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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 연예인 이보나
  • 13,000원
    • 저자
    • 한정현
    • 출판사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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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356p
크기 : 115*205mm
출간일 : 2020.07.03


 "배운 사람들은 남자랑 여자가 사랑하는 게, 아이를 낳고 국가가 정한 법을 벗어나지 않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지만 안나 너는 알지? 이 수성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도, 이 우정도 사랑이라는 것을"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잡지며 신문이며 모든 곳에서 저주처럼 그런 글들이 쏟아졌다. 변태성욕자. 서로 사랑을 나누는 여성과 남성을, 남성의 옷을 입은 여성을, 여성의 옷을 입은 남성을 변태성욕자라고 했다. 아내의 몸에 칼로 문신을 새기고 머리채를 잡아 기찻길로 미는 남성들에게나 붙는 말, 여자를 던져 죽이지 않고서느 남성들은 절대 들을 일 없는 그 말은 그러나 안나와 경준과 수성과 같은 사람들에겐 너무나 자주 달라붙었다. 그 말엔 힘이 있는 것 같아 보였지만 그건 그저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라고 보는, '대서양 저편에 무언가가 있는 줄도 모르는 이들'이나 하는 말일 뿐이었다. 

(…)

 "이름을 기억할 것."
 입김이 사라지기 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경준이 안나의 얼굴 위로 다시 한번 입김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번엔 조금은 단단한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낙관할 것." (274-276쪽)


“그이도 너도 모두 강한 사람들이야.”

흑백사진에 색을 입히고 
오래된 이야기에 주석을 달고
사라진 이름을 부르며
다시 쓰는 사랑의 역사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첫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한정현의 첫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가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들은 전작인 『줄리아나 도쿄』에서 보여 준 탐구적 태도, 윤리적 질문을 이어받는다. 느슨한 연작의 형태로 읽어도 무리가 없을 8편의 소설들은 팔을 걸어 짜는 스크럼처럼, 다른 무늬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퀼트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슬픔을 대물림받고 강한 마음을 지키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말하고 스치고 흩어진다. 홀로 생생한 동시에 함께 풍성해진다. 『소녀 연예인 이보나』는 색색의 천이 나부끼는 무대 같다. 작가는 이상하다고 불린 사람들, 이상하다는 이유로 역사 속에서 지워졌던 이들의 손을 끌어당겨 제 옷을 입히고 제 역할을 주어 무대 위에 세운다. 그리하여 조명이 비추는 곳은 이제껏 우리가 보지 못한 새로운 과거, 내내 있었지만 이제야 실루엣을 드러낸 주인공들이다.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서와 그 밖의 무수한 화살표를 지닌 정체성과 사랑 들. 

■이름을 밝히며 쓰여지는 역사 
『소녀 연예인 이보나』 속 인물들의 이름은 작품을 건너다니며 등장한다. 어떤 이름들은 서로 알맞게 끼워지는 퍼즐조각 같지만, 어떤 이름들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을 뿐 결국 들어맞지 않는다. 이를테면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 속 남장 소설가 ‘경준’의 본명은 ‘경아’. 이 이름은 「조만간 다시 태어날 작정이라면」의 등장인물 ‘경아’와 같다. 또한 「소녀 연예인 이보나」에서 ‘주희’가 극단 동지이자 잊을 수 없는 한 사람 ‘이 씨’에게 주고 싶었다던 이름 ‘이보나’는 「오늘의 일기예보」의 주인공 ‘나’의 이름이 된다.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과 「소녀 연예인 이보나」의 시간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이며, 「조만간 다시 태어날 작정이라면」과 「오늘의 일기예보」의 시간은 2019년의 어느 날로 반세기가 넘게 차이가 난다. 마치 전생과 현생 같다. 작가는 이름과 함께 운명을 겹쳐놓는다. 여성의 이름, 소수자의 이름. 받은 이름과 스스로에게 지어 주는 이름. 그리고 그것은 전생과 현생을 잇는 긴 시간 동안 이어지는 끝나지 않는 질문이 된다. 우리는 우리로서 살아갈 수 있는가? 질문은 또다시, 대답이 된다. 한 이름의 생애가 끝나면 같은 이름의 다른 생애가 다시 시작되듯이. 이름이 사라지지 않음으로써.

■삶을 증명하기 위해 펼쳐지는 지도 
한정현의 소설에는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들은 자신이 알고자 하는 이야기, 만나고자 하는 사람, 살고 싶은 삶을 향해 배에, 비행기에 오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들은 ‘연구’의 목적을 지닌 채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이들이다. 국가폭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이태원의 이모들을 인터뷰하는 ‘메리’(「생물학적 제인」), 연인인 사츠케의 발표를 들으러 도쿄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했다가 자신의 논문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 ‘경아’(「과학 하는 마음」), 빗물을 연구하기 위해 오키나와의 연구소로 가는 ‘나’(「대만호텔」). 이들의 목적은 현재 자신의 연구 주제이지만, 그 한 겹 아래에는 언제나 삶이 있다. 한정현이 내세우는 ‘연구자 화자’는 수많은 참고문헌을 토대로, 혹은 그 사이를 비껴가며 퀴어와 여성의 역사를 완성한다. 그들은 서로의 주석이 되며, 그들의 존재가 전설이 아니라 정설임을 일깨운다. 논문을 통해 자신의 가설을 밝히려는 행위, 다큐멘터리를 통해 역사의 한 장면을 남기려는 과정은 실은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정체성을 똑바로 기입하고 삶을 기록하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서울을, 도쿄를, 뉴욕을 누볐던 ‘모던 걸’처럼, 그 동선은 쉽게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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