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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나 많은 여름이
  • 16,000원
    • 저자
    • 김연수
    • 출판사
    • 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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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304p
크기 : 130*200mm
출간일 : 2023.06.26


“얼굴과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 바로 그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이라는 것.”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살아낸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가 모여 일생이 된다. 나는 그들이 매일 돌보는 것들을 생각했다. 당근이나 배추 혹은 감귤 같은 것들이 보살핌 속에 잘 자라 사람들의 저녁식탁까지 오르게 되는 과정을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당근이나 배추 혹은 감귤 같은 것의 구체적인 모양과 질감과 향 같은 것들이 손에 잡힐 듯 또렷해졌다. 그들이 낮동안 열심히 일해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밤의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내게 하는 것. 나는 그들이 모여서 듣는 내 이야기도 그런 것이 됐으면 싶었다. 그날의 낭독회 이후, 소설에 대한 나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산문보다는 소설을 더 많이 쓰게 됐다. 강연회보다는 막 지은 짧은 소설을 읽어주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낭독회를 더 자주 하게 됐다.
그런 낭독회에서 사람들에게 읽어주기 위해 쓴 소설들이 모여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됐다. (……) 낭독이 끝난 뒤에는 오신 분들께 이야기를 청했다. 어떤 일을 하시는지,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 이 낭독회에는 어떻게 오게 됐는지. 그러면 누군가 손을 들고, 다들 그 사람을 쳐다본다. 나도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 우리가 얼굴과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 바로 그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_「작가의 말」 중에서

……그리고, 김연수의 ‘다음’ 걸음

지난해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출간한 후, 김연수는 여러 번, 그사이 “바뀌어야 한다는 내적인 욕구”가 강하게 작동하는 동시에 “외적으로도 바뀔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언급한다. 신간 『너무나 많은 여름이』는 그 시기를 건넌 뒤 쓰여진 짧은 소설들로, 변화에 대한 내적인 욕구와 외적인 요구가 옮겨놓은, 김연수의 ‘그다음’ 첫걸음인 셈이다. 작가는 이 소설들을 여러 서점과 도서관에서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독자들에게 들려주었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작품들은 독자와 직접 만나면서 조금씩, 계속 바뀌었다. 2021년 10월 제주도에서 2023년 6월 창원까지, 그렇게 여러 도서관과 서점에서 이 소설들은 쓰여지고, 읽고, 듣고, 또 ‘다시’ 쓰여졌다.
모든 사물들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던 작가는 이제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들여다보고 그 안의 이야기들을 직접 듣고, 다시 쓴다. 이야기를 지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함께 나눈다. 끊임없이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던 소설 속 인물들은 이제 밖으로 걸어나와, 작가와 직접 대면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그전의 소설들과는 조금은 결이 다르게 읽힌다. 그렇게 이야기와 삶이 서로를 넘나들며 스며드는 과정을 함께 경험함으로써, 그렇게 태어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왜 어떤 삶은 이야기를 접한 뒤 새롭게 시작되는지, 그리고 이야기를 사랑하면 왜 삶에 충실해지는지, 저절로 알 수 있게 된다. (「너무나 많은 여름이」를 제외하고는) 짧게는 16매부터 길어도 50매가 채 안 되는 소설들은, 삶의 어느 한 장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삶 전체를 관통해 지나가며 우리를 멈칫, 하게 만든다. 지난날을 돌이키며 반성하거나, 미래를 부러 계획하고 다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무언가가 몸 전체로 불쑥 스며들어와 깨어나게 하는 듯하다. 그의 작품 속 소설가처럼, 무엇을 하기 위해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고, 그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다보면 “그후에 새롭게 펼쳐지는 세계를 목격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만으로”

글쓰기는 인식이며, 인식은 창조의 본질인 셈입니다. 그리고 창조는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에서만 나옵니다. 타인에게 이유 없이 다정할 때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지금까지의 삶의 플롯이 바뀝니다. 비록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았지만, 제 뒤에 오는 사람들은 지금 쓰러져 울고 있는 땅 아래에 자신이 모르는 가능성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 세계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만으로 말입니다.
_「젖지 않고 물에 들어가는 법」 중에서

“이전까지 소설가로서 정체성이 있긴 있었겠지만, 이제 좀 달라졌다. 쓰는 게 좋아서, 좀 잘 쓰고 싶어서 썼지만, 지금은 이야기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 좋은 이야기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모슬포의 작은 서점에서 열린 낭독회에 갔는데, 작업복을 입고 피곤하고 졸리는 표정의 독자들이 참석했더라. 그들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면서 마치 빵이나 밥 같은 것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 소설이 허기진 누군가한테 제공되는 정신적 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_김용출 기자, 세계일보, 2022년 11월 22일자 인터뷰에서

사실 작가에게는 언제나 이야기가 중요했고, 거대한 역사 속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역사/이야기가 더욱 중요했다. 작가 혹은 인물의 입을 통해 직접 발화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소설을 읽으며 독자들은 늘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저도 모르게 위로받곤 해왔다. 그의 소설은 여전히 우리에게 다른 누가 되라고 하지 않는다. 멋있는 사람이 되라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자신이 되라고, 더욱더 내가 되라고 한다. 다만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작가는 더욱 고민한다.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사는가, 어떤 이야기를 만드는가에 관심이 많다. (……)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현재의 상태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조금 더 좋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까, 그게 어렵다면 미래도 만들어내서, 상상을 해서, 더 좋은 방식으로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_김용출 기자, 세계일보, 2022년 11월 22일자 인터뷰에서

소설 속 인물이 직접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의 소설은 좀 더 다정해지고 친절해졌다. 그리고 그의 소설은 마치 당부하듯, 그렇게 우리를 위로한다.

우리는 저절로 아름답다. 뭔가 쓰려고 펜을 들었다가 그대로 멈추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 채, 다만 우리 앞에 펼쳐지는 세계를 바라볼 때, 지금 이 순간은 완벽하다. 이게 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세계라는 게 믿어지는가? 이것은 완벽한, 단 하나의 세계다. 이런 세계 속에서는 우리 역시 저절로 아름다워진다. 생각의 쓸모는 점점 줄어들고, 심장의 박동은 낱낱이 느껴지고, 오직 모를 뿐인데도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_「너무나 많은 여름이」 중에서

작가가 “오직 이유 없는 다정함만으로” 쓴 이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따뜻한 빵 한 조각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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