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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이나헌
    • 출판사
    • 시간의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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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
쪽수 : 128p
크기 : 105*175mm
출간일 : 2023.01.23


뜨겁고 차가운 시선,
그 시선에 붙들린 사물과 일상들

시간의흐름 시인선의 세 번째 책 이나헌의『성격소품』이 출간되었다. 시인, 소설가, 미술가, 사진가 등 다양한 필진이 참여하는 시간의흐름 시인선은 세 번째 필진으로 미술가 이나헌이 오랫동안 작업해온 54편의 시를 묶었다. 다소 어두운 색채, 겹쳐지길 반복하며 명확해지는 형태, 익숙하고 낯선 정서가 뒤섞인 그의 시편들은 다양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성격소품』을 읽다 보면 이미 알고 있던 사물과 잇대어진 낯선 발음들을 발견하게 된다. 낯설다는 감각이 하나의 새로운 원근감이나 주기의 차이에 따라 주어지는 것처럼, 그의 시를 통해 만나는 낯섦 혹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를 만나는 기시감은 우리가 사는 시간 속에서 익히 경험하는 것들이다.

풍경 속에 서려 있는, 불안을 매만지는 시
가슴속에 단호하게 집어넣는 문장

자작나무의 수피가 가장 엷어지는 곳까지
저녁의 내면이라면 너는 너를 끝까지 등한시한다
_「성격소품」 중

『성격소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빛이 저문 후 풍경에 서 있는 사람들이거나 모두가 잠든 시간에 깨어나는 망령들의 움직임 같다. 그들에게 세상의 질서는 망망대해에 깃대를 올리고 가는 연약한 선체에 불과하다. 각각의 시들은 ‘성격소품’이라는 단아하지만 강한 면모를 보이는 제목처럼 견고한 틀 속 풍경 이야기이다. 그러나 틀 안에 잠긴 풍경은, 독자들이 짐작할 수 있는 것을 뛰어넘어 펼쳐진다. 배제를 모르는 시인은 등장한 줄 모르고 사라진 존재들의 그림자마저도 일으켜 세우려 한다. 그것이 비록 실패로 돌아갈지라도. 아니, 실패가 필연인 시도를 거듭할지라도. 완전하지 못한 성격의 소품들을 혹은 성품을 과연 독자들은 어떻게 볼 것인가. 각각 보이는 시편들을 하나로 특정할 수 없으나 구석구석 들여다보며 발견하는 꼼꼼한 시선을,『성격소품』의 첫 시를 읽는 순간 당신은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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