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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킨스카이
  • 13,000원
    • 저자
    • 성다영
    • 출판사
    • 봄날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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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
쪽수 : 248p
크기 : 102*205mm
출간일 : 2022.07.30


시인은 자신을 분류하고 규정하고 전유하고 지배하려는 언어와 불화하며, 그 “사이”에서 시를 씁니다. 성다영의 시는 바로 그러한 간극에서 생성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시”인 동시에, “나는 내가 쓰는 시보다 가치 있다”는 문장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시인은 시를 물화하기를 거부하고 시로도 환원될 수 없는 삶의 편에 서서 거듭 시를 쓰고자 합니다.

*
여러분은 이 시집을 펼쳐 넘겨보는 동안,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으실 것입니다. 보통의 시집보다 훨씬 큰 글씨의 시들이 전체의 절반쯤을 차지하고 있고, 그리고 뒤쪽 절반쯤은 작은 글씨의 시들이 자리하고 있어서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많은 시가 다시 한번 수록돼 있는 듯합니다. 혹시 제목만 같은 다른 시일까요? 아닐까요?
그동안, 누군가에게 작은 글씨 버전(보통의 표준적인 크기의 글씨)은 읽는 데 불편함을 주는 실재하는 장벽으로 작용해왔습니다. 이 시집은 차라리 장벽의 존재 자체를, (그리고 그 장벽을 마주할) 서로 다른 몸들의 차이를 상기시킵니다.
이 시집은 더 많은 사람, 어쩌면 물리적인 장벽 탓에 독자이기 어려웠던, 시독자이기 어려웠던 사람에게 손 내밀고, 목소리를 들려주고, 생각을 나누자 청하는, 조금은 낯설지만 따뜻하고 겸손하고 성찰적인 시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시집의 제목‘스킨스카이’에 대하여
책등에 새겨진 낯설고 독특한 제목 ‘스킨스카이’에 대해,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늘을 보거나 하늘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거의 언제나 저 너머-천국이나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됩니다. 물론 하늘 너머에는 다른 행성과 별들이 있지요. 사람들은 무언가를 보면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가끔 이 세계가 아주 얇은 천에 인쇄된 이미지처럼 보입니다. 찢어질 것처럼 약하고 깊이 없이 희미한 피부처럼요. 세계는 견고한 벽처럼 보이지만 가끔 바람이 불어 그 세계가 시폰 커튼처럼 흔들리는 것을 봅니다. 세계의 살갗. 이 시집에서 그러한 풍경을 발견하고 커튼 너머가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기를, 아직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집의 제목을 ‘스킨스카이’로 정하였습니다.”

*
첫 시 「잔디활착」과 마지막 시 「사랑의 에피파니」에 대하여
시인들은 보통 시집의 맨 처음 시와 맨 마지막 시에 가장 애정이 있고, 그만큼 많은 고심을 한다고 합니다. 성다영 시인도 마찬가지였고요. 시인은 말합니다. “「잔디활착」은 실 하나의 무게처럼 가볍고 산뜻한, 그리고 투명하고 연약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제 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여 처음으로 배치하였어요. 마지막 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랑에 관한 시인데요, 저는 이 시집이 사랑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침내 하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죠.”

「잔디활착」

겨울에 걷는다
잎과 열매가 모두 떨어졌다 나무가 가볍다
사람들이 외로워 보인다
사람이 나무에 전구를 휘감는다
나무가 무거워 보인다
무엇도 너를 유혹하지 않는다
밤이 움직이지 않는다
잔디활착
잔디가 웃는다

「사랑의 에피파니」

이것은 물의 비유가 아니다

사람들이 진짜를 말할 때 나는 가짜가 떠오른다 가짜를 말할 땐? 잠깐 눈물 좀 닦을게 물? 너는 당황한다 아니야 이것은 물의 비유가 아니야
너는 마스크를 쓰고 말하지 신은 사람을 아주 작은 먼지로 만들었대 처음엔 바다밖에 없었고 바다? 아니야 이건 물의 비유가 아니야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어렵네
습기로 가득한 여름
도시는 온통 늘어지는 초록으로 가득해
나를­잡지­마­나를­잡지­마
이­세계의­폭력­속으로­뛰어들­거야

사랑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네
나는 사랑으로부터 멀어지네
사랑은 낮에 이어지네
사람들이­상상하는­사랑­사랑을­사랑으로­만드는­슬픈­결말­반대­엇갈림­불치­나에게는­환상없음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워요
그러니 즐기세요
연주자가 마지막으로 인사하며 말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
나는 잠깐 사라질게
아름다운 순간
영혼의 반대말은 시체다
헤어지기 아쉬운 사람들
어쩔 수 없는 거야?
길에서 서로의 손을 만진다
태어남
이 이미지에는 환상이 없다

사람들은 나를 모른다
한 번도 보여준 적 없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말하지
사랑해

*
성다영의 시에 대하여
성다영 시의 문장들은 대체로 군더더기가 없고 단순합니다. 시인은 이 단순한 문장들을 통해 관찰하는 자의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한 채 어떤 사물이나 풍경, 사태를 이미지화합니다.
성다영의 시에서 주로 포착되는 장면이 무언가가 흐르거나 떠오르거나 움직이고 있는 장면이라는 사실은 성다영의 시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언어와 사물을 고정시켜놓은 그 누빔점이 느슨해지는 순간에 누수되고 흘러내리는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성다영의 시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 간극으로 인해 비로소 열어젖혀지는 대상의 낯선 모습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순간이 그려진다는 데 있습니다.
이처럼 언어와 세계가 틈을 벌리는 그 ‘사이’가 바로 시가 시작되는 순간인바, 성다영 시에서 이러한 틈과 균열의 감각이 이 세계에 자명하다고 여겨져온 것들을 회의하는 시도로 확장된다는 사실입니다.
성다영의 시에서 우연성은 서로 이질적인 것들을 마주치게 하고 연결하는 형식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이러한 우연성은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원리로도 작용합니다.
“여기 되게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래 제발 내 것을 먹어줘 나는 멈춘다 사오 년 돈 모으면 여기 살 수 있겠지 멈춘다 왜 너는 그런다고 바뀌지도 않을 일만 골라서 하니 나는 계속 한다”는 문장에 이어, “아무도 강간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돌연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돌연하고 낯설게 읽힙니다. 그런데 이 문장이 낯설게 읽히는 이유는 이 문장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외부, 곧 그 배치에서 찾아야 하는데요, 말하자면 이 문장이 제시될 만한 어떤 개연적인 맥락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이 문장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나아가 이 시에서 이러한 우연적인 연결은 비로소 이 문장의 의미에 주목하게 만듭니다.
― 김보영의 「해설」에서

*
표지그림 「스킨스카이」에 대하여(「스킨스카이」, Mixed Media, 205×440mm, 2022)
시집 전체를 감싸고 있는 표지그림 「스킨스카이」에 대해, 그림작가 이소루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가 지나간 뒤 풍경입니다. 젖은 들판에는 물이 고여 있고 물 위에는 풍경이 흐릅니다. 풍경 안에는 시간이 흐르고 그것을 따라 흐르는 나무들 구름들 하늘들이 흔들립니다. 형태를 잃으며. 투명하게 뒤섞이며. 물이면서 하늘이고. 하늘이면서 물인 어떤 형상으로. 그 무엇으로. 저 멀리 남겨진 비가 잠시 조용히 머무르고 있습니다. 끝남 뒤에도 남겨진 것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기다림과 유예 사이에서. 응답 없음과 영원 사이에서.”

*
좋은 시에 대하여
이 시집에서 가장 낯설 시일 「좋은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 읽어 주셨으면 한다는 청 드립니다. 무척 길고 자세한 이야기를 더해야 하는 시인데, 여러 이유로 최종적으로 지금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남아 있는 글자만이 아니라 지워지고 가려진 검은 흔적들에도 주목해주시기를요! ‘좋은’ 시는 미적 가치만이 아니라, 윤리적 정치적 가치를 지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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