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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에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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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심보선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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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
쪽수 : 148p
크기 : 128*188mm
출간일 : 2011.08.09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당신의 전언
‘기쁨과 슬픔 사이의 빈 공간에 딱 들어맞는 단어 하나, 사랑’

등단 14년 만에 묶어 낸 첫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문학과지성사, 2008)로 대중의 폭넓은 사랑과 문단의 뜨거운 주목을 한몸에 받아온 시인 심보선이 두번째 시집 『눈앞에 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1)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기쁨과 슬픔 사이의 빈 공간에/딱 들어맞는 단어 하나”를 만들겠노라고 선언한다. 바로 사랑이다. 여기서 시인이 연모하는 대상은 부재하는 연인, ‘문디Mundi’라 불리는 세상이며, 시인은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노동이 아니라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이 사랑의 활동에 골몰한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의 적요한 고독이 아니라 타인의 손을 맞잡는 것임을, 침묵이 아닌 소요와 동반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일임을 역설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심장박동을 셀 필요가 없다
한 번 심장이 뛸 때마다
한 개의 기념비적 미래가 태어나고 있다 -「심장은 미래를 탄생시킨다」 부분

1부 ‘들’과 2부 ‘둘’로 나누어 마흔아홉 편의 시를 묶고 있는 이번 시집에서 우리는 시를 대하는, 시 쓰기로 영혼과 세상을 대하는 시인의 입장―단언과 고백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 고백은 시인이 즐겨하는 의문들 혹은 질문들과 늘 함께한다.

나는 즐긴다/장례식장의 커피처럼 무겁고 은은한 의문들을:/누군가를 정성 들여 쓰다듬을 때/그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본다면 서글플까/언제나 누군가를 환영할 준비가 된 고독은 가짜 고독일까/일촉즉발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삶은/전체적으로는 왜 지루할까? -「의문들」 부분

저 의문과 호기심은 홀로 있어 얻어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이 사실을 홀로 깨달을 수 없다./언제나 누군가와 함께”(「인중을 긁적거리며」) 있을 때 성립하는 질문이고, 시인은 이 질문에 답하고자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일들투성이”(「좋은 일들」)인 이 세상의 밤공기와 단단한 대지의 틈바구니에 놓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여 “선행과 상관없는 동행”(「외국인들」)이라 불리는 그의 발걸음은 지난 3년간 용산으로, 홍대 두리반으로, 85호 크레인 희망버스로, 명동 제3개발구역 카페 마리로, 가볍게, 자발적으로 옮겨 다녔다. 너와 나, 그들과 나, 세상과 나라는 이들 관계 속에서 그가 “불현듯 하나의 영혼을 넘쳐/다른 영혼으로 흘러간 무모한 책임감에 대하여”(「거기 나지막한 돌 하나라도 있다면」) 질문하고 답하기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그것은 “인간과 인간은 도리 없이/도리 없이 끌어안는다”(「지금 여기」)라는 절대명제가 시인의 가슴에 별처럼 빛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머나먼 별/휘날리는 깃발/적의 없는 입술/삶에 던져졌던 은밀한 영향력들”(「소년 자문자답하다」)을 깨달아버린 탓일 수도 있겠다.

“나는 어떤 영혼들에게 감동받고 배우고 그 위에 내 영혼을 겹쳐본다. 감동을 주는 영혼이 있고 아닌 영혼이 있다. 나도 호오가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특별한 영혼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전제가 나에게는 매우 중요하다.”(심보선, 좌담 <호모 와쿠우스, 호명될 수 없는 삶에 대하여>, 『현대문학』 2011년 7월호)

“영혼 위에 생긴 주름이/자신의 늙음이 아니라 타인의 슬픔 탓이라는/사실”(「인중을 긁적거리며」)을 목도한 시인은 태어난 이래 줄곧 잊고 지냈던 “뱃사람의 울음, 이방인의 탄식, 내가 나인 이유, 내가 그들에게 이끌리는 이유, 무엇보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인중을 긁적거리며」)를 곱씹어본다. “우리가 영혼을 가졌다는 증거는 셀 수 없이 많다”(「말들」)는 시인의 신념은 바로 이러한 골몰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의 모든 것이 접사 ‘들’이 붙어 복수로 존재하는 바로 이때, “모든 것이 이해되는/단 한 순간”(「필요한 것들」)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 역시 “너의 손”일 수밖에 없다. 바로 고요에서 소요로 옮아가는 변화를 부르는, 태도와 실천을 부르는 ‘손잡기’ 말이다.

침묵은 나의 잘못, 그것이 나쁘고
슬프다는 것도 잘 안다
영혼은 오로지 한순간에만 눈에 띈다는 사실도
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아가는 새처럼 ―「영혼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부분

한편, 유독 2부 ‘둘’에서 자주 등장하는 멸망, 죽음, 이별 모두 지나간 과거이거나 아직 당도하지 않은 미래에 속한 ‘사정’으로 그의 단어와 문장으로 말해지는 이것들은 모두 진지하나 경쾌하게, 낯설지만 명랑하게 호명되곤 한다. 짐짓 결연한 다짐과 엄숙한 선언으로, “인간사에 대한 경탄과 절규”(「Mundi에게」)로 비칠 수도 있는 심보선의 시들이 “신비의 작은 놀이터” 안의 놀이마냥 사소하고 가벼워질 수 이유는 슬픔과 기쁨, 이별과 재회, 두려움과 행복 그 사이에 ‘희망’이라는 끈을 놓고 있어서가 아닐는지. 여기서 시인은 다시 ‘희망’을 ‘사랑’이라고 고쳐 말한다.

나의 문디여,
나는 세계를 죽도록 증오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내가 세계를 한없이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Mundi에게」 부분

시인이여, 노래해달라.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나의 머지않은 죽음이 아니라
누구도 모르는 나의 일생에 대해.
나의 슬픈 사랑과 아픈 좌절에 대해.
그러나 내가 희망을 버리지 않았음에 대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생존하여 바로 오늘
쪽동백나무 아래에서 당신과 우연히 눈이 마주쳤음에 대해.
―「사랑은 나의 약점」 부분

이렇게 “당신 영혼의 아침”(「H. A.에게 보내는 편지」)의 안부가 궁금하고 “나에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운명의 중력」)이 있는지 자문하는 심보선은 “지극히 평범하고 직설적인 말”(「사랑은 나의 약점」)“로 세상을 향해 묻고, ”때로는 환멸에 대해서 때로는 치욕에 대해서”(「붉은 산과 토끼에 관한 아버지의 이야기」) 쓰고 말한다. 그리고 벌건 대낮에 법과 질서가 유린되는 시대, 불편한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의 말들은 “투명한 입술이 하염없이”(「텅 빈 우정」) 떨리는 새로 스며 나오는 따듯한 입김처럼 울림과 집중을 일으킨다.
“평범하고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시도 속에서 자아의 종말을 감수하면서 그 시도를 격정적으로 이어나가는 행위”로서 ‘사랑’과 ‘시 쓰기’는 동일하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리하여 시집 『눈앞에 없는 사람』을 펼쳐든 순간, 당신에게도 “한 개의 기념비적 미래”가 탄생할 것이다. 당신의 영혼을 세상으로 이끄는 말, “목구멍에서 소용돌이치며 솟구치는 진실”, 우리에게 영혼이 있음을 증거하는 그런 말, 말들. 이 시집에 담긴 “옳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아름답기도 하고 처절하기도 한”(「찬란하지 않은 돌」) 단어와 문장 들은 어떤 누구에게는 “연서의 첫 줄”일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구에는 “선언문의 첫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말들은 모두 당신에게로 흘러가 “어떤 불로도 녹일 수 없는 얼음의 첫 줄/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불의 화환”(「첫 줄」)으로 피어나리란 사실이다.


[발문]
시인은 떨어져 다친 이들의 손을 잡는다. 붉은 피와 슬픔으로 그의 손가락을 타고 흐르며 그의 몸과 영혼을 적시는 다른 이의 손을 잡고 떨어지면서 그는 쓴다. 추락하는 이가 결국 다다르며 상처 입고 다치게 되는 어두운 바닥 어디께에서 마치 영감이 떠올랐다는 듯이. [……]
그들의 손을 놓지 않는 한 그는 함께 떨어질 테고 다치고 죽을 것이다. 그 죽음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죽음”이 아니기에 시인에게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이 될 수 없다. 그 죽음은 나를, 나도 너도 아닌 “누군가”로 죽게 하는 비인칭의 죽음일 것이다. 이 죽음은 내가 홀로 결단하여 온전히 나의 것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다른 이의 손바닥을 필요로 한다. 그들 각자는 이 죽음 속에서 자기 자신과 다른 누군가로 태어나는 것임을 시인은 알고 있기에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일랑 잊고서/인중을 긁적거리며/제발 나와 함께 영원히 살아요”라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제안하고 연인에게 청혼할 수 있는 것이다. [……]
우리는 사랑이 시작되기 전의 오랜 과거 동안 우리가 무슨 보물이라도 되듯 간직해왔던 고유한 자신의 특성들을 분실하고 또 망가뜨리면서 존재한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신비하고 서정적인 놀이터에 도착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저 추락하는, 어느 바닥의 심연으로 불시착하는 너의 손을 잡으면 된다. 그때 내 손안에 있는 존재는 도구가 아니라 그저 너의 따뜻한 손바닥이다. 이 손의 유일한 쓸모는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 그런데 그런 이유로 너의 손바닥은 안전하지도 친밀하지도 않다. 오히려 너의 손을 잡으며 나는 계속 스스로에게 낯설어지고 상처 입으며 도저한 공포를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손-잡기는 격정적이면서도 가벼운 것이다. 연인의 흰 손, 친구의 거친 손, 혹은 한 권의 책을 잡으면서 우리는 가벼워져야 한다.
-진은영(시인), 발문 「나의 아름답고 가난한 게니우스, 너는 말이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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