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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첫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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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이규리
    •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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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
쪽수 : 156p
크기 : 130*224mm
출간일 : 2020.12.10




“무슨 일이 있거나 어떤 마음이 들면 흰색을 기억해요” 
흰 것, 그것은 끝까지 간 것의 모습
최초로 목도한 흰빛처럼 찬란한 물음, 『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시인선 151번째 시집으로 이규리 시인의 네번째 시집을 펴낸다.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이후 6년 만이다. 말의 무력함을 경험하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삶의 순간이 있음을 인정하는 시들, 그 속에 배어 있는 쓸쓸함과 씁쓸한 웃음기를 기억하는 독자가 아직 많으리라. 묘한 감상에 휩싸이는 한 해의 끝자락, 첫눈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는 12월에 그 마음 담은 제목으로 새로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이규리 시인이 시적 순간을 모아 엮은 산문집 『시의 인기척』의 한 구절과 매우 닮았다. “눈을 보는 기분으로 살아간다면, 눈을 만질 때의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눈이 사라질 때의 고요함으로 죽을 수 있다면.” 투명한 것, 불가해한 것, 부질없는 것, 아름다운 것, 고요한 것, 쏟아지는 눈과 그것을 보고 만질 때의 우리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 『당신은 첫눈입니까』이다. 

상자들을 두고 그들은 떠났다 

아래층에 맡겨둔 봄을 
아래층에 맡겨둔 약속을
아래층에 맡겨둔 질문을
아래층에 맡겨둔 당신을
아래층이 모두 가지세요

그 상자를 나는 열지 않아요 

먼저 온 꽃의 슬픔과 허기를 재울 때 
고요히 찬 인연이 저물 때

생각해보면 가능이란 먼 것만은 아니었어요 
_「상자」 전문

시집의 서시에 놓인 「상자」 속 ‘상자’에는 봄과 약속, 질문과 당신이 담겨 있다. 꽃은 지고 인연은 저물었나니 나는 그 상자를 열지 않을 작정이다. 그렇게 “아득하다 아득하다 우물거리며/ 말문이 막히며/ 그렇게 처음이 되고 있”다보면, “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사람이던가” 나라는 존재도 희미해지고, “이건 꽃잎/ 이건 무한/ 모든 의미는 의미 없음으로 눈이 부시어 눈이 멀어”버리지 않을까.(「흰 감정-우유니 사막」) 그래, 그것으로 다인 걸까? 상자를 열지 않을 수는 있지만 잊는 일은 그만큼 쉬운 것이 아닌 듯하다. 보고 싶지 않은 것, 잊고 싶지 않은 것일수록 보지 않을 수 없고 잊히지 않는 것이 또 없는 터, 그 기억이 때로는 “살아 자주 역류했다/ 당신이/ 관념이/ 아름다움이”. 역행하는 시간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문과 문 사이에서 앞날을 흔들어보”는 이러한 방식은 안쪽과 바깥쪽의 위치를 뒤바꾸는 일종의 “역설의 방식”이라고 시인은 쓴다(「역류성 식도염」). 
시집에 수록된 61편 구석구석에 서로간의 접점이 없는 영역과 그사이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문장들이 박혀 있다. 옳음과 옳지 않음, 창밖과 창안, 사하라와 툰드라, 문틈의 안팎, 두 개의 문 등, 이 역시 ’역설의 방식’과 맥이 이어질 것이다. “아무도 듣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모르는 새」),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불가능/ 언제 어디서나 불가능한 가능”이어서, 그러나 이 두 세계는 “갈 수 없”기에 끝없이 서로 “가고 싶”(「겨울 꿈」)은 곳으로서 이규리 시 세계를 추동하는 동력이 된다.

수많은 이들을 존재의 파멸로 이끌었던 저 너머의 상자처럼, 나의 앞엔 당신이 늘 놓여 있을 것이다. 그러고는 문턱 너머에 있을 꿈같은 세계로 나를 계속 매혹할 것이다. 문제는 그 바깥에 무엇이 있을지 지금 이곳의 나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비록 손에 잡힐 듯 한없이 투명해 보일지언정 이곳에서 바라본 그 너머의 세계는 어떻게 뒤바뀔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자의 덮개를 열어젖히는 순간 이전 세계의 나를 표백할 낯선 빛이 무방비하게 쏟아져 내릴 것이라는 점에서, 그 미래에의 비가시성과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이다. 
_조대한 해설 「당신의 안과 밖」에서

시집 도처에서 만나는 겨울의 이미지, 흰색의 이미지, 그 백미는 표제시에 있다. 소멸하고 그러므로 부질없는 것은 눈빛이자 마음이자 첫눈일 것이다. 그 부질없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시인의 책무인 것처럼 시인은 쓴다. 

오래 참아서 뼈가 다 부서진 말 
누군가 어렵게 꺼낸다
끝까지 간 것의 모습은 희고 또 희다
종내 글썽이는 마음아 너는,

슬픔을 슬픔이라 할 수 없어 
어제를 먼 곳이라 할 수 없어
더구나 허무를 허무라 할 수 없어
첫눈이었고
_「당신은 첫눈입니까」 부분

“흩날리는 부질없음을 두고 누구는 첫눈이라 하고 누구는 첫눈 아니라며 다시 더듬어보는 허공”을 응시하고 기록하는 일에 대해. “오래 참아서 뼈가 다 부서진 말” 그것은 “끝까지 간 것”이므로 “희고 또 희다”. 닿자마자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뭉쳐 고이 방안에 두”는 사람이, 그 불가능한 축적과 그 이후 마주할 허공의 지반 위에서 실패하고, 무너지고, 떠나는 것들을 그러나 아름답게 기록하는 일에 대해. “겨울은 잘못이 없으니// 당신의 통점은 당신이 찾아라// 나는// 원인도 모르는 슬픔으로 격리되겠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옹호하겠습니다”(「그리고 겨울,」)라는 시인이 최초로 목도한 흰빛처럼 환하게 부서지는 시집을 내밀며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첫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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