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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 12,000원
    • 저자
    • 이강룡
    • 출판사
    •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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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인문학
쪽수 : 268p
크기 : 128*188mm
출간일 : 2014.03.04

전주에서 시계 도매업을 하다가 1998년 구제 금융 시기에 파산해 수억 원대 빚을 지게 된 이종룡 씨는 막막한 생각에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금세 마음을 고쳐먹고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빚을 줄여 가겠다 결심한다. 그리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자정쯤 목욕탕 청소 아르바이트를 끝낸 뒤 2시간 정도 쪽잠을 잔다. 일어나자마자 신문 배달을 하고 동트기 전 떡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 떡 공장으로 돌아가 일을 하다가 저녁에는 군산까지 장거리 배달을 다녀온다. 목욕탕에 도착하면 자정이 되는데 청소를 끝낸 뒤 죽은 듯 잠에 빠져들고 어김없이 두 시간 후에 일어나 신문을 배달하러 나간다. 이렇게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달 4백만 원씩 빚을 갚았다. 1년 정도 지난 뒤 이 이야기가 채권단의 귀에 들어갔다. 무조건 갚을 테니 제발 믿어 달라 말하는 채무자만 만났던 은행 담당자들은 묵묵하고 성실하게 빚을 줄여 가는 이종룡 씨의 태도에 감동해 원금만 남긴 채 모든 이자를 탕감해 주었다. 이종룡 씨는 몇 년 뒤 어느 날 마지막 빛 1백만 원을 송금하고 나서 은행 문을 나오며 펑펑 울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이러한 태도가 글쓰기나 번역에도 스며든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다짐하거나 뻗대지 않고 묵묵히 근거를 마련하여 보여 주는 그런 글은 무척 단단하고 휼륭하리라.

하정우 씨는 원래 김씨다 - 한국인이 익혀야 할 더 한국어다운 표현들

한국 사람끼리 한국어로 이야기하는데 뭐가 이리 어려운 거지? 혹시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다면 그건 번역의 문제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일뿐 아니라, 전문 영역의 용어를 교양 영역의 용어로 옮기는 일, 교양 용어를 일상어로 푸는 일, 어른의 표현을 어린이의 표현으로 설명하는 일, 심지어 여자의 말투를 남자의 말투로 해석하는 일도 번역이다. 앙부일구(仰釜日晷)란 용어를 ‘오목해시계’라고 옮기는 것도 번역이다. 앙부일구를 곧이곧대로 옮기면 ‘뚜껑을 연 솥단지 모양 해시계’인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오목해시계’라고 적절히 의역되었다. 기업의 내부 거래를 가리키는 ‘회사 기회 유용’이 기사문에서 ‘일감 몰아주기’라고 바뀌어 표현되는 것도 괜찮은 번역 사례다.
번역가이자 글쓰기 교육 전문가인 이강룡이 쓴『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유유)는 한국어 실력을 제대로 갖추어야 훌륭한 번역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원서를 분석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 말고, 평소 한국어 의사소통 습관을 잘 들여야 번역자에게 좋은 글쓰기 태도가 몸에 밴다고 그는 주장한다. ‘카톡’이나 SNS에 글을 쓰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려 하는데 ‘하마터면’이 맞는지 ‘하마트면’이 맞는지 헷갈린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칫하면’이라고 쓰면 된다. ‘웬간히 좀 해’인지 ‘엔간히 좀 해’인지 헷갈릴 때는 ‘작작 좀 해’라고 쓰면 된다. 그러면 ‘하마터면’과 ‘엔간히’란 표현은 평소 의사소통에서 자취를 감추고 여전히 낯선 표현으로 남을 것이다.
“배우 하정우 씨의 아버지는 배우 김용건 씨다. 하정우는 원래 김씨다. 씨는 이제 아버지의 후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위 인용문에는 '씨'가 세 종류로 쓰였다. ‘씨’는 성 뒤에 붙으면 가문을 가리키는 접사가 되고, 성이나 이름 뒤에 띄어 쓰면 그 사람을 높이는 의존 명사가 되며, 홀로 쓰면 대명사가 된다. 첫째 문장에서 ‘하정우 씨’라고 띄어 쓴 건, ‘씨’가 하정우를 높이는 의존 명사로 쓰였기 때문이다. 둘째 문장에서 ‘김씨’라고 붙여 쓴 건, ‘김’이 성이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접사로 쓰였기 때문이다. 드물긴 하지만 셋째 문장에서처럼 ‘씨’를 대명사로 써도 된다. 얼핏 헷갈리지만 한번만 잘 익혀두기만 하면 제때에 제대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문장에 ‘She’라는 말이 나왔다 하더라도 맥락에 따라 계집애나 소녀라고 옮겨야 할 때가 있고, 숙녀나 여인 또는 부인이나 노파라고 써야 할 때도 있다. 여자 이름을 쓰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이창동이 연출한 영화『시』에 등장하는 미자는 시 수업을 들으러 갈 때는 영락없는 문학소녀이지만, 손자 밥상을 차려 주는 대목에서는 평범한 할머니가 되고, 성폭행에 가담한 손자가 쇠고랑을 차지 않도록 합의금을 마련하는 장면에서는 여자로서 자존심을 버린 가련한 여인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 다양한 모습을 ‘그녀’라고 통칭한다면 얼마나 밋밋할까. 「소나기」에서 소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 구절을 ‘그녀가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라고 쓰는 건 한국어답지 않다.
참나무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떡갈인지 신갈인지 갈참인지 졸참인지 굴참인지 상수리인지 구별할 수 있다. ‘발효된다’는 통칭 표현 대신 젓갈이 ‘삭으면’, 김치가 ‘익으면’, 메주가 ‘뜨면’처럼 맥락에 맞게 섬세하게 표현하면 더 근사할 것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명태를 가리키는 여러 용어를 안다. 새끼 명태를 노가리라 부르고, 얼린 것을 동태라 하고, 바싹 말린 것을 북어라 하며,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한 것을 황태라 부른다. 코다리는 꾸덕꾸덕할 정도로만 말린 명태다. 섬세한 한국어 표현을 익히지 못한 외국인은 ‘말린 명태’, ‘얼린 명태’처럼 표현할 텐데, 이 표현을 잘 아는 한국 사람은 그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통칭하는 표현은 편리하지만 원뜻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는 한계를 지닌다.『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는 표현과 용어의 낯섦을 이겨 내고 더 낫게 의사소통하는 단계로 올라서자고 권한다.

‘난중일기’ 는 한글만 써도 되지만 ‘백범일지’ 옆엔 한자도 필요하다 - 독자의 입장을 생각하는 번역

번역자와 편집자는 원고를 정리하면서 한자나 외국어 문자를 어떤 경우에 병기하고 어떤 때에 병기하지 않아도 되는지 늘 고민한다.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유유, 2014)의 저자 이강룡은 이렇게 설명한다. 이순신 장군이 전란 중에 남긴 기록인 『난중일기』를 표기할 때는 한자를 따로 쓰지 않아도 된다. 상식을 갖춘 일반 독자라면 ‘전란 중에 기록한 일기’라는 원뜻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김구 선생이 쓴 『백범일지』는 ‘白凡逸志’라는 한자 표기를 병기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는 ‘일지’를 널리 알려진 용어인 ‘일지’(日誌)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백범일지』라는 제목을 풀어서 옮기면 ‘백범(평범한 백성이라는 뜻으로 붙인 호)이 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미국의 뉴욕 시는 21세기 문화 예술의 중심지다”라는 번역문에는 ‘New York’을 병기할 필요가 없지만, “볼리비아의 포토시는 에스파냐 침략자들이 은을 수탈하던 도시다”라는 번역문에는 반드시 ‘Potosi’라는 표기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가 도시 이름을 ‘포토’라고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원어를 병기해야 할지 말지 판단하기 쉽다. 예컨대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의 배경 음악은 주로 히사이시 조(久石讓)가 작곡했다”라는 문장에서 괄호 안의 원어는 굳이 병기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독자가 문장을 단숨에 읽기에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고유한 이름을 원어로 병기하려면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지킬과 하이드’(Jekyll and Hyde)는 그 이름이 처음 나오거나 맥락상 다시 필요할 때 원어를 병기해 주는 게 작품을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름의 철자 하나를 바꾸면 ‘살해’(kill)와 ‘은폐’(hide)가 되고 그 두 개념은 작품의 주요한 구성 요소이기 때문이다.
독자가 원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건 번역자의 의무 사항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뒤마 피스가 지은 소설 『동백 여인』을 각색한 작품이다.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길 잃은 여인’이라는 뜻이고, ‘동백 여인’의 원제인 ‘라 담 오 카멜리야’(La Dame aux Camelias)는 ‘동백꽃의 여인’이라는 뜻이다. 원작 소설과 오페라의 제목은 일본에서 ‘쓰바키히메’(椿姬)라고 번역되었다. 일본에서는 동백나무를 ‘동백’(冬栢)이 아닌 ‘쓰바키’(椿)라고 표기한다. ‘히메’는 여인이라는 말이니 ‘쓰바키히메’는 원뜻을 잘 살린 간결한 번역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원제를 바로 옮길 생각을 하지 않고 일본어 번역 제목의 한자 표기를 한국식으로 읽어 ‘춘희’라고 옮겨 왔다. 원문을 바로 옮기지 않고 다른 언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옮기는 걸 ‘중역’(重譯)이라고 하는데, ‘춘희’란 제목은 중역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보여 준다. 한국인이 ‘춘희’라는 말을 보거나 듣고서 ‘동백꽃의 여인’이라는 원뜻을 떠올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더구나 한국에서 한자어 ‘춘’(椿)은 동백나무가 아닌 참죽나무를 가리키므로 병기된 한자를 보더라도 원뜻에 가까이 가기 어렵다.
일본 사람들은 나라 이름인 도이칠란트(Deutschland)를 읽고 쓰기 편하게 ‘도이츠’(獨逸, ドイツ)라고 옮겨 썼다. 한반도로 넘어온 일본식 한자 표기가 발음만 한국식으로 바뀌어 독일이 되었다. 비유하자면 중국으로 넘어간 코카콜라가 ‘커코우커러’(可口可樂)가 됐다가 한국으로 넘어와 ‘가구가락’으로 바뀌는 격이다. 그럼 이제 와서 독일을 도이칠란트로 바꾸어야 할까? 바꾸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데 독일이란 용어가 이미 굳게 자리를 잡고 있기에 고치려면 적지 않은 세월이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에 잘 번역하는 일이 중요하고 그 책임이 번역자에게 달렸다.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는 외국어 실력을 키우는 번역 교재가 아니라 좋은 글을 판별하고 훌륭한 한국어 표현을 구사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문장 교재다. 기술 문서만 다루다 보니 한국어 어휘 선택이나 문장 감각이 무뎌진 것 같다고 느끼는 현직 번역자, 외국어 구사 능력에 비해 한국어 표현력이 부족하다 여기는 통역사, 이제 막 번역이라는 세계에 발을 디딘 초보 번역자 그리고 수많은 번역서를 검토하고 원고의 질을 판단해야 하는 외서 편집자가 이 책의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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