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직전에 한번 자문해봐도 좋을 것이다 .
오늘의 쇼핑과 식사에서 내 자유의지는 몇 퍼센트였고
기계의 추천은 몇 퍼센트였는지 .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전혀 쓰지 않고 한
의사결정은 얼마나 되었는지 .
-책 속에서
AI 시대, 행복의 변화
변화하는 세상 속 소비의 행방을 그린 『물욕 없는 세계』, 격변기에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교양이란 무엇인지 탐구한 『앞으로의 교양』에 이어, 스가쓰케 마사노부의 시선이 향한 곳은 ‘AI 시대의 현재’다.
저자는 이를 살펴보기 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 러시아의 스콜코보, 중국의 선전深圳 등 AI 개발의 메카를 찾아가 그곳의 전문가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 그 증언과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AI 기술의 현재를 진단하고, 궁극적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AI 시대에 행복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AI 낙관론 vs. AI 비관론
저자에 따르면 AI를 보는 관점에 따라 사람들은 세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AI와의 공존을 바람직한 상태로 보는 AI 유토피언, 두 번째는 AI가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고 여기는 AI 디스토피언, 세 번째는 AI의 능력 향상에 의구심을 품는 AI 회의주의자.
저자가 만난 각국의 AI 연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거대한 시장과 정부의 적극적 투자로 급격한 기술 발전을 성취하고 있는 중국 선전,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위험 요소에도 불구, 수학, 과학 분야에 특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숙련된 AI 인재 풀을 갖춘 러시아 스콜코보, 명실상부 최첨단 기술 인재의 성지인 미국 실리콘밸리. 이곳들에는 어쩌면 신앙에 가까운 기술 맹신과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가 존재하는 반면, 기술로 인해 변화할 미래에 의구심과 불안을 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책에서는 기술 발전을 둘러싼 이 양극단의 관점을 모두 살피며 그 견해의 타당성을 따져보고, 우리 앞에 진정 어떤 미래가 열릴 것인지 추론해나간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기계의 시대
중국 선전
“우리는 AI의 진화를 낙관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똑똑한 사물을 만들어낸다는 건 훌륭한 공적이 될 테니까요. 아무래도 인간은 여러 제약에 둘러싸여 있거든요. 만일 우리의 머리 크기가 두 배가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게 AI의 흥분되는 지점이며, 따라서 AI의 진화를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홍콩과학기술대학 컴퓨터사이언스-엔지니어링 부문장 양치앙楊强
러시아 스콜코보
“알고리즘에 의해 실행되는 디지털 쌍둥이가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사람과의 교류를 기계가 대신할 수 있을지를요. 이것이 이용자 경험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미래가 다가올지도 몰라요.”
대통령실 산하 러시아 국가경제행정아카데미RANEPA# 부교수 옥사나 몰로즈
미국 실리콘밸리
“나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인간 대신에 일을 해주는 게 낫죠. 그렇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교육, 산업, 정부, 노조, 노동자의 새로운 협력이 필요합니다.”
싱귤래리티대학 CEO 롭 네일
저자가 만난 수많은 AI 전문가들은 AI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기대를 거는 만큼, 커다란 긍정을 가지고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 이런 낙관적 기대와는 별개로, AI 세상이 불러올 윤리의 문제와 그에 따른 법적 문제는 산재해 있었고, 이에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AI를 생각하는 일은 곧 인간을 생각하는 일”임을 깨닫고, ‘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마쓰바라는 AI의 창조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커다란 과제와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 과제는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지’명확하게 아는 것이다.
“결국 AI 연구는 하면 할수록 인간을 탐구하는 일이 됩니다. 또 이 분야에는 아직 알 수 없는 것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동물도 기계도 아닌 인간의 길
『동물과 기계에서 벗어나』라는 이 책의 제목에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권하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동물’도, AI를 무조건 신봉하고 거기에 의존하는 ‘기계’도 되지 말고 ‘인간의 길’을 찾아보자는 저자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앞으로 점점 동물화할 것인가. 혹은 생명에 근접하려 하는 기계와 점점 일체화할 것인가? 나는 무모하게도 그 어느 쪽과도 거리를 두는 자유의지를 믿어보려 한다. 자유의지야말로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저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