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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지, 『여름 상설 공연』
    민음의 시 288
  • 12,000원
    • 저자
    • 박은지
    • 출판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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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
쪽수 : 156p
크기 : 124*210mm
출간일 : 2021.09.10


징검다리 같은 슬픔을 건너며,
요괴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꿈

박은지 시인의 첫 시집 『여름 상설 공연』이 민음의 시 288번으로 출간되었다. 박은지 시인은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로 여기와 저기, 현실과 환상이라는 대립되는 두 세계를 오가며 “균형 잡힌 사유와 감각을 보여 주는” 시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은지 시인은 데뷔 소감에서 “발밑이 무너지거나, 흩어진 나를 찾아 이리저리 뛰거나, 가만히 울면서 오늘을 보낼 때”마다 시의 힘을 빌렸다고 말했다. 박은지의 시는 낭떠러지 끝에 선 듯한 현실 인식으로부터 촉발되는 듯 보이지만, 시에서 드러난 현실은 단지 무력함과 공포만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러므로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중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에 의해 자신이 망가지지 않아야 하고, 현실을 망가뜨리지도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 사실로부터 땅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먼 곳’을 향하는 박은지의 시적 환상이 펼쳐진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매일같이 펼쳐지는 환상의 무대를 약속하는 제목 ‘여름 상설 공연’은 현실과 환상의 팽팽한 공존을 예감하게 한다. 박은지의 시에서 환상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아닌, 바로 여기에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는 환상이다. 환상적인 세계의 시작과 끝, 시도와 실패를 매일같이 반복할 것을 약속한다. 박은지 시인은 이 약속을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벗어날 수 없는 곳에서 가장 먼 곳을, 매일 실패하는 곳에서 가장 불가능한 것을 함께 꿈꿔 보자고.

■ 낭떠러지의 꿈
낭떠러지의 꿈은 이어지고
짝꿍은 종일 낭떠러지 아래서 이름을 주웠다
봄꽃을 닮은 이름,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름, 잘 웃는 이름
주워도 주워도 주워지지 않는 이름을 붙들고 엉엉 울었다
잠에서 깨면 그 이름을 잊는다고 엉엉 울었다
―「짝꿍의 이름」에서

박은지의 시에서 진실은 침묵하는 사람들의 표정 뒤로 감춰진다. 러시안룰렛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게임의 룰을 알려 주는 대신 “넌 이렇게 이해가 한 박자 늦다”(「죽은 나무들」)며 다그치고, 예언자는 “너는 더 착해질 수 있을 거야”(「쓴 적 없는 일기」)라고 말하며 화자의 두 눈과 두 귀를 가릴 뿐이다. 낭떠러지가 많은 마을에 사는 아이에게 낭떠러지가 위험하다고 말해 주는 이도 없다. 아무도 진실을 알려 주지 않기에 인물들은 짐작에 몰두하고, 짐작은 꿈으로 번진다. 박은지의 인물들은 그렇게 꿈에서도 현실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있지만, 그 모습이 무력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박은지의 시에서 꿈은 진실에 우회해 다가가는 길이자, 사라진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방식, 사랑을 지킬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인의 말을 통해 “나 진짜 열심히 사랑할 거야 더 많이 더 오래 성실하게”라고 건넨 다짐과 약속에도 사랑에 대한 시인의 태도가 녹아 있다. 열심히 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그것으로 우리가 무엇을 지켜 낼 수 있을지, 정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박은지의 시는 바로 그 불분명함으로부터 꿈을 꾸기 시작한다. 눈을 감지 않고도 펼쳐지는 꿈, 현실 가운데 펼쳐지는 기묘한 꿈은 사랑이 불가능한 세계의 풍경을 조금씩 바꿔 놓는다.

■ 요괴의 춤
요괴는 환영의 춤을 추었네 작은 새의 날갯짓 같기도 하고 삽질 같기도 한 춤. 나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요괴가 끓여 준 수프를 먹었다 그러곤 요괴에게 이름을 물었지 우리는 해가 뜰 때 일어나 밭을 일구었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꿈으로 엮은 노래를 불렀네
―「보리 감자 토마토」에서

박은지 시의 인물들은 산책을 하다가,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다가,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문득 기묘한 존재들을 마주친다. 모든 계절을 한 번에 살아 내는 나무, 숲을 헤매다 마주친 요괴, 문설주에 바른 양의 피를 넘어 교실로 들어오는 악마가 마치 평범한 일인 듯 일상 속에 등장한다. 이렇게 현실로 태연히 걸어 들어온 기묘한 존재들은 현실의 시공간 사이사이에 환상을 겹겹이 포개어 놓는다. 요괴, 비밀, 발소리 같은 환상이 현실과 뒤섞이고, 그 가운데로 들어가는 인물들을 따라 우리의 감각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향해 활짝 열린다. 오늘에 붙박여 있으면서도 과거-현재-미래를 한 번에 살아 내는 모습을 그려 본다. 까마득히 먼 미래에도 거듭될 실패를 예감하면서, 밥을 지어 먹고 춤추고 노래한다. 이런 인물들의 모습들은 일상의 슬픔을 견디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았는데, 그 모습이 위안이 되는 것은 슬픔 위로 내려앉은 환상의 풍경이 우리가 아는 슬픔을 조금 더 머물 만한 장소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름 상설 공연』은 슬픔 앞에서 가져 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상상하게 한다. 오늘의 슬픔을, 어쩌면 슬픔 다음에 올 풍경까지도 가만히 마주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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