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리비아야.
나는 지금 내가 아닌 누군가를 생각해.
어느 곳에나 누군가가 있어.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내가 그 사람이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 아우구스트상을 수상한 두 작가,
윌바 칼손과 사라 룬드베리의 같음과 다름, 포용과 이해,
그리고 연결에 관한 이야기
여태껏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내 수업에 오는 모든 어린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싶다. 이 책이 탄생하기 전에 어른이 되어버린 나의 친구들과도 함께 읽고 싶다. 세상에 내가 있어서 좋다고, 세상에 네가 있어서 좋다고,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말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슬아(작가, 글쓰기 교사)
● 다른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 아빠 트럭을 타고 하루 종일 고속도로를 달린다면, 가족과 함께 사랑하는 이의 무덤 앞에 있다면, 폐허가 된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에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기차를 타고 창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집들을 보면서, 저 집에 산다면 어떨까?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먼 나라의 누군가를 보면서, 저기서 산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아닌 누군가를 생각해』는 바로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나는 올리비아야”로 시작하는 이 책에서 열 명의 아이들은 바통을 이어받듯이 차례로 자기 이야기를 한다.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가진 열 명의 아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오직 하나, 모두 한결같이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엄마의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가는 올리비아, 소 등에 엎드려 절대로 내려가지 않겠다는 무세, 남자아이지만 원피스를 입고 있는 얄마르, 몸이 아파서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만 있어야 하는 알렉스, 동성 부모와 사는 욘, 전쟁을 피해 타국으로 왔지만 늘 가슴속에서 폐허가 된 그곳을 잊지 못하는 마그달레나…. 아이들은 저마다의 상황에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이해받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속에는 늘 다른 누군가가 궁금하다. 다른 누군가가 되어 보고 싶다. 길 맞은편에서 보이는 누군가가, 창밖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저 멀리 교회 첨탑 밑에 서 있는 누군가가.
● 점과 점이 이어져 아름다운 선으로
: 열 명의 아이, 열 개의 세상, 열 개의 진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생각해』는 열 가지 세상, 열 가지 진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는 느낌을 궁금해하면서 한 세상이 다른 세상에 말을 건넨다. 그리고 거기에 전혀 다른 세계가 응답한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생각과 느낌의 세계가. 그렇게 열 개의 세계가 이어지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 퍼져 있는 다양한 편견과 차이, 불평등의 문제에 직면한다. 우리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었고, 우리가 색안경을 끼고 보았던 누군가의 현실은 우리의 현실만큼이나 그만한 배경과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되어야만 깨달을 수 있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책 속에서 진실은 냉혹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하는 각자의 현실 혹은 진실은 우리의 색안경을 벗겨버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위를 되돌아보게 한다.
● 세상에 내가 있어서 좋아, 세상에 네가 있어서 좋아
: 자기 자신을 어떻게 떠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지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은 다시 올리비아다. 여러 명의 ‘누군가’를 거쳐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온 올리비아. 하지만 이제 올리비아는 첫 장면에 등장한 올리비아와는 다르다. “나는 나야”라고 말할 수 있는 올리비아, 세상에 개구리가 있어서, 세상에 내가 있어서 좋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올리비아이다. 이 책에 윌바 칼손은 이렇게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열 명의 어린이들은 모두 저마다 같으며 다르다.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 말고 다른 누구를 대신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나는 사람들 사이의 믿음과 연대감을 일깨우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특히, 열 명의 아이들 각자가 놓인 현실은 사라 룬드베리의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비로소 생생한 이야기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