번쯤은 걸어봐도 좋을 길을 만들었다. 걸음 하나에 단어 하나를 놓으며 뒤에 올 사람에게 표식을 남겼다. 곰곰이 걷는 길에 우리가 어느 문장에서 마주칠 수 있기를. _본문 중에서  

『산책과 연애』에는 ‘산책’이란 단어가 24번 나오고, ‘연애’라는 단어가 52번 나온다. 당신은 그 숫자에서 무얼 느끼는지? 뭐가 많이 남기는 산책만큼 연애만큼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인이 딱 하나 남겼으면 했던 문장이 있다면 음, 이건 아니었을까.  

어두운 방에 누워서 그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_본문 중에서  

그러니 아침이 되면 아침을 보자는, 일어나 사랑을 하자는 말이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사랑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보다 언제나 쉬우니까. 그러니 이 책을 집어 든 모두가 실패한 것을 받아들이자.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6. 『연애와 술』, 김괜저

“누구랑 같이 있기 싫은 이유는 그렇게 많으면서 정작 혼자 있고 싶은 이유는 없는 것 같구나.” _스티븐 손드하임,〈컴퍼니〉

나는 연애한다. 나는 술 마신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자 저자 김괜저의 첫 산문집『연애와 술』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스물일곱 편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고, 모든 에피소드의 
제목은 ‘나는’으로 시작한다. 얼마나 각별한 자의식을 지녔길래 ‘나’를 책 맨 앞에 스물일곱 번이나 반복해서 내세운 걸까. 그러고 보니 저자 이름도 어딘가 범상치 않다.
『연애와 술』은 퀴어인 저자가 사랑과 술에 관해 쓴 에세이다. 저자는 세기의 연애라고 부를 만큼 요란한 연애로 인생이 휘청거렸던 적도 없고, 술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인생을 말아먹은 경험도 없다는 점에서 우리 대부분과 다르지 않다. 비교적 무난한 연애 생활과 적당한 음주 생활로 이어온 삶에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의심을 품는 저자. 그런 자신에게『연애와 술』을 쓸 자격이 과연 있는지 저자는 스스로 되묻는다. 하지만 우리는 바로 그런 이유에서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우리도 김괜저처럼 어쩌다 까다로운 연애 상대를 만나 평화를 깨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원치 않는 술자리에서 언제 빠질지 옆사람 눈치를 살핀 적이 있기 때문에. 그러므로 이 책은 나와 당신의 연애사(戀愛史)이며 주사(酒邪)이다.
뾰족뾰족한 문장 대신 동글동글한 문장, 촌스러운 신파 대신 귀여움이 묻어나는 그의 문장을 읽어보자.

연애와 술이 만나면 

연애가 언제나 핑크빛 일색일 수는 없다. 오래전에 헤어진 애인한테 보내버린 ‘뭐해?’라는 문자.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말이 헛나와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던 기억. 우리 모두에겐 자다가도 벌떡 일어서게 만드는 흑역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는 무엇보다 인간적이다. 쪽팔림과 자기 환멸이 교차하는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 기억들을 소환하는데 ‘연애’와 ‘술’ 만한 것은 없을 것이다.  

“됐어, 그만 마셔.”  
“왜?”
“너 방금 술 버렸잖아.”
이럴수가! 사실이었다. 무의식적으로 건배한 소주잔을 테이블 밑에 버렸음을 깨달았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회식 자리도 아니고, 힘든 일 겪는 애인과 마시다가 술을 버리다니 이게 무슨 한심한 짓이란 말인가. _본문 중에서

나는 잘 알고 있다.  
너의 외로움도 내 외로움처럼 이름이 없다는 것을

초등학교 3학년 때 좋아했던 친구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려고 색종이를 오리고, 얼마 전 끝난 연애의 흔적이 밴 집에 머물고 싶지 않아 양재꽃시장에 가고, 시트콤 프렌즈>를 보면서 애인에게 팔베개 해줄 때의 요령을 배우는 저자. 이 사랑스러운 남자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분명 문장들은 동글동글하고, 늘어놓는 에피소드들은 하나같이 귀여운데, 가슴 한구석을 찡하게 후벼파는 이 짠한 감정의 정체는 무엇일까?  
신파는 확실히 아니다. 슬픔이라기엔 달콤하고, 애틋하다고 하기엔 쿨하다. 그것은 어쩌면 훨씬 근원적인 것 같다. 너무 복잡하고 깊은 곳에 있어서 완벽하게 설명하기란 불가능할지 모른다. 다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렴풋이 오버랩되는 내 옛 애인과 친구의 얼굴, 그리고 나 자신을 구경하면서 이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근데 형, 그저 그런 사람이랑 만나서 밥 먹고 집에 오면 허무하지 않아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허무하지 않아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나와 딱 맞는 사람이 얼마나 없는지 잘 아니까. 데이팅 앱으로 만나지 않으면 서로를 찾기 힘든 우리 같은 사람들 은 그냥 지나가는 만남들을 지겨워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어차피 나중에 다 만나게 될 거거든요. 지인의 지인으로든, 광장에서든, 시간이 흘러 사이버 노인정 같은 공간 에서든.......” _본문 중에서
  • PAYMENT INFO
      고액결제의 경우 안전을 위해 카드사에서 확인전화를 드릴 수도 있습니다. 확인과정에서 도난 카드의 사용이나 타인 명의의 주문등 정상적인 주문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임의로 주문을 보류 또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무통장 입금은 상품 구매 대금은 PC뱅킹,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혹은 가까운 은행에서 직접 입금하시면 됩니다.  
      주문시 입력한 입금자명과 실제입금자의 성명이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며, 7일 이내로 입금을 하셔야 하며 입금되지 않은 주문은 자동취소 됩니다.
  • DELIVERY INFO
    • 배송 방법 : 고객직접선택
    • 배송 지역 : 전국지역
    • 배송 비용 : 고객직접선택
    • 배송 기간 : 3일 ~ 7일
    • 배송 안내 : 사적인서점은 스태프 두 명이 꾸려가는 작은 책방입니다.
      온라인 서점의 총알 배송에 비하면 배송이 다소 느릴 수 있습니다.
      대신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포장해 보낼게요.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도서산간 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도선료 및 항공료)가 부과됩니다.

  • EXCHANGE INFO
      교환 및 반품 주소
      - [10881] 경기 파주시 돌곶이길 180-38 지층 사적인서점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반품 시 먼저 판매자와 연락하셔서 반품사유, 택배사, 배송비, 반품지 주소 등을 협의하신 후 반품상품을 발송해 주시기 바랍니다.)
      - 구매자 단순 변심은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단, 포장을 개봉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가치가 상실된 경우에는 교환/반품이 불가능합니다) (소비자 반송배송비 부담)
      - 공급받으신 상품 및 용역의 내용이 표시.광고 내용과 다르거나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공급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 혹은 그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30일이내. 둘 중 하나 경과 시 반품/교환 불가합니다. (판매자 반송배송비 부담)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고객님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단, 상품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는 제외
      - 포장을 개봉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가치가 상실된 경우
      - 고객님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시간의 경과에 의하여 재판매가 곤란할 정도로 상품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복제가 가능한 상품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도서의 경우 포장 개봉 시)
      - 타 도서로의 교환은 불가

      ※ 고객님의 마음이 바뀌어 교환, 반품을 하실 경우 상품반송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REVIEW

WRITE LIST

게시물이 없습니다

Q&A

WRITE LIST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