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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진,『축복을 비는 마음』
  • 16,000원
    • 저자
    • 김혜진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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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292p
크기 : 128*188mm
출간일 : 2023.11.01

악세사리 상품 이미지-S1L10
“어떤 기분 좋은 상상들이 신기루처럼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2021·2022 젊은작가상 수상작 「목화맨션」 「미애」 수록

중앙장편문학상·신동엽문학상·대산문학상·김유정문학상 수상 작가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김혜진 신작 소설집

‘김혜진.’ 그 이름 석 자만으로 하나의 장르를 쌓아 올린 작가. 그의 세번째 소설집 『축복을 비는 마음』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21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목화맨션」, 2022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미애」, 2022년 김유정문학상 수상 후보작 「축복을 비는 마음」 등 발표 시점부터 기대를 모아온 수작들이 함께 수록되었다. 중앙장편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에 이어 올 8월 김유정문학상을 받은 후 펴내는 첫 책이다.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혜진은 어언 10년의 이력을 꽉 채우고 새로운 한 발짝을 떼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집에 관한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집보다 더 많이 등장하는 것은 그 집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이다. 어디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직결된다. 더군다나, 상품으로서의 집이 주거로서의 집을 압도하는 한국 사회에서,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은 계급, 젠더, 지역, 세대를 비롯한 충돌을 야기한다. 전작 『불과 나의 자서전』에서 다룬 주거 문제, 『경청』의 주요 화두였던 소통의 가능성, 『9번의 일』에서 거론한 노동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의식이 이번 소설집 곳곳에 녹아 있는 까닭이다. 그 지난한 이야기를 거쳐 작가는 지금 당신이 머무르는 집의 안녕을 빈다.

말과 침묵 사이의 우연과 오해
그 빈틈을 채우는 상상의 가능성

첫번째 소설집 『어비』(2016)에서 “지금으로서는 여기까지밖에 말할 수 없다”(문학평론가 노태훈)는 입장을 견지하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끊임없이 발화하는 인물들을 선보인다. 한편, 두번째 소설집 『너라는 생활』(2020)에서 끈질기게 2인칭 ‘너’를 호명하던 시선을 확장해 수많은 3인칭 ‘그’들을 작품 속으로 데려온다. 정확하게 도달할 수 없는 언어의 한계를 실감하는 동시에,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그리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말하고 또 듣기로 결심한 것처럼.
이를테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20세기 아이」에서 재개발 동네로 이사 간 ‘세미’는 늘 심드렁한 가족들에게도, 중고 거래를 위해 만난 낯선 외국인 아줌마에게도, 집을 보러 온 부동산 고객에게도 해맑게 말을 건다. 세미에게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리고 해야 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목화맨션」의 주인공 ‘만옥’과 ‘순미’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관계이지만, 서로 끼니를 챙기고 이웃으로서 도움을 건네며 살갑게 지낸다. 그러나 상황이 어려워지자 만옥은 순미에게 가능한 한 빨리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한다. 순미는 그런 만옥에게 계약 기간까지 살겠다며 따져 묻는다. 두 사람이 함께한 8년여의 세월은 그 말들 앞에서 점점 희미해진다.
침묵도 일종의 발화라면,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사람이 있다. 「산무동 320-1번지」의 ‘호수 엄마’는 여러 채의 건물을 소유한 장 선생 대신 세입자들을 관리한다. 그녀는 시시콜콜한 사정을 듣고 싶지 않은 장 선생의 마음을 세입자들에게 전하지 않는다. 대신, 월세를 독촉한 후 집에 가던 발길을 되돌려 얼마 전 모친상을 당한 재민 엄마에게 조의금을 건넨다. 끝내 아무 말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축복을 비는 마음」에서 청소 업체 고용인과 고용주로 만난 ‘인선’과 ‘양 사장’의 관계는 별다른 마찰 없이 자연스레 끝난다. 인선은 괜한 트집을 잡아 일당을 깎는 양 사장의 치사한 대처보다 변명이나 사과를 내놓아야 할 순간,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태도에 실망감을 느낀다.
이처럼 작품 속 인물들이 일방적으로 쏟아낸 말들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고 흩어지며, 꼭 전해야 하는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말이야 말하는 사람 마음이”고 “듣는 건 듣는 사람 자유”(「자전거와 세계」)인 어려움 속에서도, 인물들은 “내 말 이해했어요? 무슨 뜻인지 알아요?” 하고 묻는다. “너무나 멀고 어떻게 해도 붙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말하고 듣는 데에 전력을 다한다. 재차 실패하면서도 또다시 소통의 가능성을 도모한다. 우리는 말과 침묵 사이에서 탄생하는 우연과 오해를 거듭하는 사이,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이해력보다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사랑하는 미래」)는 사실에 다가서게 된다.

섣부른 이해보단 솔직한 오해를
집에 관한 이야기이자 집을 둘러싼 마음들의 이야기

등장인물이 놓인 다양한 처지는 전세 사기 대란, 기혼 유자녀 여성의 우울증, 청년 ‘니트족’의 증가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하나 애써 외면해온 문제를 연상케 한다. 개개인의 슬픔과 고통이 사회적 현상과 맥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 소설집의 미학은 통계학적 수치와 뉴스 보도 너머의 진실을 알려준다는 데 있다.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에게 ‘집주인’ ‘세입자’ ‘고용주’ ‘고용인’이라는 간단한 칭호를 붙이거나, ‘엄마’ ‘애인’ ‘친구’라는 통념상의 역할을 부여하는 대신, 그들이 한 사람으로서 겪는 내밀한 어려움에 주목한다. “어쩌자고 서로의 사정을 이렇게 속속들이 알아버렸을까”(「목화맨션」) 싶지만, 서로의 입장과 사정이 얽히고설키며 발생하는 역학 관계에 주목한다.
이번 소설집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이소는 ‘부동산’의 형태로 집약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며, 주택을 의미하는 하우스house와 가정을 의미하는 홈home 사이를 오가는 ‘집’의 역동성을 설명한다. 이 모든 층위를 통틀어 ‘과정으로서의 집home as process’ 개념을 제시하고, 이와 더불어 외부의 마찰과 압력에 따라 변하는 마음을 ‘과정으로서의 마음’이라 명명한다. 김혜진의 소설에서 마음의 변화를 보이는 건 늘 외부와 접촉하는 인물이다. 「산무동 320-1번지」에서 골머리 썩고 싶지 않아 세입자 관리를 일임한 ‘장 선생’이나 「미애」에서 아파트 철문을 굳게 닫고 안온한 삶을 유지하는 ‘선우’에겐 마음이 변할 만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의 변화가 늘 선한 쪽으로 향할 리는 없겠지만,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선 충돌을 감행해야 한다.

철저히 예측 가능한 범주 안에서 일상을 보내던 주인이 마크를 만난 후 “텅 비고 적막한 공간” 대신 “짐작할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는 미래에 속한” 장소를 얻은 것처럼, “뭔가를 더 알게 되는 게 불편”하여 눈과 귀를 닫고 살던 인선이 경옥의 낯선 말을 듣고서야 바로 그런 말을 “자신이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현재에 구속된 우리가 미래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꺼이 충돌을 감행하는 것이다. 혹은 적어도 마찰을 차단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무해함보다 유해함이, 차단보다 충돌이 우리에게 훨씬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라는 걸 믿어보는 것이다.
_이소, 해설 「마음과 구조」에서

작가는 “이 책에 실린 소설은 모두 집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집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집을 둘러싸고 있는 어떤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작가의 말’)라고 밝힌다. 대부분의 인물은 상대의 고통 앞에서 이해나 공감을 표하기보단, 누가 더 불행한지 겨루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처지를 변호하고 항변하기 바쁘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좀처럼 발언권을 얻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내뱉는 장면은 어떤 해방감을 선사한다. 그것은 김혜진의 소설들이 줄곧 말해온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솔직한 오해가 섣부른 이해보다 효과적이란 사실을 시사한다.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너’에 대해 말하는 일이기도 하며, 이는 곧 세상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이다. 결국 우리는 한 시절 머물렀던 ‘과정으로서의 집’들을 거치며 ‘과정으로서의 마음’을 체득하게 되고, 그리하여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사랑하는 미래」).

티끌만 한 가능성을 움켜쥐는 절박함
가능할 리 없다는 의심 속에 피어나는 진실한 소망

여덟 편의 이야기는 남루한 현실 속에서 기어코 희망의 조각을 건져 올린다. ‘미애’는 독서 모임 엄마들과 어울리며 평범하게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떠올리고(「미애」), ‘세미’는 길바닥 어딘가 중고로 팔 만한 물건이 있기를 희망한다(「20세기 아이」). ‘만옥’은 남편의 병이 호전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고(「목화맨션」), ‘남우 사모님’은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좋은 기회가 찾아오리란 희망을 놓지 않는다(「이남터미널」). ‘현지’는 한때 친했던 ‘정민’과 다시 화해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지며(「자전거와 세계」), ‘주인’은 사랑하는 애인을 보러 가는 길에 희망적인 확신에 사로잡힌다(「사랑하는 미래」). 이런 크고 작은 희망을 빌미 삼아, 그들이 얻는 것은 약속된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버티는 힘이다. 잠깐 떠올랐다 사라지는 신기루일지언정 누군가에겐 지금을 살게 하는 아름다운 불빛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소설에 어른들의 눈을 피해 어딘가로 사라진 아이들이 두 번 등장하는 점이다. 「미애」에서 미애의 딸 ‘해민’과 선우의 딸 ‘세아’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보러 간다. 「20세기 아이」의 ‘세미’는 물난리 후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이 사는 집을 보러 온 아줌마의 딸 ‘지우 언니’를 은목다리로 데려간다. 아이들은 재개발 동네와 깨끗한 동네를 가르는 다리 앞에서, “다리 건너면 21세기, 여긴 20세기”(「20세기 아이」)라고 말할 만큼 어른들의 시선을 체화하고 있지만, 무엇이 더 좋고 나쁜지에 대한 경계는 희미하다. 소설은 어른들이 한눈판 30분 남짓의 시간 동안, 아이들이 무엇을 보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것은 아직 녹지 않은 희망 또는 여전히 남아 있는 희망의 모습이었을까. 우리의 삶에 언젠가 ‘미래’와 ‘축복’이 주어질 수 있을까. 김혜진이 정공법으로 던진 질문이 이제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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