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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술 모양의 그늘
  • 6,000원
    • 저자
    • 이하나
    • 출판사
    • 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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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소설
쪽수 : 104p
크기 : 128*182mm
출간일 : 2020.11.01


<내 안의 분실물 센터를 찾아서 >

나의 출근길은 매번 똑같다.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 15번을 타고 홍대입구역에 내린 다음, 
2번 출구로 내려가 6-2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타고 잠실역으로 향한다. 
눈 감고도 그릴 수 있을 만큼 낯익은 출근길 풍경이지만 
강변역에서 잠실나루역으로 이어지는 구간만큼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건 왜일까. 
차창 밖으로 한강이 눈에 들어올 때면 나는 태어나 처음 한강을 보는 사람처럼 넋을 잃고 만다. 
서울살이 10년 차. 이젠 내가 나고 자란 고향보다 이곳이 더 익숙한데도 
여전히 한강만 보면 마음이 울렁거린다. 
다른 어떤 곳보다 내가 지금 서울에 있음을 실감하게 하면서 
동시에 나는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 

• 2호선이 합정역을 빠져나와 막 지상 구간에 들어서자 
휴대전화에 코를 박고 있던 승객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봤다. 
거기엔 몇 번을 되풀이해 들여다봐도 영원히 닳지 않는 그들 각자의 한강이 있었다. 
- 『입술 모양의 그늘』 중에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이하나의 소설과 사랑에 빠질 거라는 걸 예감했다. 
나에게도 ‘몇 번을 되풀이해 들여다봐도 영원히 닳지 않는 나만의 한강’이 있으니까.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이런 내용을 보았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작가들과 이렇게 많은 책들이 필요한 이유는, 
아직 자신만의 언어를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쁨과 고통과 보람과 상처와 기쁨과 열정과 회한 같은 것을 
어떤 식으로 다루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언어를 선물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고. 

같은 이유로 나는 소설을 읽는다. 
내 안에 존재하는 게 분명한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을, 
혹은 이름 붙일 수 없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감정들을, 
누군가 정확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 줄 때 나는 안도감을 느낀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 때문에. 

• 나는 내가 그 곡을 연주할 줄 아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해묵은 외로움이 처음으로 자기 몫의 질량을 얻었다. 
무언가가 채워지고 나서야 그때까지는 거기가 비어 있었다는 걸 알았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최초로 발견되었다. 
(...) 잃어버리고 나서야, 거기에 무언가가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오직 외롭다는 것만이 우리가 서로를 아꼈던 한때의 유일무이한 증거로 남았다.  
- 『입술 모양의 그늘』 중에서 

•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설명하기 쉬운 불안에 기대는 것은 
자신을 진정 보잘것없게 만드는 순간들을 모른 척하기 위한 기만일지 모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다 “이 곡 알아요?”라고 묻는 팀장에게 정답을 내놓지 못해 
멋쩍게 웃기만 했던 퇴근길. 연수가 진심으로 외면하고 싶은 건 그런 순간들이었다. 
- 『리틀 걸 블루』 중에서 

내 안의 분실물 센터를 찾아가는 기분으로 이하나의 소설을 읽었다. 
그곳에는 내가 잃어버린 줄 알았지만 실은 잊어버렸던 기억들과, 관계들과, 감정들이 
정확하고 아름다운 언어를 입은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술 모양의 그늘』 을 읽으면서는 사랑을 잃기 전까지 사랑받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던 어리석은 나를 습득했고, 
『리틀 걸 블루』를 읽으면서는 취향을 훔치고 싶었던 어린 날의 초라한 나를 습득했다. 

앞으로 이하나가 만들어내는 분실물 센터를 자주 찾게 될 거라는 선명한 예감이 든다. 
마음이 가난해질 때마다 그의 소설을 꺼내 들고 기억 저편에 두고 온 것들을 찾으러 갈 것이다. 
이 근사한 소설의 첫 독자가 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쁘다.

-사적인서점 정지혜 드림





「입술 모양의 그늘」 「리틀 걸 블루」 두 편의 소설을 엮었다. 
읽고 나면 지금은 멀어진 사람의 얼굴을 가만히 그려보게 되는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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