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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모든 ㅂ들을 위하여
  • 13,800원
    • 저자
    • 엄태주(지은이)
      황미옥(그림)
    • 출판사
    • 엣눈북스(atnoo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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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에세이
쪽수 : 368p
크기 : 120*225mm
출간일 : 2018.05.18

점퍼 상품상세 이미지-S1L3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과 타인이 보기 좋은 삶 사이에서 갈등하며 아직은 방황 중인 태주.
그녀는 평소 ‘죽음학회’를 들으러 미네소타까지 날아갈 정도로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까운 친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그 충격으로 사직서를 내고 훌쩍 길을 떠난다.
그녀는 유럽 여행길에서 독일의 나치 수용소와
그와 연계된 죽음의 장소들을 둘러보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ㅂ이다.

바보 같고, 불량한 이 삶을 어떻게 해야 할까.
툭하면 슬퍼지는 깊은 병을,
어느 순간 불현듯 찾아오는 불안을,
탕진하고 탕진해도 차오르는 긴-긴 밤을,
대체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날마다 괴로운

나는 ㅂ이다.

뭔가, 지니면 좋을 것들에는 하나 관심 없고 없으면 좋을 것들을 잔뜩 부리고 사는 기분이다.
나는 여전히 멍청한 이상주의자, 현실감각 제로인 바보 병신이 틀림없다.
그래도 현실감각 없이 바보인 채로 살 때가 더 행복한 것 같은 느낌은 나만의 착각일까.

이 글은 자신을 ㅂ이라 여기는 모든 이를 위한
짧은 기록이다.

모든 것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취미 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꿈을 꾸고.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다 짐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마다 이 ‘과제’들을 충실히 실행하고 난 뒤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때때로 지리멸렬하게 느껴지는 일상의 목적은 무엇일까.’
작가는 늘 그런 뜬구름 같은 고민들을 진지하게 파고든다.
고민한다고 해서 뚜렷한 답이 있는 것도,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어느 날, 그녀는 소중한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게 된다.
그 후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지던 모든 것을 내려 두고 훌쩍 여행을 떠난다.
여기까지는 흔한 로드무비의 서두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영화처럼 여행길에서 만나는 설레는 로맨스도,
짜릿한 스릴도, 통찰력 있는 깨달음도 없다.
그저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 지리한 일상이 오도카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의 여행길을 함께하는 동안 깨닫게 된다.
스스로를 바보, 병신이라 부르는 작가 자신처럼 세상의 모든 나약하고 아둔한 존재들,
즉 세상의 모든 ‘ㅂ’들은 각자의 삶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이 책은 그 고단한 전장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ㅂ’ 들을 위한 송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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