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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욱, 『영혼의 물질적인 밤』
  • 15,000원
    • 저자
    • 이장욱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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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에세이
쪽수 : 196p
크기 : 120*188mm
출간일 : 2023.09.25


새롭게 출범하는 에크리의 디자인은 한 편의 ‘흑백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앞표지 전면에 배치된 흑백 사진은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듯하다. 앞뒤로 이어지는 실선 또한 영사기에서 돌아가는 필름을 연상케 하며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흑백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의 감정을 관객에게 좀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표정과 행동을 크고 분명하게 하는 것처럼, <문지 에크리> 역시 저자의 사유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오직 ‘쓰는’ 행위를 조명한다. 오랫동안 아껴두었던 연필을 곱게 깎아 꾹꾹 눌러 쓰는 것처럼 <문지 에크리>는 독자들이 문학작품을 통해서만 접해왔던 작가들의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독자들 앞에 첫선을 보인다.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는 문학평론가 김현과 이광호 시인 김혜순, 김소연, 신해욱 그리고 소설가 백민석까지 문학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왔다. 에크리란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그/그녀가 무엇을) ‘쓰다’라는 뜻이다. 쓰는 행위를 강조한 이 시리즈는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시인, 소설가, 비평가 그리고 여행자
당신의 하루오, 우리의 이장욱

“나는 이곳에 와서 한 편의 시도 한 편의 소설도 쓰지 못했다. 문장들은 내게로 오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그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 여행은 시가 되지 않고 서사가 되지 않았다. 여행이란 언제나 지나가는 자의 것이며, 지나가는 자가 볼 수 있는 것은 지나가는 자가 보고 싶은 것뿐이다.”
―「2007. 7. 6.」에서

시와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 작가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장욱에게 글쓰기란 과거의 행위나 미래의 결과가 아닌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독자들에게 이름이 각인된 이후 늘 쓰는 사람으로서 존재해왔던 그가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때는 언제일까. 시인도 소설가도 아닌,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일에만 궁리하면 되는 그 순간은 바로 낯선 곳에서 여행자임을 자청하던 때가 아닐까. 그해 겨울, 기숙사 룸메이트 안드레이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중부 러시아의 추바시로 떠났던 기차 안에서의 풍경은 그로부터 10년 후 2004년의 일기로 남았고, 다시 겨울, 글을 쓰기 위해 떠난 부다페스트에서 본 야경은 2023년의 일기가 되었다. 단지 겨울과 겨울을 건너왔을 뿐인데 순식간에 지나버린 30여 년의 시간이 어리둥절하게 느껴진다는 그는 한 권의 책을 마친다는 것이 “하나의 죽음”을 겪는 일과도 같다며 지난 시간을 소회한다.
이장욱의 글을 흠모했던 이들이라면 현실과 환상을 횡단하다 다다르는 작가만의 서정의 세계를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혹자는 그의 언어적 확장과 시적 상상력에 매료되었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이 털어놓는 이야기에 숨을 죽였을 것이다. 단정하고 날렵한 문장과 그 이면의 밀도 있는 이야기로 사랑받는 작가, 이장욱은 자신의 글 속에서 물음표를 달지 않은 채로 끊임없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의 삶과 죽음에 대해 궁구한다. 불현듯 나타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분자분 털어놓았던 ‘곽’(「고백의 제왕」, 『고백의 제왕』, 창비, 2010)처럼 이장욱식 ‘고백’은 우리의 일상이 사소한 비밀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 마치 과거의 기억을 천천히 되짚는 듯한 이장욱의 겨울 일기는 과거와 현재라는 시차를 단숨에 뛰어넘어 독자를 19세기식 창문 앞으로 데려다 놓기도 하고, 혹한의 추위에도 얼지 않았던 1990년대 후반의 러시아로 이동시키기도 한다. 종일 개처럼 걸어 다니는 것만이 자신이 멈춰 선 도시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이장욱은 글쓰기라는 커다란 바퀴를 홀로 굴리면서도 야간열차 안에서 잠이 든 승객들을 깨우지 않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사뿐히 다가와 비밀을 비밀이 아닌 것처럼 자신이 겪은 19세기를, 1990년대의 러시아를, 2023년의 부다페스트를 보여줄 뿐이다.

“소설을 쓰는 일 자체보다는, 아직 소설이 아닌 무엇을 떠올리는 일을 나는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가령 하루오라는 인물에 대해 쓰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오라는 사람이 머릿속에서 문득 눈을 뜨는 순간을. 눈을 뜬 하루오가 미소를 짓거나 걸어 다니는 순간을. 그러다가 문득 사라져버려서 나를 외롭게 만드는, 그런 순간을.”
―「아직 소설이 아닌 무엇」에서

자신이 아는 것을 반만 보여줌으로써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람. 이장욱의 글은 다분히 비밀스러우면서도 숨김이 없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면서도 수다스럽지 않고 단순 명료하다. 마치 오랜 친구처럼, 동료처럼 내내 맴을 돌다가 소리 없이 사라진 「절반 이상의 하루오」(『기린이 아닌 모든 것』, 문학과지성사, 2015) 속 하루오처럼 천천히 스며든다. 이번 산문집 『영혼의 물질적인 밤』은 러시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년의 창경원을 지나 문학의 집에 다다르기까지 발이 닿는 대로 쉼 없이 걷기만 한다. 오로지 ‘쓰다’라는 행위에 집중할 뿐이기에 하나의 주제에 천착하거나 기승전결을 따르지도 않는다. 1장은 러시아의 겨울을 배경으로 2004년과 2007년에 씌어진 것들로 소비에트 몰락 직후를 추억하고 있다. 2장은 2005년과 2015년 사이에 씌어진 메모들로 시와 소설, 철학과 자유에 대한 파편적인 단상을 모았다. 3장에는 ‘동물원’ ‘문학의 집’ ‘금각사’를 주제로 긴 글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4장은 다시 지금의 시점으로 돌아와 부다페스트의 풍경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하얀 눈밭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시인도 있고, 동물의 아가리에서 떨어지는 침방울을 쳐다보는 소설가도 있고, 초콜릿 박물관에서 레닌을 만나는 비평가도 있고, 종일 개처럼 걸어다니다가 중국식당에서 반주를 즐기는 여행가도 있다. 시인, 소설가, 비평가, 여행가 그 모든 이장욱의 절반을 볼 수 있는 책은 축축한 몸으로 건조한 바람을 느끼고 싶은 이를 어디로든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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