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마음에 담아 둔 감정들,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진 뭐라고 이름 붙일 수 없는 일들을 글로 표현하는 일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 (128쪽)
7년 정도 블로그에 일상을 담은 글을 올려 왔습니다.
한 주 혹은 한 달이 되면 그 시간을 돌아보며 다녀온 곳, 읽은 책, 먹었던 음식이나 고민거리, 생각을 써 내려가던 곳이었지요.
참 애지중지하던 공간이었는데, 날카롭게 저와 주변을 비방하는 악플을 경험하고서
잔뜩 겁에 질려 블로그와 모든 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그동안 계속해서 저는 쓰고 싶다는 욕구를 느껴왔습니다.
예전처럼 나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해서 타인에게 응원을 받고 싶기도, 제 소식을 세상에 알리고 싶기도 했지요.
쓰기에 대한 갈증은 늘 있었지만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은 '또 공격받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앞에 매번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렇게 쓰고 싶은 마음을 계속 회피했어요.
많고 많은 신간 중에 이 책을 덥석 집어든 이유도 부제인 '나를 지키는 글쓰기' 와 같은 문장에 제 마음이 한없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두렵다는 이유로 한동안 쓰기를 멈추었던 저에게 이 책을 선물했어요.
뭔가에 홀린 듯 매일 밤을 새우며 '진짜 내 글'을 신나게 쓰던 그 시간만큼은 다시 맛본 적이 없다. (20쪽)
심심한 듯 써 내려가다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있던 그때 그 즐거움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구독자가 많지 않아도, 몇 안 되는 분들이 글이 좋다고 공감해 주시거나
저로 인해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용기 내어 해주실 때면 글쓰기의 즐거움이 배가 되기도 했지요.
책을 읽는 동안 일상에 생기를 더해주던 그때의 기쁨이 떠올랐습니다.
쓰는 일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은 내 안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에게서 나올 글을 믿어야 한다. (7쪽)
글을 쓰지 않았던 시기에 의외로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그냥 소소한 취미 정도로만 여겼던 글쓰기가 실은 저에게 꼭 필요한 것임을요.
글을 쓰지 않으면 머릿속이 엉킨 실타래처럼 정신 없어진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리고 제 일기에 공감해 주시고 응원을 보내준 누군가로 인해 힘낼 수 있었다는 것을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저를 위로해 주고 응원해 주었던 이들에게 다시금 발신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여전히 두렵지만 그래도 써 보자고 작가님이 말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두려움은 여전하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아 아주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제 마음이 전해지기를.
쓰면서 위로받고, 읽으면서 위로받을 수 있을 테니까.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굳게 믿고 또 그만큼 나를 믿으며 꾸준히 쓰고 싶다. (236쪽)
- 사적인서점 이예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