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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것은 영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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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정지돈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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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212p
크기 : 120*188mm
출간일 : 2020.12.17




“이 소설은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증언이다” 

어제를 보여주는 미래의 책 또는 오늘을 사유하는 어제의 책 
인용과 질문과 농담과 아이러니로 연결되는
정지돈이라는 소설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작가 정지돈의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가 출간되었다. 다양한 장르를 끌어들여 소설의 지평을 확장시켜온 정지돈은 첫 책 『내가 싸우듯이』부터 최근작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흡수한 텍스트에서 사실을 차용해 새로운 글로 탄생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는 한때 미국 스파이로 오인 받던 공산주의자 현앨리스의 아들인 실존 인물 ‘정웰링턴’의 삶을 주축으로 삼는다. 정지돈은 건조한 정보에 풍부한 허구를 뒤섞고 필연과 우연, 회의와 믿음을 오가는 진지한 담론에 실없는 농담을 교차시키면서 정웰링턴과 그 시대 사람들에게 지면을 내어준다. 흩어져 있던 이미지, 자료와 텍스트가 정지돈을 경유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인용과 질문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이 지적인 책을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통해 생각”하며 보내진 편지? 정지돈이 큐레이팅한 전방위 네트워크? 작가는 아마도 특유의 방식대로 응수할 것 같다. 제 소설 “전체를 통칭할 수 있는 말은 없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니콜라 레). 무엇이라 부르든, 지나간 세기의 기록이 어떻게 오늘 우리의 현실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모색하는 그의 접근 방식에 동참해보기에 적절한 연말이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속 겪어본 적 없는 그리운 세계를 방 안에서 경험해보기 바란다.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 “허튼소리를 퍼뜨리는 사람” 혹은 “무의미한 것에 박식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토마스 모어가 이 안내자의 설명과 함께 독자를 데려간 곳이 바로 「유토피아」였다. 무의미의 감각과 유토피아의 감각을 결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좀더 많아져야 한다. 내가 늘 신기해하고 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인간이란 자기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들에조차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나는 그 능력이 인간다움을 측량하는 중요한 척도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싶다. 김수환(한국외대 교수, 러시아 문학 연구자) 

Q. 소설에 어떤 신념을 담으려 하나요? 
A. 복잡성. 오해의 여지가 많은 이야기가 좋습니다.
사실 우리의 삶이 전부 복잡하잖아요.
소설도 삶처럼 레이어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 B,『JOBS잡스: NOVELIST소설가』 인터뷰에서

“나는 언제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사람에게 매혹당했다” 
정웰링턴에 대해 알려진 기록은 적다. 독립운동가이자 공산주의자인 현앨리스의 아들. 1927년 10월 하와이에서 태어나 자랐다. 1945년 외항선을 타는 선원이 되었다. 1947년 UCLA 의예과에서 잠시 수학했다. 1948년 프랑스, 독일을 거쳐 체코의 헤프에 도착했다. 이듬해 프라하 찰스대학교 의대에 입학했다. 1955년 의사가 되었다. 1958년 소비에트 출신의 체코 여성 안나 솔티소바와 결혼해 딸 타비타를 낳았다. 그해 10월 정웰링턴은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고 체코 시민권을 요청했다. 1959년 4월 귀화했다. 1962년 11월 헤프 시립병원 중앙연구소 소장으로 임명됐다. 1963년 11월 병원 해부실에서 독극물을 삼키고 자살했다. 그는 하와이 이민 1세대 집안의 자식으로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동양인이었고 자주 인종적 편견을 겪었다. 북한으로 가길 바란 공산주의자였지만 북한은 미국 시민인 그를 배척했다. 그의 어머니는 북한에서 미국 스파이로 몰려 처형당했다. 체코 비밀경찰의 협력자로 활동했으나 체코 경찰은 그가 공산주의자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정웰링턴은 미국, 북한, 체코 어디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는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선형적인 삶은 큰 의미가 없다. 약술된 정웰링턴의 궤적 가운데 이 소설에서 주로 다뤄지는 부분은 헤프에서 시작해 헤프에서 끝난 체코 생활이다. 정지돈은 빈약한 사실 사이를 추측과 상상으로 채우고 타임테이블을 뒤섞으면서 정웰링턴을 통해 생각한다. “시간은 기억 속에서 거리를 상실했고 종이를 반으로 접어 펜으로 구멍을 뚫은 것처럼 의식의 지평 위에 14년 전과 14년 후가 겹쳐졌다.” 체코에서의 마지막 시기와 처음 도착했을 때가 교차 편집되면서 정웰링턴의 기억과 생각은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나 작가가 바깥에서 끌어온 텍스트들과 함께 쏟아져 내린다. 정웰링턴이 역사의 희생자, 시대의 열외자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정지돈이 소설에서 시도하는 것은 그를(또한 그들을) 위로하거나 숨겨진 진실을 밝히거나 카타르시스를 자아내는 일이 아니다. 작가가 생각한 정웰링턴은 실제와는 다른 세계에 있다. 그러나 역사에 희미한 족적만을 남긴 존재가 이어가는 소설적 현실은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상하게 슬프고 웃긴데 신기하게도 따뜻하다. 이것이 추천사에서 학자 김수환이 이야기한 ‘인간다움’일 수도 있겠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사람들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부정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유능함이 자신을 증명하는 종류의 능력이라면 불능은 세계를 증명하는 능력이다.” 시대와 세계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불능자’ 정웰링턴의 딜레마를 따라가며 정지돈의 소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윌리와 안나, 이지는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하고 대화를 나눌 자유가 있다. 실제 삶에서 시간이 그들을 속박했기에 소설에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문학에는 문학의 룰이 있고 시간은 언제나 우리를 제어한다. 나는 항상성과 돌연변이가 우연과 필연에 대한 논의를 거쳐 역사에 닿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 텍스트는 나보다 먼저 생각하므로 정웰링턴의 죽음 이전에 겹쳐진 픽션의 레이어를 따라 드러난 형상을 보고 싶었다. 이곳에서 정웰링턴은 죽지 않을 것이기에 생각 역시 끝나지 않을 것이다. (p. 158) 

과거에 좋아했던 이 책을 지금도 좋아하는 이유는 […] 그러한 말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말이 나왔던 세계에 감응하기 때문이다. 거창하고 확신에 찬 말, 우울하고 울분에 찬 말, 자조적이고 냉소적이고 아름답고 비참한 말. 모든 시대는 모든 시대를 꿈꾸게 한다. 이러한 종류의 꿈은 서로 다른 맥락과 선으로 얽혀서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보다 선들의 흔적을 쫓아가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영화와 시』에서

“모든 시대는 모든 시대를 꿈꾸게 한다” 
이 소설의 제목은 알렉세이 유르착의 문화연구서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에서 차용한 것이겠다. “우리 시대가 기억하는 가장 가까운 ‘종말’의 체험”인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 붕괴 즈음의 사람들이 살아간 방식을 새롭게 조명해낸, “‘후기’ 사회주의 소비에트의 일상적 삶이 근대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만들어내는 기이한 공명”(김수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오늘날 우리 삶과의 “기이한 공명”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두 책의 공통점이다. 소설 후반부 「미래를 전망함」부터 관찰자이자 서술자인 ‘나’가 전면에 등장한다. 나와 ‘젊은 맑시스트’는 정웰링턴이 체코에서의 삶을 시작하고 마쳤던 도시인 헤프에 가 그의 흔적을 찾는다. 그곳에서 산책하고 대화하고 관찰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기록하는 동안 둘은 정웰링턴을 알고 있다는 사람을 우연히/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소설의 일부인 동시에 일종의 작가 노트이기도 한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정지돈은 과거 애호와 그것의 전시를 넘어 현실과의 연계를 좀더 실천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또한 정지돈이 참고한 다양한 텍스트 중 ‘편지’에 주목해본다. 작가가 인용한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말처럼 편지는 검열자가 있던 시기 ‘말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골몰한 흔적이고, “편지를 쓴다는 것은 미래로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다”. “편지를 쓰는 동안, 우리는 그 자리에 없을 뿐 아니라,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 모르는 사람과 현재 시제로 대화를 나누다가, 나중에야 서로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역사의 어느 지점에서 정웰링턴과 마주”쳤을 그의 동시대인들은 부단히 편지를 주고받는다. “자기 시대의 사건들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창하고 진지한 발언부터 “내 사는 곳이 제일 춥구나”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우리는 과거에 보내진 편지를 그들의 미래이자 우리의 현재인 오늘 별다른 거리감 없이 읽으면서 과거-현재-미래의 뒤섞임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다. 어쩌면 정지돈의 소설을 읽는 경험도 이와 비슷한 일이 아닐까.

* 표지 사진은 폴란드에서 태어나 노르웨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일 사진작가 Damian Heinisch의 작업이다. 1945년 그의 할아버지는 우크라이나로 이송되던 중 실종되었고 1978년 그의 아버지는 가족을 이끌고 독일로 내쫓기듯 이민을 갔다. Damian Heinisch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겪은 일종의 강제 이주 겸 기차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우크라이나에서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기차로 유럽을 횡단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는 이 기차 프로젝트the Train Project를 사진집 『45』로 출간했고, 이 사진집은 소설가 이상우를 통해 정지돈에게 전달되었다. 표지에 사용된 두 사진은 사진집에 미수록된 작업이다. 시점도 장소도 불분명해 보이는 사진들의 제목은 도시 간 거리를 의미하지만 기준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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