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앞에 서면 여럿의 얼굴이 스쳐 지나갑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지나가지는 않고 두둥실 떠올라서 그대로 원래 고여있던 자리에 놓입니다.
어쩌면 나와 소중한 사람들은 사물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독립 축하 선물로 친구에게 받은 나무 도마 앞에서는 언제나 친구의 웃음이 함께 합니다.
여행지의 문구점에서 내 생각이 났다며 친구가 사 준 그림엽서 앞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분명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라는 말과 함께 받은 책 한 권은 읽는 내내,
'친구에게 나는 이런 분위기구나’ 하는 생각이 함께하며 서로 대화하지 않았던 말을 책 앞에서는 분명히 전해 받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같지 살지 않는 엄마에게 받은 반찬은 뚜껑을 하나하나 열어 볼 때마다 ‘잘 지내니’ ‘잘 지내라’라는 소금기가 서려 있습니다.
갓 지은 흰밥에 엄마가 준 적당히 짜고 맛있는 반찬을 올려 입에 넣으면 오늘은 또 그렇게 살아집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사물이 있나요?
지난날의 내가 돌이켜지는, 친구에게 직접 듣지 않았던 응원이 단번에 느껴지는, 평소 내가 갖고 싶던 분위기를 사물로서 설명하게 되는 순간 말이에요.
'오늘이 좋아지는 사물들’은 언제나 내 주변에 놓여 있는 말이 없는 사물들과 주고받는 말풍선, 그리고 경쾌한 하이파이브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오늘이 좋아진다면 저는 더 없이 행복할 거예요.
-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더 닮고 싶은, 책처방사 임진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