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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디 맥도날드
  • 14,500원
    • 저자
    • 한은형
    •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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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328p
크기 : 133*200mm
출간일 : 2022.03.30


나는 이 잘 읽히는 소설을 아끼는 사탕을 녹여 먹듯 천천히 읽어야 했다.
그녀가 못내 사랑스러워서. 그녀의 삶이 너무 애틋해서.
_백수린(소설가)

‘맥도날드 할머니’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뒤바꾸는
실제보다 더 사실적인 소설의 탄생

인간과 사회의 본모습을 날카롭게 간파하는 소설가 한은형의 두번째 장편소설 『레이디 맥도날드』가 출간되었다. 무모하고 비논리적이고 불완전한 것만이 갖는 아름다움을 돌출시킴으로써 “소리 없이 내부의 치명적 균열을 야기”(소설가 정이현)하는 단편들을 선보인 첫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출생의 비밀’과 ‘자살’이라는 화두를 오가며 “지극히 탐미적인 형식과 지극히 사색적인 내용”을 “화가의 문체와 철학자의 상상력”(문학평론가 정여울)으로 표현해낸 첫 장편소설 『거짓말』 이후 내놓는 반가운 신작이다.
『레이디 맥도날드』는 한은형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낸 유의미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한 실존 인물의 삶을 복원하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한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매일같이 트렌치코트를 차려입고 정동 맥도날드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던 노숙인으로, 2010년대 초 언론에서 그녀를 취재해 소개한 후 거센 반향이 일어난 바 있다. 부족한 생활비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방송국 PD에게 호텔에서 음식을 대접해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의 모습은 ‘허영심에 빠져 현실 파악을 못한 채 자존심만 세우는 여성 노숙자’ 그 자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실 그녀는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상을 아름답게 일궈나가고자 했던, 우리와 다르지 않은 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닐까? 한은형은 『레이디 맥도날드』에서 세간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방송 화면 속 맥도날드 할머니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누군가를 이해 가능한 인물로 재조명하는 이 작품은 소설이라는 장르만이 지닌 힘을 되짚어보게 하는 귀중한 팩션이다.

“나는 이왕이면 멋있고 아름다운 게 좋아요.
선생도 그렇지 않아요?”

어쩌면 당신의 미래가 될 수도 있었던
한 여성 노숙인의 마지막 일 년

『레이디 맥도날드』의 주인공은 맥도날드 할머니가 맞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그녀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작가는 기존의 방송 내용을 토대로 그녀의 사소한 발언과 행동까지 철저히 묘사하는 한편, 그녀의 삶에 개연성 있는 허구의 서사를 부여한다. 그 결과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맥도날드 할머니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김윤자’라는 인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김윤자는 길 위를 떠돌지만 노숙인의 전형에서 벗어나 있기에 눈에 띄는 가십거리가 된다. “길에서 자지도 않고 구걸하지도 않고 흐트러지지도 않는다. 동정을 바라지도 않고, 도움을 줘도 탐탁지 않아 한다.”(224쪽) ‘할머니’가 아니라 ‘레이디’로 불려야 마땅하다고 여겨질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고한 태도를 잃지 않는 그녀에게서는 고집을 뛰어넘은 강인한 정신력이 느껴진다. 소설은 그녀의 강인함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벤치에 앉아 죽었다. 그랬다. 길에 쓰러진 채로 죽은 게 아니었다. 칠십대의 여자 노인이 벤치에 앉아 죽었다는 뉴스를 전해들은 사람들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을 느꼈다.
(…)
잘은 몰라도 죽음에 동반된다고 들어왔던 증상들, 그러니까 경련, 광증, 공포, 환시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듯 그렇게 꼿꼿하게 앉아 죽을 수 있다니. 그건 그야말로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10~11쪽)

숨을 멈춘 후에도 쓰러지지 않고 기어이 꼿꼿이 앉아 있음으로써 ‘길거리에 누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한 이 죽음은 김윤자의 깔끔한 성정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후 김윤자가 생전에 교류했던 몇 사람에게 부고가 전해지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김윤자를 취재해 방송으로 알렸던 ‘신중호 PD’이다. 부고를 받은 신중호는 김윤자를 처음 만난 일 년 전 어느 날을 시작으로 김윤자와 함께했던 기억을 회상해나간다.

“나를 보고 있던 거는 맞죠? 나의 착각이 아닌 거죠? 혹시 마이 미스테이크?”
따지거나 하는 목소리가 아니다. 작은 목소리지만 발음이 또렷하고 음색이 젊다. 그런데 마이 미스테이크? 말을 특이하게 하는 분이다.
(…)
레이디는 팔짱을 낀 채 신중호를 노려보고 있다. 신중호는 이런 타입의 취재원은 겪은 적이 없었다.
“궁금해해서요.”
신중호가 한참 뜸을 들이다 이렇게 말한다.
“아니, 누가요? 나를요?”
그녀가 묻는다.
“사람들이요.”(60~62쪽)

소설은 김윤자와 신중호에게 번갈아 초점을 맞추며 김윤자가 사망하기 직전 일 년간의 삶을 되짚어나간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와 교회를 오가는 루틴을 유지하고, 전 직장이 위치한 서울 중구와 정동 일대를 맴돌며, 신문을 손에서 놓지 않고 때로는 일본 문화원에서 예술영화를 감상하는 그녀. 이러한 행적에서 드러나는 김윤자의 정체는 그녀의 말년을 이해할 열쇠가 된다. 그녀는 과거에는 더욱 귀했던 여성 인텔리이자 예민한 안목을 갖춘 미식가였던 것이다.
그래서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들여다보듯 현실감 있게 그려지는 김윤자의 움직임을 지켜보다보면 그녀의 기행이 나름의 이유를 지닌 행위로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계절을 막론하고 트렌치코트를 입고 다닌 것은 자신의 뛰어난 미감에 위배되지 않는 행색을 갖추려는 단정함으로, 영어 단어를 섞어가며 현학적인 어투를 구사한 것은 배움에 대한 긍지를 잃지 않고 언제든 새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호텔에서 분에 넘치는 식사를 하고 싶어한 것은 죽기 전 꼭 한번 마지막 만찬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랐던 애처로운 욕망으로 다시 읽힌다.
높은 이상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듯했던 삶이 무너져버린 후, 이 가여운 ‘레이디’는 하루를 살더라도 원하는 대로 ‘멋있고 아름답게’ 살고자 매 순간 가능한 최선의 선택을 내렸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 버티며 곧 예전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붙드는 것만이 그녀의 생존 방식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런 그녀가 세간의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타인의 추락을 즐기는 사회에서
한 명 한 명의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우아한 시선

소설에서 김윤자의 일상을 담은 방송은 신중호의 의도와 상관없이 ‘불행 포르노’로 소비되고 만다. 소설 밖 현실에서도 한 인물이 약자의 지위를 갖게 되는 서사, 특히 여성의 삶이 걷잡을 수 없는 불행에 말려드는 이야기는 때때로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을 자극하며 주목받아왔다. 이처럼 개인의 삶이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현실에 한은형은 나직이 경종을 울린다.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감정을 배제한 건조한 문장으로 맥도날드 할머니가 간직했을 법한 감춰진 이야기를 상상해 풀어놓는다. 그 결과 “이 소설 속에서 ‘맥 레이디’는 조소나 동정의 대상으로 납작해지는 대신 한 송이의 백합처럼 향기롭게 피어난다”(소설가 백수린).
맥도날드 할머니의 말년은 기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 세대가 한 번쯤 예감해보았을 미래이기도 할 것이다. 저축을 착실히 해나갈 희망을 가질 수 없고, 젊음을 전부 쏟아부어도 머물 집을 소유할 수 없고, 가정을 이루지 않으면 안정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감의 끝에 맥도날드 할머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 있다. 한은형은 우리보다 앞서 이 불안을 묵묵히 견뎌나간 김윤자의 의연하고 독립적인 삶의 태도를 조명하며,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에 충실함으로써 경제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풍요로움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레이디 맥도날드』는 다수로부터 별종으로 여겨지던 존재들을 더욱 세심히 들여다보게 해줄 뿐 아니라, 각각의 삶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는 귀한 시각을 보여주는 뜻깊은 작품이다. 개개인의 삶의 궤적은 타인이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는 사유들로 그려진 결과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소소한 풍요로움을 누리고자 했던 한 인물의 밝고 따뜻한 웃음을 소설 속에 되살려놓는다. 아름답지 않은 삶은 없다는 이 소설의 메시지만큼 인간에게 적실한 위로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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