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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의 책 (무선)
  • 18,000원
    • 저자
    • 페르난두 페소아(지은이)
      오진영(옮긴이)
    •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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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616p
크기 : 140*210mm
출간일 :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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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몽상가가 남긴 영혼의 기록
비현실적 일상과 현실적 허구를 넘나드는 기억의 조각들

“아무 연관성이 없고 연관성을 갖추려는 의지도 없는 단상들 속에 나의 사실 없는 자서전, 삶이 없는 인생 이야기를 무심히 털어놓는다.” (p.12)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1913년부터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약 20년의 세월 동안 틈틈이 공책이나 쪽지에 기록한 단상들을 모은 고백록이다. ‘회계사무원 베르나르두 소아르스의 작품’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자신이 창조한 소아르스를 묘사하고 소개하는 짧은 머리말과, 소아르스가 ‘사실 없는 자서전’이라는 표제 아래 써내려간 481개의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짧게는 한 줄에서부터 길게는 한 장을 넘어가는 481개의 고백적 단상들은,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과 감정에서부터 삶에 대한 사유, 작가로서의 존재 의식에 대한 성찰, 감정 묘사 등에 이르기까지 한 평범한 회계사무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면모를 모두 아우른다.

페소아가 자신을 해체시켜 창조해낸 이명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을 지닌 글들 사이에 일관된 흐름이나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잘 지어진 벽돌집 같은 정제된 글이 아니라,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쏟아질 때마다 그것을 손끝으로 받아 휘갈긴 작가의 필체가 그대로 느껴지는 살아 있는 명상록이다. 겉모습은 한 권의 반듯한 책이지만 눈물자국 있는 빛바랜 일기장 혹은 종잇조각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책 아닌 책이다.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는 평범한 회계사무원이다. 리스본 도라도레스 거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의 일상은 겉으로 보기에 단조롭고 평화롭다. 하지만 그는 회계장부 너머로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나는 지금 회계장부 위에 고개를 숙이고 어느 이름 없는 회사의 의미 없는 출납 기록을 열심히 작성하고 있다. 그러는 동시에 나의 생각은 실재하지 않는 동양의 어느 풍경 안을 지나는, 존재하지 않는 배의 항로를 똑같은 집중력으로 따라가는 중이다.” (p. 302)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이 똑같은 일을 기계적으로 하는 회계사무원이기 때문에 꿈꿀 수 있다고, 지루함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소아르스는 리스본의 도라도레스 거리에서 줄곧 맴돌지만 광대한 내면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에게 그러한 공간적 한계, 현실적 상황이 주는 한계는 무의미하다. 물리적이고 외부적인 것들보다 자신의 꿈과 영혼이 그에게는 더 중요한 현실인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의 경계 또한 불분명하기는 마찬가지다. “별안간, 내 운명이나 다름없는 줄 쳐진 커다란 장부 사이로, 나이든 친척 아주머니 소유인 세상과 접촉이 없는 오래된 집과, 거기서 열시에 졸며 마시던 차와, 리넨을 씌운 식탁 위를 밝히던 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석유램프가 다가와 빛을 내자, 옆자리 모레이라 관리장의 모습은 검은 전깃불 속으로 무한히 멀리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p. 33) 같은 부분을 보면 그의 사고 속에 시간의 경계가 생략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느끼려는 섬세한 감각의 촉수는 현실과 허구, 현재와 과거, 미래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그 사이를 유영한다.

결국 『불안의 책』은 감각을 통해 모든 경계를 허무는 책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도 없고, 시간의 경계도 없고 사실과 비사실의 경계도 없다. ‘사실 없는 자서전’이 실로 사실 없는 자서전인지, 사실적인 자서전인지, 그 안에 무엇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읽는 이가 판단할 문제다. 모든 것이 혼재해 있고 역설과 부조리로 가득한 것이 이 책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날카로운 감각으로 포착한 섬세한 감정,
불안을 정의하는 여러 감정들

‘사실 없는 자서전’에 드러나는 중요한 특징은 세밀한 관찰력과 섬세한 감정, 날을 세운 감각이다. 밀도 있게 촘촘히 박힌 소아르스의 감정돌기들은 지나가는 바람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의 스치는 몸짓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무실에서 동료의 굽은 등을 보면서 눈물 어릴 정도의 따뜻한 친밀함을 느끼고, 거리에서 앞서 걷는 남자의 굽은 등을 보면서 그의 전(全) 존재를 상상하고 인생에 대해 고민한다. 비틀거리며 거리를 지나는 노인을 보고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꿈을 꾸는 중이라고 묘사하고, 사무실 사환 아이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 자신의 인생 일부가 떠나갔다고 아쉬워한다.

소아르스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은 나의 감각들, 의식적으로 보고 있는 상태, 귀기울일 때 받는 느낌, 그리고 세상의 소박한 것들이 과거의 일들을 상기시키며 내게 말 걸어오는 방식인 향기 등이다”(p. 208)라고 말할 정도로 느끼는 일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긴다. 그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곧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섬세한 감각의 촉수는 ‘불안(desassossego)’의 정서 또한 깊이 감지한다. 회계사무원 베르나르두 소아르스가 사무실과 월세방, 리스본의 거리를 오가며 깊은 사색에 잠겨 적어내려간 조각난 글에는 그의 불안이 알알이 드러나 있다. 481개의 텍스트에서 불안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다양할 것이다.

외로움이나 고통일 수도 있고(“나는 외로움과 인생 때문에 울고, 바퀴 없는 마차처럼 쓸모없는 내 고통은 버려진 거름더미 사이에 놓인 현실의 가장자리에 눕는다”(텍스트 436)), 권태 혹은 두려움일 수도 있고(“나의 권태에 공포가 더해진다. 나의 지루함은 곧 두려움이다. 내가 흘리는 땀은 차갑지 않은데 내 땀을 감지하는 나의 의식은 차갑다. 몸이 아프진 않지만, 극심하게 불안한 영혼이 육체의 땀구멍으로 흘러넘쳐 온몸으로 퍼진다”(p. 184)), 무기력함 혹은 공허감일 수도 있다(“정말로 내 것이라고 느끼는 건 거대한 무능, 커다란 공허, 인생의 모든 것에 대한 무기력뿐이다”(p. 215)).

결국 불안은 다양한 감정에 동요하는 존재의 흔들림을 표현한 단어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다양한 심리 상태를 포괄하는 불안은 순간적으로 가슴에 꽂히는 느낌과 스치는 생각을 일기 쓰듯 써내려간 흩어진 단상들 속에서, 때때로 시적으로 전개되는 섬세한 문장들 속에서 더욱 솔직하고 뚜렷하게 드러난다.

작품을 집필한 20여 년의 세월 동안 페소아의 내면에 감돌았던 감각적 사유의 총체라 할 수 있는 『불안의 책』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깊은 곳의 흔들림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그 흔들림에 대해 깊이 사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 휘말려 피상적으로 사유하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없고 시간성마저 존재하지 않는, 오직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만이 전부인 내면세계를 펼쳐 보이는 『불안의 책』은 곧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해 뻗어 있는 무뎌진 감각의 날을 자극하고 좀더 깊은 것에 대해, 본질적인 것에 대해 돌이켜보게 하는 영혼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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