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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도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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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김이경
    • 출판사
    •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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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인문/에세이
쪽수 : 314p
크기 : 128*188mm
출간일 : 2020.10.30


애도의 온도를 높이는 문장들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육신의 숨이 끊어짐으로써, 또 한 번은 생전에 인연을 맺은 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짐으로써. 육신이 시드는 과정은 누구나 대동소이하지만, 기억으로서의 한 인간이 소멸하는 양식은 저마다 다르다. 두 죽음 사이에서, 산 자들은 애도나 추모를 표함으로써 고인을 기린다. 애도와 추모는 다르다. 추모가 흔히 고인의 공적 행적을 비추는 데 견줘, 애도의 밑바닥에는 삿된 애틋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를 향한 그리움, 안쓰러운 이에 대한 안쓰러움. 이 보편적이되 특별한 심상을 우리는 ‘애도’라고 부른다. 

아버지를 잃다, 
죽음을 쓰다

여기,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문장들이 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죽음을 사유해온 철학자들이 남긴 단장들, 문인들의 시와 소설, 영화, 에세이와 신문기사에서 길어낸 글귀들이다. 각 챕터의 서두를 장식하는 이 문장들을 죽음에 관한 통찰로, 애도의 온도를 높이는 아포리즘의 실로 묶어내는 것은 저자의 ‘애도 일기’와 ‘마지막 공부’의 여정이다. 다섯 해 전, 저자는 아버지의 죽음과 마주했다. “서른이 되기 전에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마흔 전에 지팡이를 짚어야 했던 시원찮은 몸으로, 갈수록 팍팍해질 세상에 너희를 낳아놔서 미안하다 하셨던 지독한 비관을 품고도, 단 한 번도 죽고 싶다는 투정 한마디 없이, 아흔한 해를 살았던” 아버지는 저자가 평생 사숙해온 스승이기도 했다. 

1부 <울다―애도 일기>는 그런 “당신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오래 싸워온” 저자의 ‘제망부가(祭亡父歌)’다. 동시에 지금도 애도의 시간을 견디고 있을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건네는 위로다. 애도하는 사람은 아프다. 아픔이 흉은 아니다. 그러나 아픔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파괴할 지경에 이를 때, 그 아픔은 흉이 된다. 삶이 죽음과 이어져 있듯, 아픔은 치유와 자리바꿈을 전제하는 정서다. 우리는 이 특별한 아픔을 특별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잘 다스려진 애도는, 바꿔 말해 잘 조율된 아픔은, 산 자와 고인이 마지막으로 주고받는 ‘마음의 온기’가 된다. <울다―애도일기>에서 딸은, 집요하게 엄습하는 슬픔에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우애로 맞선다. 지독한 무기력과 상실감을 생에 대한 꿋꿋한 낙관으로 지워나간다. 긴 애도의 시간이 마침내 “웃으며 안녕!”으로 마무리될 때, 두 부녀는 애틋하고 따뜻하다. 

마지막을 배우다, 
죽음과 화해하다

책깨나 읽은, 이른바 ‘배운 청년’이 곧잘 그러하듯 “죽음을 알고” 심지어 “초월했다”고 자부하던 저자는 가족과 지인들의 생사기로를 목도하면서 스스로 죽음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년간 나아감과 멈춤을 반복하던 죽음 공부는 아버지의 타계를 맞아 일생의 소명이 되었다. 2부 <배우다-마지막에 관하여>는 그러한 배움과 궁리의 소산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추상에서 시작한 질문은 과학과 철학, 인간이라는 종(種)과 문화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죽음이 내뿜는 두려움의 근원을 파고든다. 괴테와 수전 손택 같은 당대의 지성들이 죽음 앞에서 보인 악착이나 나약이 보여주듯, “죽음에 대한 지식은 죽음 속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경구가 일깨우듯, 죽음의 공포는 결국 ‘알 수 없음’에서 비롯한다. 저자의 공부 또한 마땅한 해답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젊은 시절과 달리 저자는 죽음을 알지도, 초월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겠다. 도무지 알 길 없는 ‘죽음 이해’에 매달리는 대신 죽음을 공동체적 차원에서 바라보며 기어코 ‘죽음과의 화해’라는 우회로를 발견해내기 때문이다. 예컨대 후반부에 전개되는 ‘좋은 죽음’과 ‘좋은 애도’에 대한 헤아림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가해를 받아들이며 도모한 화해의 결실이다. 

이렇듯 이 책 《애도의 문장들》은 병리학과 해부학 저편의 죽음을, 심리학과 사회학 너머의 애도를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언젠가 나에게도 우연히 다가올 이 필연에, 무기력한 순응이 아닌 자유의지로 감응하는 법을 넌지시 일깨운다. “삶은, 설령 무의미하다 해도 더없이 소중하다”는 평범한 결론이 비범한 울림을 얻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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