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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노래
  • 14,000원
    • 저자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지은이)
      최성은(옮긴이)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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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
쪽수 : 212p
크기 : 152*205mm
출간일 : 2021.02.01



“나는 작은 상처 안에 내 몸을 누일 것이다,
세상은 크니까, 너무도 거대하니까.”

시인의 책상 서랍에 보관되었던 오래된 원고 뭉치……
첫 시집 이전의 시에서 위대한 시인의 첫걸음을 만나다!

2012년 2월 1일, 폴란드 남부 크라쿠프의 자택에서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그로부터 9년이 지나, 쉼보르스카의 특별한 시선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선집이 특별한 이유는 시인의 생전에 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초기작들을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책의 표제이자 시집의 첫번째에 놓인 ‘검은 노래’에 수록된 시편들이 그것이다.
1945년 3월 14일, 『폴란드 데일리』에 「단어를 찾아서」를 발표하며 등단한 쉼보르스카는 1949년경 등단 시집을 준비했으나 출간이 불발되었다.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시인이 출판을 철회했다는 설, 사회주의 정권의 검열 때문이라는 설, 사회주의리얼리즘이 요구하는 기준으로는 어차피 출판하지 못할 거라는 판단에 시인 스스로 포기했다는 설 등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만이 난무할 뿐이다. 확실한 것은 1948년에 결혼한 당시의 남편이자 편집자인 브워데크가 편집을 맡기로 되어 있었던 이 미발간 시집의 원고는 이후 1952년에 출간된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름 없는 병사의 키스」 한 편만이 유일하게 수록된 작품이었다. 쉼보르스카는 1954년에 출간한 두번째 시집 『나에게 던지는 질문』까지 당시 폴란드에서 활동하던 다수의 문인과 마찬가지로 당에서 요구하는 정치 선동적인 내용의 시를 썼으나, 1956년 사회주의정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탈정치적인’ 문학으로 돌아선다. 그리고 1957년에 출간한 세번째 시집 『예티를 향한 부름』을 기점으로 정제된 시어 속에 관조와 성찰을 담아내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경지를 구축해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중견 시인으로 자신의 시 세계를 펼쳐가던 시인에게 당시에 이혼한 상태였던 전 남편 브워데크가 생일 선물을 보내온다. 1970년 7월 2일에 도착한 그 선물은 바로, 시인의 첫 시집이 될 뻔했던 초기작들을 모아 타이프라이터로 옮긴 뒤 집필 연도까지 기재한 가편집본이었다. 브워데크는 그다음 행보를 준비하며 응답을 기다리겠다는 편지를 함께 보냈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그 원고는 오랫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시인의 책상 서랍에 보관되었다. 그중 「*** 한때 우리는 닥치는 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다」 「극장 문을 나서며」 「검은 노래」 세 편이 2001년에 출간된 『쉼보르스카 자선 시집』에 수록되었으나, 이 원고 뭉치가 온전히 발견된 것은 2012년 쉼보르스카가 타계하고 난 뒤였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재단’의 이사장인 미하우 루시네크는 2014년, 이 원고를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등단 시집을 내기까지 신진 시절의 쉼보르스카가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었고, 미래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젊은 날에 관심을 보인 시적 모티브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2차 대전의 상흔이 시인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끝과 시작』으로 우리에게 첫인사를 건넨 시인
그 제목처럼, 가장 마지막에 찾아온 쉼보르스카의 ‘시작’이 된 시들……

2007년『끝과 시작』을 번역하여 우리에게 쉼보르스카를 다시금 발견하게 해준 한국외대 폴란드어과의 최성은 교수가 2016년 쉼보르스카 유고 시집 『충분하다』에 이어서 이번에도 번역을 맡았다. “오랜 외세의 점령 속에서도 문학을 구심점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왔고, 그래서 문학을 뜨겁게 사랑하는 나라인 폴란드를 ‘제2의 모국’으로 여기고 있다”는 최성은 교수는 특유의 정곡을 찌르는 명징한 언어, 풍부한 상징과 은유, 냉철한 듯 뜨거운 사유, 간결하면서도 절제된 표현과 유머를 담은 쉼보르스카의 시를 다시 한 번 우리말로 온전히, 생생하게 옮겼다.
이번 시집의 해설에서 그는 번역자이기 전에 폴란드 문학 연구자로서 늘 가지고 있던 궁금증을 『검은 노래』에서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궁금증이란 ‘전쟁 세대’임이 분명한 쉼보르스카에게선 왜 동시대 여느 작가들과 달리 2차 대전의 체험을 노래한 시들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원고 뭉치에 바로 그 해답이 있었다. 시인이 쓴 전쟁에 관한 시들이 거기, 방치되고 버려져 있던 것이다. 『검은 노래』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재가 바로 제2차 세계대전과 대학살,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상처와 아픔이다. 시인의 사후에 동의 없이 출간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한 시인의 생의 궤적에서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빈칸으로 남아 있었던 수년간의 공백이 이 시집의 출간으로 인해 비로소 메꿔졌다고 최성은 교수는 말한다. 또한 등단 후 첫 시집을 내기까지 7년이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시집 안에 있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검은 노래』는 쉼보르스카의 작품 세계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요긴한 단서이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파한다.

최성은 교수는 또한 쉼보르스카의 시를 즐겨 읽는 독자라면, 『검은 노래』의 수록작과 이전에 출간된 후기작의 연결 지점을 발견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흥미로운 독서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후기 시들은 거의 『끝과 시작』에 수록되어 있는데, 특정한 모티브나 소재를 확장 또는 발전시킨 사례는 물론이고, 유사한 시구가 한결 완성도 높은 형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까마득히 높은 공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느끼는 아득한 초월감을 표현한 1946년작 「정상」의 시구는 1957년 출간된 『예티를 향한 부름』에 수록된 「성공하지 못한 히말라야 원정에 대학 기록」에서 더욱 아름답고 독창적인 구절로 탈바꿈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대인들을 태운 열차를 소재로 한 1947년작 「유대인 수송」은 1957년작 「아직은」과 긴밀하게 이어진다. 죽은 이에게 바치는 묘비명을 떠올리게 하는 1945년작 「음악가 야넥」이나 「위령의 날」은 1962년에 출간된 『소금』의 수록작 「꿈」과 함께 읽으면 그 의미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고, 1847년작 「전쟁의 아이들」은 1986년작 「시대의 아이들」과 함게 읽으면 행간에 담긴 시인의 의도를 헤아리고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1947년작 「돌아온 회한」에서 “먼지보다 하찮은 순간들로/나는 너보다 오래 살아남았다”는 남겨진 자의 슬픔과 회한은 쉼보르스카의 연인이자 소울메이트였던 소설가 코르넬 필립포비츠가 세상을 떠난 뒤에 쓴 1993년작 「풍경과의 이별」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다시 씌어졌다. 최성은 교수는 끝으로, 1948년작 「현대의 발라드」를 1957년작 「어릿광대」, 1962년작 「그림자」및 「발라드」와 비교해볼 것을 권한다. 응축된 뜨거운 감정의 응어리를 한 편의 시로 승화시키면서도 대상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절제된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간된 『검은 노래』에는 앞서 이야기한 쉼보르스카의 미발간 초기 원고 외에도 시인의 생전에 출간된 정규 시집에 수록된 시들 가운데 지금껏 국내에 번역·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연대별로 실려 있다. 이렇게 『끝과 시작』에서 시작된 쉼보르스카와의 만남은 유고 시집 『충분하다』를 거쳐 『검은 노래』에 이르기까지 세 권의 시선집을 통해 마침내 전집으로 완결되었다. 그 마지막에 놓인 시집에, 이제 막 시의 세계로 들어서려는 젊은 쉼보르스카의 첫걸음 같은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익히 알려진 시인의 대표작들과는 사뭇 다르게 읽히고 낯설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풋풋함과 미완의 순수함은 독자에게 더욱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시인이 단숨에 빛나는 재능을 인정받은 천재 작가도, 눈부시게 등장한 문단의 신성도 아닌, 그저 시와 문학을 뜨겁게 사랑한 한 인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세상의 거대함에, 그리고 우리 자신의 무력함에 공포를 느끼며 그 안에서 사람과 동·식물이 겪는 개별적인 고통에 무관심한 세상에 대해 쓰라린 분노를 품고 살아간다고 역설한 시인은 시어의 세계에서는 그 어떤 존재도 평범하거나 일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하여 시인은 언제나 할 일이 많다고 했던 쉼보르스카가 그 작은 상처 안에 몸을 누이고 전하는 이야기의 처음이 『검은 노래』로 찾아왔다.
이 전집의 처음에 놓인 『끝과 시작』이라는 제목처럼, 가장 마지막에 찾아온 쉼보르스카의 ‘시작’이 된 시들. 이렇게 쉼보르스카의 시 읽기는 그 끝에 이르러서 다시 ‘시작’된다.

우리는 세상을 떠올릴 때마다, 늘 그 거대함 때문에, 그리고 우리 자신의 무력함 때문에 공포를 느끼곤 합니다. 또한 사람들과 동물들 그리고 식물들이 겪는 개별적인 고통에 세상이 너무나도 무관심한 데 대해 쓰라린 분노를 품기도 합니다. (……)
하지만 단어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를 갖는 시어의 세계에서는 그 어느 것 하나도 평범하거나 일상적이지 않습니다. 그 어떤 바위도, 그리고 그 위를 유유히 흘러가는 그 어떤 구름도, 그 어떤 날도, 그리고 그 뒤에 찾아오는 그 어떤 밤도, 무엇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도.
이것이야말로 시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할 일이 많다는, 그런 의미가 아닐는지요.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연설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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