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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혁진, 『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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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이혁진
    • 출판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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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680p
크기 : 135*205mm
출간일 : 2023.11.24


『사랑의 이해』 이혁진 신작 장편소설
사랑의 세레나데는 어쩌다 광염 소나타가 됐을까?

“내가 선택하고 내가 열어젖힌, 내가 시작했고 내가 완성하려는 사랑.
인생에서 이런 사랑을 해 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혁진 장편소설 『광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혁진은 『누운 배』, 『사랑의 이해』, 『관리자들』에 이르기까지 인간 심연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그들이 속한 관계, 사회, 나아가 세계의 속물성을 독자들 앞에 펼쳐 보이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해 왔다. 사회파 소설에서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도 세상을 다 해부하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은 장르를 관통하는 이혁진만의 색깔이다. 그런 그가 작심하고 내놓은 이번 소설은 사랑에 관한 가장 독한 이야기! 제목은 자그마치 ‘광인’이다. 사랑에 미친 걸까, 사랑이 미친 걸까.
『광인』은 작가가 쓴 소설 중에서 분량이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근래 한국에서 출간된 소설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짧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데에는 감정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도 짧고 빠른 것을 선호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 태도에도 모종의 위선과 기만이 섞여 있지는 않을까? 이렇듯 촘촘하게 감정의 변이 과정을 그리는 선택은 사랑을 탄생에서 죽음까지 직면해 보겠다는 작가적 도전과 그보다 더 강한 인간적 호기심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광인』은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 질투와 욕망을 위스키와 음악, 그리고 돈이라는 세계 속에서 새로운 언어와 긴장감으로 그려낸다. 누군가는 연애소설로, 누군가는 심리소설로, 혹자는 예술가 소설로, 혹자는 범죄소설로도 읽을 수 있는 이 소설은 그 모든 소설이면서 하나의 분류로 특정할 수 없는 무정형이다. 사랑과 광기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때로는 술의 세계로 때로는 음악의 세계로, 때로는 돈과 자본의 세계로 비유되는 사랑과 우정, 연애와 결혼의 서사는 익숙한 로맨스 구도 속에서 내 것이기에 오히려 낯선 어두운 갈등들을 차례차례 등장시킨다.

■ ‘셋’이라는 비극
음악 하는 남자 준연, 위스키 만드는 여자 하진, 그리고 사랑에 빠진 남자 해원. 플루트 교습소에서 선생과 학생으로 만난 준연과 해원은 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솔로라는 공통점 외에도 음악과 위스키에 대한 취향을 공유하며 금세 각별한 사이가 된다. 그러나 준연의 친구이자 첫 눈에 해원의 마음으로 들어온 하진이 등장하며 둘 사이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해원은 위스키 사업을 준비하는 하진을 적극적으로 돕고 하진 역시 그런 해원에게 호감을 느끼며 둘의 관계가 깊어지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해 갈수록 하진과 준연의 관계에 관한 해원의 불안감도 깊어진다. 두 사람의 우정이 우정만으로는 보이지 않아서다. 그저 우정이라고만 보아넘길 수 없는 두 사람 하진과 준연, 사랑하지만 사랑만으로는 타오르는 불안을 잠재울 수 없는 두 사람 하진과 해원. 어느새 삼각형 속에 들어와 버린 세 사람의 감정은 방향을 알 수 없는 불길처럼 타들어 가기 시작한다.

■ 술과 음악과 돈
소설의 배경에는 하진의 작업장인 위스키 양조장과 준연의 작업장인 플루트 교습소가 있다. 두 곳은 모두 두 사람의 생계가 걸려 있는 일터인 동시에 두 사람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꿈의 장소이기도 하다. 위스키와 음악에 대한 이혁진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여러 인물들에게 골고루 분사되어 있다. 위스키에 조예가 깊은 아버지로 인해 어릴 적부터 위스키의 세계를 탐닉했던 해원은 맛을 감별하고 표현하는 데 천재적인 능력을 보인다. 음악을 하기 위해 유학을 갔지만 정작 음악이 아닌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온 하진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양조장을 물려받아 한국의 독자적인 위스키를 만들고자 한다. 술의 세계가 갖고 있는 풍미를 극대화하는 건 준연이 속한 예술의 세계다. 생활과 음악 사이에서 적절히 타협하듯, 그러나 결코 예술을 포기할 수 없는 준연은 땅에 발붙이고 있는 이들과 달리 자기만의 허공에서 삶을 불안하게 이어 나간다. 한편 흔들리는 우정과 사랑 앞에서 해원은 자신이 가진 돈을 무기로 쓰고자 한다.

■ 타인을 사랑하기엔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그들은 모두 사랑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며 산다는 이 단순한 문장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는 어떤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듯 변해 가고,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뜨거웠던 한 영혼은 예술과 생활, 부모와 예술, 사랑과 예술…… 모든 것들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못한 채 방황한다. 이들의 사랑은 타인을 내 안으로 들이며 시작되지만, 타인보다는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들의 사랑은 커 나가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사랑, 내가 원하는 이별, 내가 원하는 관계…… 불안은 공포가 되고 분노는 망상이 되고 사랑은 광기가 될 때, 그들이 사랑한 건 무엇이었을까? 애초에 그들은 타인을 통해 자신을 사랑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완성하려는 사랑”이란 대사가 창백하고 서늘하게 우리 가슴을 베고 지나간다. 사랑은 어떻게 ‘완성’되는 것일까? 완성이란 개념이야말로 사랑을 광기로 만드는 ‘버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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