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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겨진 이름들
  • 14,000원
    • 저자
    • 안윤
    •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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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216p
크기 : 133*200mm
출간일 : 2022.11.29


“한 사람의 삶이 온전히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슬픔과 그리움, 기억의 빈틈은 사람의 말로 번역될 수 있을까.”

현실과 허구, 언어와 신체의 구획을 넘어
인간의 씀과 삶에 바치는 찬란하고 지극한 헌사

생의 고통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섬세하고 단단한 문장으로 수놓아온 소설가 안윤의 데뷔작 『남겨진 이름들』이 출간되었다. 제3회 박상륭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심사위원(강정, 김진수, 김진석, 배수아, 함성호)들로부터 “다가갈수록 자신만의 웅대한 고독 속에서 우주와 내통하는 듯한 내밀한 결기에 경외감이 들 정도”라는 찬탄을 받으며 안윤 소설세계의 시작을 알렸다. 그동안 발표한 단편소설들에서 떠난 이들을 향한 온기어린 애도로 독자들의 마음에 부드러운 진동을 일으켜온 작가는, 그 발원이 된 이 첫 장편소설에서 현실과 허구, 언어와 신체의 경계를 초월하여 삶과 사람을 향한 깊은 사랑과 신뢰를 보여준다.
『남겨진 이름들』은 언뜻 덧없어 보이지만 순간으로서 영원히 찬란한 우리의 삶을 탁월한 아포리즘과 감각적인 묘사로 포착해낸 수작이다. 작가는 치열하도록 정교한 문장으로 ‘탄생’ ‘죽음’ ‘사랑’ ‘이별’이라는 간명한 단어로 함축되곤 하는 일생의 사건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부조해낸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알게 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시간이 지나 육체를 잃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가지만, 이야기는 그들의 이름을 간직한 채 우리 곁에 살아남고 있음을. ‘기록하는 인간’으로서의 자각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깨달음으로 가득한 이 장편소설은 그래서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게 바치는 찬란하고 지극한 헌사로 다가온다.

한치도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문장의 밀도, 그리고 마치 직접 현지인의 대화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묘사, 사물에 대한 섬세한 자각과 심리의 교직이 우아하게 펼쳐지는 수작이었다. 상처를 드러낼 때 덩달아 아파지고 짧은 환희를 토로할 때 뒷골이 서늘해지는 느낌 때문에 굉장히 더딘 독서가 됐지만, 삶의 소소하지만 내성 깊은 심연을 들여다봤다가 나온 뒤의 묵묵한 성찰들은 근래 보기 드문 내공이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다가갈수록 자신만의 웅대한 고독 속에서 우주와 내통하는 듯한 내밀한 결기에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_박상륭상 심사평 중에서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있다.
이야기는 증명되지 않아도 된다.
이야기는 계속될 테니까.

키르기스스탄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윤은 한국으로 돌아온 지 팔 년이 지난 어느 날, 신세 졌던 하숙집 주인 라리사의 부고를 전해듣는다. 라리사는 윤에게 수양딸 나지라의 공책을 유품으로 남긴다. 공책에 쓰인 이야기의 주인공 또한 ‘나지라’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실제 나지라의 삶과 공책 속 나지라의 삶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라리사와 윤은 이 이야기가 나지라 그 자체라고 믿는다. 윤은 키르기스어로 쓰인 이야기를 한국어로 옮겨 우리에게 전하면서 이렇게 묻는다. “한 사람의 삶이 온전히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이처럼 『남겨진 이름들』은 공책에 쓰인 이야기를 번역해 소개하는 액자식구성을 취한다. 이 형식은 낯선 타국의 한가운데로 초대받은 독자들이 언어를 초월하여 인간 보편의 감정을 자각하도록 이끈다. 소설이라는 형식이 이미 ‘허구’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안윤 작가는 허구 안에 또다른 허구를 배치하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한 존재의 삶을 보다 여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실재의 나열이 아닌 상상으로 직조된 한 편의 이야기라고, 문장과 서사라는 씨실과 날실의 엮임에서 한 사람의 진정한 심연을 발견할 수 있다고 소설은 말하고 있는 듯하다.

공책들 속의 이야기는 그애의 이야기이면서 그애의 이야기가 아니더구나. 일기도 소설도 아니었지. 글쎄, 그런 걸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 이야기는 그냥 그애 자체였지. 나지라 하미돕나 유수포바였어. 나는 이 기록을 모두 읽고 나서 윤, 너를 떠올렸다. 너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니까. 이야기는 살아가고, 어떻게든 우리 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니. _21쪽

이야기 속의 나지라는 쿠르만과 카탸 부부의 입주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카탸를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게 나지라의 주된 업무다. 예전의 행복했던 시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예감이 남편 쿠르만을 괴롭히지만 이대로 삶이 계속될 수만 있다면,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이들을 하루하루 기쁜 마음으로 살게 한다. 카탸를 돌보고, 가끔씩 무너져내리는 쿠르만을 지탱하며 나지라는 카탸와 쿠르만의 친구이자 두 사람 사이를 잇는 가교가 된다.
눈동자만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카탸를 보며 나지라는 느낀다. 단지 발화와 물리적 행동만이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은 아님을. 카탸가 자신의 말에 온몸으로 대답하고 있다고 믿음으로써 나지라는 신체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그녀와 대화한다. 비록 실감할 수는 없더라도 끊임없이 카탸의 대답을 상상하며 그녀와 교류하기를 멈추지 않는 나지라와 쿠르만의 노력은 소통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전복하면서도, 들을 수 없는 카탸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나는 그러나 들을 수 없는 것은 카탸의 목소리지 대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원할 수 있는 힘이란 힘은 모조리 끌어다 전하고 있는 그의 대답을 우리가 들을 수 없을 뿐이라고, 카탸는 언제나 온몸으로 대답하고 있다고 나는 믿었다. 카탸의 곁에 머무는 우리는 비밀처럼 숨겨진 그의 대답을 들으려 쉼없이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상상해야만 한다. _77~78쪽

카탸와의 이별을 끝내 마주했을 때 나지라와 쿠르만은 최선을 다해 그녀를 떠나보낸다. 지워지지 않으리라 여겨질 만큼 낯설고 선연한 아픔이 이들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두 사람은 카탸의 부재를, 그리고 다가올 각자의 부재를 받아들이게 되는 날까지 서로를 돌본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통해 탄생이 있기에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이들은 만남 뒤의 이별을 축하하며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훗날 희미해져가는 기억 속에서 나지라는 이 모든 일을 공책에 기록한다. 슬퍼함에서 멈추지 않고 기록함으로 나아가는 나지라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된다. 소설가 이주란의 추천의 말처럼, 우리가 경험해온 “모든 것들이 바로 살아 있음의 증거이며, 끝내 자기 자신에게 가닿고자 우리는 그 증거를 기록하고 또 기록하고 있음을.”
『남겨진 이름들』은 이처럼 잊혀가는 이들을 활자의 영원으로 끌어들이는 일을 해내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와 우아한 분위기로 안윤 소설만의 미학을 확인하게 해준다. 일상의 평범한 장면들을 반짝이게 만드는 다정한 디테일, 고통의 순간에 문득 당도하는 깨달음은 소설 읽기의 경험을 한층 풍부하게 한다. 이별과 애도로 가득한 페이지들을 넘기면서도 슬픔을 넘어선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안윤의 문장은 때론 날카롭고 짙은 채도로, 때론 온화하고 묵직한 촉감으로 우리를 이야기 속에 오래도록 머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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