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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외투
  • 12,000원
    • 저자
    • 김은지
    •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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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집
쪽수 : 140p
크기 : 130*224mm
출간일 : 2023.06.05


“어떤 문장은
마치 유일한 열쇠처럼
비로소 어떤 상태를 이해한 느낌을 준다”

낯익은 일상 속 숨은 빛을 찾아내는 섬세한 감각,
추운 이들의 어깨를 감싸주는 따뜻한 속삭임

작은 목소리를 지닌 존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평범한 단어들에서 반짝이는 의미를 포착해내는 김은지 시인의 세번째 시집 『여름 외투』가 문학동네시인선 193번으로 출간되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은지는 첫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디자인이음, 2019)와 두번째 시집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걷는사람, 2019)를 통해 “시의 공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 속의 공간으로 함께 걸어가기 위한 곁을 생각하고 있”(시인 육호수)는 시인이며, “김은지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시를 좋아”한다. 그게 시를 쓰는 사람에게 얼마나 위안을 주는지 모른다”(시인 서효인)는 동료들의 애정어린 평을 받은 바 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자칫 심상하게 넘길 수 있는 일상의 사물과 순간들을 주의깊게 들여다보며 앞으로 어떤 시를 지향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작가론적 대답이 담긴 시집이다.
김은지가 사용하는 시어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바람에 꿀이 든 것 같은 날씨”(「여름 외투」)를 만끽하고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면 되는/ 세계에 대해”(「어제 새를 봤어」)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일상에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찾아낼 줄 아는 김은지의 문장을 통과하면 그 단어들에서는 은은한 빛이 새어나온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화려하게 꾸며진 일상을 자주 마주하는 우리에게 김은지의 시에서 그려지는 평범한 일상은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 반복되는 일상을 무료하거나 시시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일상을 사랑하는 김은지의 시를 읽고 있으면 우리는 “나에게도/ 똑같은 일이 있었어요”(「밥을 먹는다」)라고 중얼거리는 동시에 “마치 유일한 열쇠처럼/ 비로소 어떤 상태를 이해한 느낌”(「가게 보기」)을 받게 된다.
이렇듯 김은지가 일상의 틈새에서 시를 길어올리고 작은 단어들에서도 시를 발견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시인이 매순간 시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치볶음밥을 먹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시인은 “밤이 깊어 날짜”가 바뀌면 시인은 “읽고 싶던 시집의 비닐을 뜯어/ 제목에 끌린 시를 몇 편 읽다가/ 아, 맞다 나/ 시 써야 해”(「아, 맞다 나 시 써야 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시인은 사람과 친해지는 일에 대해 생각하다가도 “누가 누구와 친해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시가 달라진다면// 아무래도 조금은/ 달라지겠지 그렇다면/ 누구랑 친해지지”(「슬픔과 기쁨의 개 인사」)같이 시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을 이어나간다. 이처럼 김은지에게 시를 쓰거나 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일상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강아지
주사기로 밥을 먹이고
손톱을 깎는다

콜라 캔 따는 소리
당신은 새벽 다섯시에 깼지

바람이 불 때마다
현관문에 고속 인터넷 광고 용지가

앞머리를 자르다가 눈을 찌를 뻔했고
살을 집었다

헬스장 시간을 조정하고
서로의 스케줄을 자세히 주고받자

바람이 불 때마다
현관에 광고 용지가 흔들거린다
_「연면」 부분

이번 시집의 빛나는 점 중 하나는 김은지가 한 개인의 일상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두의 삶으로 생각의 폭을 넓힌다는 점이다. 김은지는 “문화 양식”으로 자리잡은 “위생 장갑을 끼는”일, “물질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홍보”(「위생 장갑—김을 좋아하고 몇 주째 김을 생각합니다」)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따릉이 내정보” 속 “탄소절감”양을 인용하기도 하고(「자기소개」),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가 만연한 세상에서 “허름한 옷을 영원히 입는 사람이 되고 싶”(「털모자의 보풀을 떼어내는 20분」)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시인은 보다 많은 사람이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행위들을 실천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은근하게 드러낸다. 시인은 “인스타그램적인 환경 캠페인”(「위생 장갑—김을 좋아하고 몇 주째 김을 생각합니다」)이라는 말에 담긴 ‘과시’와 ‘허세’를 감지하면서도 그 과시성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라도 많은 사람이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길 바란다.

일 년 더 쓰고 다닐까
어울리는 모자니까 말이야
울이나 그런 건 아니지만
따뜻하고 훌륭한 모자니까 말이야

다 읽지 못한 책을 꽂아둔 칸에는
낡은 것들의 힘이 있고
그 책을 사서 조금 읽었을 때 나는
허름한 옷을 영원히 입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_「털모자의 보풀을 떼어내는 20분」 부분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시 「여름 외투」에는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내가 쓰고 싶은 건/ 여름 외투/ 겨울보다 추운 실내에서/ 어깨를 감싸주는 / 그런/ 시”(「여름 외투」). 겨울에 우리는 따뜻한 옷을 챙겨 입는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트는 실내에서 우리는 때때로 속수무책이 된다. 한여름에 겉옷을 챙기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얇은 외투는 무엇보다 반가운 존재이다. 김은지는 아마 그런 시인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갑자기 닥쳐온 추위에 떨지 않도록 다정하게 어깨를 감싸주는 시. 두꺼운 겨울 외투와는 달리 김은지가 우리의 어깨에 덮어주는 여름 외투는 얇고 가볍다. 그리고 산뜻하다. 김은지의 시 역시 그렇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권태롭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 김은지의 시는 예상치 못한 반갑고 따스한 선물이 될 것이다.

관객석으로 만들어진 데크에 앉아 운동화를 벗었을 때
바람에 꿀이 든 것처럼 쾌적한 날씨라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계단에 등을 기댔다

‘실외기’의 이름을 풀어본다
바깥 기계
대체 어떻게 이렇게 섭섭하게 이름을 지을 수 있는지,
이처럼 특별하고 단정한 이름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갑자기 퇴직하고
갑자기 휴일을 보내면서
내가 쓰고 싶은 건

여름 외투
겨울보다 추운 실내에서
어깨를 감싸주는
그런
_「여름 외투」 부분

김은지는 가만히, 충분히 들어준 다음 말한다. 상대의 기분을 맞춰주려는 말 말고,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생각이 담긴 단단한 말을 한다. 그리고 그런 시를 쓴다. 바깥보다 추운 실내에서 어깨를 감싸주는 여름 외투 같은 시. 어떻게 그런 시를 오십 편이나 쓸 수 있는 걸까? 아무리 지켜봐도 그건 모르겠다. 나는 그 모르는 힘으로 은지의 시에 친구한다.
_이소연, 발문에서

■ 김은지 시인과의 미니인터뷰
Q. 두번째 시집 『고마워와 고구마는 두 글자나 같네』이후 4년 만의 신작 시집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이번 시집을 출간하는 마음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책방에서 꾸준히 시를 썼어요. 보름에 한 편씩 쓴 것 같아요. 시를 쓴 주에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시를 쓰지 못했을 땐 조금 예민한 사람으로 지냈습니다. 시 쓰는 것 외에도 책방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좋은 동료 시인들을 많이 만났어요. 2년 동안 ‘예술로’ 사업에 참여했는데요, 안무가, 제작자, 배우, 작곡가 이렇게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면서 시 쓰는 게 더 재미있어졌어요. 책방에서 쓴 시들이 이번 시집에 담겨 있답니다.
시집을 출간하는 마음은…… 여러 가지 마음이 드는데요,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시 쓰는 데 도움 주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거예요. 이번 원고로 대산창작기금을 받기도 했고, 시집을 준비하며 격려와 응원도 많이 받았어요. 이소연 시인이 피와 땀으로 발문을 써주어서 말할 수 없이 감동했고요, 표지도 진짜 마음에 들어요. 꼼꼼하게 챙겨주신 서유선 편집자님께도 꼭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Q. ‘여름 외투’라는 제목은 어떻게 결정하게 되셨나요? 여름에는 보통 외투를 입지 않기 때문인지 한번 더 돌아보게 되는 제목인 것 같아요.

얇은 외투를 선물받았어요. 처음엔 여름 외투인지 몰랐어요. 부들부들한 천으로 만든 옷은 추운 날엔 따뜻했고 더운 날엔 시원했어요.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 편했고, 가방에서 꺼내도 구김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비를 맞으면 다른 옷보다 잘 마르기도 했고요. 그제야 아, 이건 ‘여름 외투였구나, 사람들이 여름을 잘 나길 바라는 마음과 기술이 축적된 옷이었구나’, 깨달았죠. 이 외투 같은 시를 쓸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겨울보다 더 차갑고 난해한 여름의 추위로부터 체온을 지켜주는 옷. 점점 복잡해지고 파편화되어가는 현대의 삶에서 자신을 돌보는 마음을 ‘여름 외투’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자전거, 산책, 환경 보호, 친구 같은 일상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 시가 많이 눈에 띄어요. “나는 자전거를 탄다/ 수면 위로 빛나는 물결과/ 커다란 나무에 내려앉는 키 큰 새들과/ 굽은 도로를 따라 멀어지는 자동차”(「어제 새를 봤어」) “나는 김을 먹고 싶고/ 김이 나는 바다가 깨끗해야 한다고 믿고/ 시간을 들여 하는 노력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일에 소용이 있기를 원하지만”(「위생 장갑—김을 좋아하고 몇 주째 김을 생각합니다」) “홍차를 주는 친구는/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하는 친구다”(「친구의 취향」)처럼요. 일상의 어떤 순간들에 ‘이것을 시로 써야겠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일상을 문장으로 옮기는 것을 좋아해요. 일상이 소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메타버스에서 현실 세계의 한강공원을 체험할 때 흥미로운 것처럼, 만화에서 실재하는 육교가 나올 때 잠시 그 페이지에 머물게 되는 것처럼, 글자로 구성된 시의 세계에서 일상을 만나는 것은 신기한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를 시의 세계에 안착시켜주는 장치로서 일상을 다루는 것이 재미있어요.

Q. 읽을수록 단어에 대한 고찰이 눈에 띄는 시집인 것 같아요. 단어를 여러 번 곱씹고, 익숙한 단어의 의미도 한번 더 생각하는 시들이 많은데요, 단어를 대하는 작가님의 태도가 시인의 말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단어가 나타날 때 순간/ 궁금해/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시인의 말」) 작가님께서 요즘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단어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주문, 그늘막, 여지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앞의 두 단어는 최근에 시로 썼습니다. 상품을 부탁하는 행동 ‘주문(注文)’, 무언가를 간절히 바랄 때처럼 거는 ‘주문(呪文)’, 두 가지 의미가 모두 성립하는 시를 써서 재미있었어요. 그늘막은 근래 거리에 생긴 작은 변화이면서, 세 글자로 된 단어가 마음에 들어서 시로 쓰게 되었습니다. 여지는 지난겨울부터 자주 중얼거리는 말 ‘조금 나아질 여지가 있다’ 때문에 가지고 있는 단어인데요, ‘남은 땅’이라는 뜻도 좋고 주로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할 때 쓰는 단어라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Q. 마지막으로 『여름 외투』와 함께 여름을 보낼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네주세요.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모쪼록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님을 생각하니까 지난겨울, 시 모임에 참가하신 한 분이 떠오르는데요. 제가 쓴 시가 맘에 든다고, 시를 읽다가 마치 노래를 들을 때처럼 시를 더 청해서 읽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다정한 격려 덕분에 다음 시도 힘내서 쓸 수 있었습니다. 이 시집을 읽고 그렇게 느끼는 독자분이 또 생긴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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