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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존하는 소설
  • 17,000원
    • 저자
    • 안보윤,서유미,서고운,최은영,김숨,김지연,조남주,김미월(지은이)
      이혜연,김선산,김형태(엮은이)
    • 출판사
    • 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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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272p
크기 : 148*210mm
출간일 : 2023.09.01


지금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 주는 일들
소설이 있어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 떠다니는 약자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디에나 각자 나름의 이유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이를 극복하여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은 국가의 기본 역할이다. 사회적 약자가 인간답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국가의 시스템이 올바로 작동하지 않아 헌법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곳곳에서 불길한 징후가 감지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식충, 결정 장애, 주린이, 김치녀, 틀딱, 짱개’ 등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혐오 표현이 넘쳐 나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 조항을 두고 동성애, 낙태, 성전환 등을 조장한다며 조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슬람 사원이나 장애인 거주 시설을 지으려다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난민법이 발효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대한민국의 난민 인정률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차별과 혐오를 막고자 발의된 차별 금지법은 수년 간 국회에 발이 묶여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있다. 위태로운 세상 속에서도 우리 소설의 수준은 결코 내려앉지 않았다. 오늘도 소설은 낮은 곳에 웅크린 작은 존재들을 발견해 내고, 그들이 내는 울음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자 애쓰고 있다. 소설을 통해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 떠다니는 약자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고, 비로소 세상과 이어진다. ‘소설小說’의 ‘소 小’ 자는 작은 존재들을 품어 주는, 소설의 태도에서 온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우는 사람을 혼자 두고는 못 가요.”
소설을 통해 가까스로 도달하는 울음소리들

작은 존재의 얼굴들
「고요한 밤, 거룩한 밤」(김숨)의 ‘그’는 “일흔이 코앞인 아내한테 삿대질까지 해 가면서 핏대를 올”릴 정도로 권위적인 남성이다. 그가 아내에게 보냈던 “혐오의 눈빛”은 아내가 데려온 개에게도 거리낌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런 ‘그’도 집 밖으로 나오면 “폐지나 주워 근근 먹고사는” 경제적 약자가 된다. ‘그’는 저소득층인 동시에 아내를 잃은 독거노인 신세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로서의 정체성이 겹쳐 있는 셈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더 우울한 점은 2020년에 태어난 영아가 노인이 되는 2085년에도 노인 10명 중 3명꼴로 ‘빈곤’ 상태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가난한 노인’이라는 화두는 세대를 특정할 수 없는 모두의 문제가 된다.
「에트르」(서유미)의 ‘나’ 또한 다양한 모습의 사회적 약자로 살아간다. ‘나’와 그의 동생은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한국 사회의 많은 것이 수도인 서울을 중심으로 굴러가고, 자연스럽게 권력과 자본이 서울에 집중되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이른바 ‘지방러’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고자 서울로 향한다. “방세 내는 게 버겁지만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서울에서 버텨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는 아직 제대로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으로 기성세대에 비하면 단연 약자다.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누리는 많은 것이 청년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 이제 청년들에게는 더 포기할 것도 남지 않은 듯하다.

작은 존재가 작은 존재를 만났을 때
「중국어 수업」(김미월)의 ‘수’는 대학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사실 ‘수’가 가르치는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 공부는 뒷전이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어학원에 등록하여 학생 비자를 받은 이유가 불법 취업을 하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동은 태생부터가 ‘불법’이라 단속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 입장에서는 무조건 법을 적용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들이 하는 노동이 주로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법에 나와 있는 그대로 이들을 모두 단속해 강제로 출국시킨다면 417,852명만큼의 일을 누군가가 메워야 할 텐데, 과연 가능할까? ‘불법’의 딱지를 붙이고 온갖 혐오에 시달려야 하는 사람들은 정작 우리 경제에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필수 인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도 충분한 보상과 대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빙하는 우유 맛」(서고운)의 ‘민지’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보통 10개월 정도가 되면 ‘엄마, 아빠’와 같은 첫 낱말을 말하기 시작하는데, 태어난 지 42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말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언어 발달이 상당히 더딘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이나 상담소 같은” 데 가 봐야 하지 않을지 이모인 ‘해주’가 걱정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해주’는 엄마인 ‘선화’가 자리를 비운 사이 ‘민지’를 돌보면서 안쓰러움을 느낀다. ‘해주’도 어린 시절 낯을 심하게 가려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에게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이야기되었던 기억이 있다. ‘해주’는 ‘민지’에게 아프면 “아파!라고 말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가르친다. 말하기기 힘들면 이마라도 포개라고. 나중에 ‘민지’가 “해주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포개고 숨을 골랐”을 때, 두 사람은 말없이도 이어진다.
「밤은 내가 가질게」(안보윤)의 어린 ‘주승이’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은 2020년 10월, 태어난 지 16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인이’가 부모의 학대로 숨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주승이’는 엄마와 할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해 손만 닿아도 “콩벌레처럼 몸을 오그”린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말을 하지도 않”는다. 결국 ‘나’는 경찰에 신고하고 그제서야 ‘주승이’는 지긋지긋한 폭력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선생님이 “잘 살펴봐 주시고 즉시 신고해 주신 덕분”이라는 주변의 칭찬이 영 마뜩지 않다. 평소 “어린이집 선생은 보육 서비스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음장 같이 차가웠던 ‘나’의 마음에도 천천히 온기가 스민다. 언니가 ‘나’의 일상으로 불쑥 찾아들어 온 다음부터이다. 평소 ‘나’에게 골칫거리였던 언니는 유기견 센터에 봉사를 다니더니, 급기야는 불쌍한 개를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하여 ‘나’를 더 화나게 한다. 하지만 언니의 이런 모습은 알게 모르게 ‘나’의 마음에 균열을 일으킨다. 자신 안에 생겨난 마음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나’는 유기되었던 개를 집으로 받아들이고, 한심했던 언니도 점점 이해하게 된다.

몸과 마음의 여러 모양새
우리의 몸과 마음은 각자의 모양새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남들과 다른 것이 이유가 되어 살아가는 데 불편과 시련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조남주)에서는 병들고 나이 든 몸이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백은빌딩’ 옆에 있던 낡은 상가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요양원이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 소식이 들려온 순간 병들고 늙은 몸뚱이는 ‘서영동’의 골칫거리이자 혐오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요양원을 반대하던 ‘경화’의 태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난다. 엄마가 치매 안심 센터에서 “인지 저하로 판명되”어 “처지가 달라”진 것이다. 엄마를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되자 ‘경화’는 요양원을 반대했던 스스로에게 “한심하고 답답하고 부끄러”운 감정을 느낀다. 뜻하지 않게 사회적 약자의 편으로 돌아서게 된 ‘경화’는 분명 이중적이고, 이기적이다. 하지만 그가 얻은 뜻밖의 깨달음은 가볍지 않다.
「공원에서」(김지연)의 ‘수진’은 외모 때문에 종종 남자로 오해받는 여성이다. ‘수진’은 세상이 정한 여성의 모습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를 기르라거나 화장을 하라거나 좀 더 여성스러운 옷을 입어 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자로 오해받았을 때 더 안전하다고 느꼈던 ‘수진’은, 여성인 것이 ‘발각’되면서 폭력의 대상으로 내몰린다. 다시 찾은 공원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울고 있다는 이유로 위로하려 드는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수진’은 눈물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고백」(최은영)의 ‘미주’는 가톨릭에 귀의하여 수사가 된 ‘종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어린 시절의 일을 꺼내놓는다. ‘미주’는 ‘주나’와 ‘진희’를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에서 만났”다. 셋은 “그냥 친구”가 아닐 정도로 친했고, “서로 정말 좋아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한 ‘진희’ 앞에서 ‘주나’는 “정말 역겹다”고 말하고 “미주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진희’는 세상이 자신을 등지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세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망가진다. 이제 세상에 ‘진희’는 없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우리는 「고백」이 알려 주는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 “나는 너의 편이”다와 같은 지혜로운 말들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이 열악한 위치에 놓인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 대해 인식하고, 배타적인 공동체가 아닌 환대하고 함께하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각자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같이 함께 있는 것’을 지향하면서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계속해서, 희망하는 태도’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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