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적인서점과 지혜&지수님을 무척 좋아하고 아끼는 팬이자 독자 밤박하입니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쓰고, 주말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일주일에 한 번은 드럼을 배우고 있습니다. 동사가 많은 삶을 살고 있네요!
Q. 사적인서점과의 인연을 소개해 주세요
아마도 몇 해 전 매거진 <AROUND>에 실린 인터뷰를 보고 사적인서점을 처음 알게 되었을 거예요. 내용이 너무 인상적이라 새벽에 사적인서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책처방 프로그램을 신청하려 했던 게 기억이 나요. 이미 마감이 되어 신청은 하지 못했지만 대신 ‘나의 사적인 잡지 만들기’ 워크숍을 신청해서 약 한 달 동안 참여했고, 이후에도 서점에서 하는 여러 행사와 북토크도 함께 했어요. 한수희 작가님과 함께 하는 여행 에세이 쓰기 원데이 클래스도 참여했네요.
최근에는 ‘마이 스토리 에디터(마스에)’ 워크숍에 참여했어요. 잡지 만들기 워크숍이 나의 일관된 관심사나 취향을 끄집어내 준 재밌는 시간이었다면, 마스에는 내 삶에서 글감이 될 만한 요소를 찾고, 편집자의 관점에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시간이었어요. 사실 두 워크숍 모두 처음에는 글을 잘 쓰는 법, 책이나 잡지를 만드는 요령을 알려 주는 수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내 인생의 콘텐츠를 발견하고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시력과 근력’을 붙여 준 것 같단 생각을 해요. 그렇게 준비한 글들로 얼마 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어요. 희님과 사적인서점 덕분에 글 쓰는 사람으로써의 자세, 편집자로써의 시각을 아주 조금 맛보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좋아하는 서점이 많아요. 김포의 ‘게으른 정원’이나 일산의 ‘라비브북스’도 좋아하고 연남동의 ‘스프링플레어’, 홍대의 ‘땡스북스’도 오토바이 타고 종종 가는 곳이죠. 제가 좋아하는 서점들은 서점 운영자와 서점,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들이 마치 한 사람처럼 일관성을 갖고 있어요. 제가 사적인서점 워크숍을 통해 성장하고 작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적인서점이 지혜, 지수님과 닮아 있고 또 그들이 기획한 워크숍과 서점이 결국 한 사람처럼 맞닿아 있어서, 그 안에서 마음놓고 헤엄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오토바이라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 있지만, 그래도 사적인서점이 늘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좋은 서점을 지척에 두고 산다는 것은 큰 축복이잖아요. 그래서 다소 이기적인 발언일 수 있지만 이번 사적인서점 시즌 3의 출발이 무척 반갑고 기대가 돼요. 사실 새롭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도 반갑고 든든할 것 같아요. 저의 반려 서점, 반려 책방, 사적인서점의 시즌 3를 온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Q. 사적인서점을 통해 만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권과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이유를 적어 주세요 (기억에 남는 책이 없다면 사적인서점에 영업하고 싶은 책을 소개해 주셔도 좋습니다)
1월에 아버지를 잃고 처음으로 큰 절망, 슬픔, 좌절, 두려움을 대면해야 했어요. 여러 사람의 위로와 응원을 받았고 시간도 흘렀지만 내가 진짜 괜찮은 건지, 아닌 건지 혼란스러웠죠. 매일을 여기저기가 고장난 것처럼 살다가 지혜님 생각이 났고, 그때 소개해 주신 책이 『슬픔의 위안』이에요.
무거운 얘기일까봐 걱정했는데 막상 읽어 보니 하나도 무겁지 않았어요. 오히려 내 감정과 정서들의 ‘정체’들을 하나씩 알게 되었고, 그것만으로 큰 위로가 되었죠. 죽음이란 큰 상실 앞에서 무기력한 자들, 그리고 그들을 잘 위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