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컬쳐 매거진, Contemporary mook, 《an usual》
《an usual》은 밀레니얼에게 집중합니다. 밀레니얼이 누구냐고요?《an usual》이 말하는 밀레니얼은 1999년에서 2000년으로, 20세기를 통과해 21세기로 넘어온 사람들입니다.
카세트테이프와 CD, mp3와 아이팟을 모두 기억하는 사람들. 플립폰과 폴더폰, 터치폰을 거쳐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사람들. 네이버와 다음 이전에 야후와 라이코스, 엠파스를 기억하고, 카카오톡 프로필을 만들기 전에 통화 연결음과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고심하며 골랐던 사람들.
그 사람들을 위해, 그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흥미로워할 주제에서 가지를 뻗어 인터뷰, 소설, 시, 에세이, 리뷰를 모아 매거진을 만듭니다. 어렵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가 가장 특별합니다.
짧고, 예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an usual》은 하나의 펼침 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냅니다. 짧은 글만이 줄 수 있는 탁월함, 시원함, 간결함은 우리의 오랜 연구 주제입니다. 그리고 글 옆에는 짝꿍처럼 이미지를 더합니다.《an usual》은 이야기가 그려 낸 색채와 이미지에 담긴 이야기를 뽑아 냅니다. 읽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합니다.
《an usual》4호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빅픽처/ 큰 그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보신 적 있나요? 현실에서 무언가를 꿈꾸기도,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 우리에게 '빅픽처'는 어딘가 아이러니한 말입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손바닥만 한 캔버스도 채울 여유가 없는 우리들에게 빅픽처란 '퇴근길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 야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린다' 정도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인생이라는 캔버스에 어떻게든 자신만의 작품을 남기기 위한 '빅 픽처'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내 보고자 했습니다.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각양각색 36명의 저자들
- 독립출판계의 스타부터 한국 문단을 이끄는 기수들까지, 우주의 기원에 대한 고찰을 담은 천체학자의 글부터 카디건 입지 말고 어깨에 양보하라는 코디법을 제시하는 톱 스타일리스트의 글까지, 모든 장르를 총망라한 종합 선물 세트를 받아 보세요.
- 지금까지 이런 공무원은 없었다, 이 사람은 공무원인가 유튜버인가? 관공서 SNS 페이지의 새로운 획을 그은 충주시의 SNS 담당자 김선태 주무관의 인터뷰를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 그 이름만으로 믿고 읽는 구병모 소설가의 신작 짧은 소설과 그 이름만으로 시적인 이제니 시인의 신작 시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an usual》의 기사는 잡지(雜誌)가 아닌 잡지(Job誌)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을 모읍니다. 기자, 천체학자, 스타일리스트, 작가 겸 영화 감독, 서점 MD, 약사, 코카콜라 공식 오프너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종횡무진한 특집 기사를 읽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사라진다는 점이 유일한 흠입니다.
출판사 서평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기생충》에서 극중 아버지(송강호 분)의 대사다. 영화 초반, '전원 백수'인 가족의 가장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퍽 낯선 말이지만 이 아이러니는 러닝타임 내내 극을 관통한다.
우리도 다 계획이 있다. 우리 중 누군가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현실로 구현해 내는 중일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많은 계획은 그저 계획으로만 남는다. 내 뜻대로 흘러가는 세상일이 정말 얼마 없기 때문이다. 지난밤부터 정시 퇴근을 다짐했음에도, 출근하자마자 야근각이 서 버리는 것이 우리의 일상 아닌가. 우리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현실에 서 있고, 결국 다시《기생충》을 소환하여 말하자면 '무계획이 계획'이라 여기며 사는 게 속이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는 '지나고 보니~'로 시작하는 많은 말들이 있다. 과거를 미화하고, 추억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정말로 내 인생에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한 어느 순간이 지나고 보니 지금 나를 만드는 결정적 장면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지금은 비록 무계획일 지라도, 훗날 우리는 무계획인 지금을 '빅픽처'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an usual》 4호에서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이라며, 문장을 끝맺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 잘 그린 기린 그림이 될지, 잘 못 그린 기린 그림이 될지는 그려 봐야 안다.
《an usual》 4호에는 다양한 그림을 모았다. 구병모 작가는 '신인(神人)'이라는 존재가 그린 인류의 그림을 그리고, 이제니 시인의 시에는 기린이 아닌 아기 사슴 밤비가 나온다. 독서계의 얼리어답터인 당신이 꼭 미리 알아 두어야 할 김지선 작가도 함께 소개한다. 《우아한 가난의 시대》라는 제목만으로도 설레는 단행본을 준비 중인데, 미리 기억하고 있으면 곧 그 선구안이 빅픽처임을 인정받을 순간이 올 것이다. 남궁인 작가와 전승환 작가는 자신의 소소한 과거를 털어놓으며 몸소 '지나고 나면~'의 산증인임을 증명하고, 아티클에는 수많은 '큰 그림' 실려 있다. 《an usual》 4호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에 실린 36편의 글 중 하나는 분명 당신이 그렸거나, 그리고 싶거나, 앞으로 그릴 그림의 초상이 자리할 것이라 장담한다.
참고로 《an usual》의 그림 하나는, 4호의 텀블벅 펀딩을 무사히 성공시키며 완성됐다. 다음 그림은 혹시나 이 서평을 읽어 준 당신이 《an usual》을 읽어 주는 것, 오직 그것뿐이다.
본문 보기
충주시의 홍보 전략을 평범함에서 시작했다고 하다니 정말 무례한 질문이다. 충주시의 홍보 전략은 말 그대로 혁명이다. 영국의 산업 혁명 같은 홍보계의 혁명이다. (잠시 침묵) 그렇다고 볼세비키 혁명 같은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ㅡ 김선태 페이크 인터뷰,<홍보가 기가 막혀 홍보맨 김선태>에서
당신의 곁에는/ 당신과 함께 울어 줄 수 있고/ 당신과 함께 머물 수 있는 무엇이 있습니까
ㅡ 이제니 시,<우리가 잃어가게 될 그 모든 순간들 - 빛나는 얼굴로 사라지기>에서
시작은 진저리나는 영원을 죽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훗날의 인간은 이것을 보고 신의 위대함과 접촉 불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게 될 터였다.
ㅡ 구병모 소설,<신인(神人)의 유배>에서
미래는 소유를 최소화 하는 대신 자유를 추구하는 유목민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유리할 것이다.
ㅡ 김지선 에세이,<이동>에서
볼키가 흙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누구 소유지? 얼굴에 흙이 떨어지고 있을 때 의문이 들었다.
ㅡ오한기 소설,<경작>에서
준비할 게 좀 많은 데 괜찮으시겠어여, 걍 그리면 되는 거 아니냐니여, 큰 그림 그리라더니 그리려면 뭐가 필요한지는 모르셨나 봐여
ㅡ 임지은 에세이,<안녕히 가세여, 고흐 님>에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 거듭된 실패에도 굴종 없이 바로 다음 성공을 확신하는 것, 그것이 저, 마왕이 지닌 불변의 본질이니까요.
ㅡ 손원평 아티클,<익명의 마왕으로부터>에서
우주에서 인간은 지극히 미미한 존재이나 한편으론 특별하고 대단한 존재인 이유는 우주의 큰 그림을 완성했기 때문에, 우주의 큰 그림을 완성할 것이기 때문이 아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이 그림을 계속 그려나갈 존재이기 때문에 그 탐험과 탐구가 우리의 존재를 빛나게 하는 것이다.
ㅡ 지웅배 아티클,<이루지 못해도 좋을 단 하나의 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