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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미옥,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 12,000원
    • 저자
    • 안미옥
    •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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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쪽수 : 140p
크기 : 130*224mm
출간일 : 2023.02.20


“모두 말해야 정확하게 말한 것 같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다고까지 말해야 더 정확한 것 같다”

가만히 역동적으로 ‘많이 보는’ 사람의
살아 있음에 대한 민감한 포착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지정석」 수록

2012년 동아일보로 등단해 2017년 첫 시집 『온』을 출간한 뒤 가장 뛰어난 첫 시집에 수여하는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하고 2019년에는 현대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한몸에 받아온 안미옥 시인, 그의 세번째 시집을 문학동네시인선 187번으로 출간한다. 소시집 『힌트 없음』 이후 3년 만이다. “언어가 닿을 수 없었던 막연한 느낌들이 가시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몸속에서 운동하고 있는 알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다”(김기택 시인), “자신의 삶을 오래 매만진,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오래 바라보고 삭힌 마음이 간단하고 명징한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는 점은 ‘안미옥스럽다’고 할 만했다”(장석남 시인)는 평을 받으며 현대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지정석」 외 6편의 시와 “이 시는 새로운 사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받으며 선정된 시소 프로젝트(자음과모음) ‘2022 봄의 시’ 「사운드북」 등 총 46편의 시가 3부에 나뉘어 실려 있다.

이해는 젖은 신발을 신고
신발이 다시 마를 때까지 달리는 것이어서

(…)

그냥 배울 수는 없고요
보고 배워야 가능합니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_「사운드북」에서

시집 제목인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는 마지막 시 「사운드북」의 마지막 문장이기도 하다. 제목을 거쳐 시집 안으로 들어가며 자연스레 품게 되는 질문─누가 무엇을 왜 보고 있나, ‘많이’는 양인가 종류인가 등─과 시집을 다 통과한 뒤 같은 문장을 다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심적 변화를 섬세히 들여다보길 기대한다. 더불어 ‘보다’라는 동사가 감각과 인지와 사유를 총동원하게 되는 가만히 역동적인 것이며, 안미옥 시세계와 특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안미옥 시의 화자가 이번 시집에서 특히 많이 보는 것은 ‘집’이다. 출간을 앞두고 편집자와 주고받은 짧은 인터뷰에서 시인은 ‘집’이 장소이자 정서이자 시간인 것 같다고, 나아가 생활이자 관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목과 부제에 ‘집’이 들어간 두 편의 시 「하우스」와 「축─하우스 2」를 살펴보자. 「하우스」의 화자는 이사를 위해 집을 보러 다니고 있는 듯하다. 낯선 이의 집에 들어가 조도를 살피고 변기 물을 내려보는 이상한 일이 가능하다. 1978년에 지어진 집에는 이후의 시간과 햇빛과 먼지가 쌓여 있다.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집을 보는 사람은 집을 보여주는 사람”, 그는 “제가 집에 있어요”라며 미리 연락을 달라고 한다. 집을 지키는 사람과 살피러 온 사람 모두 ‘보는 사람’이며 그 집은 누군가 살아온 곳이자 누군가 찾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집’-‘보는 사람’의 관계는 반복되고 순환할 것이다. 「축─하우스 2」도 마찬가지다. ‘보러 간 집’ 테이블 위 “정갈하게 쌓아놓은 키위”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다. 벽지가 바래고 짐이 쌓여 있다. “생활이 있어서// 자연스러워진” 일들. 그러므로 창 너머 커다란 나무를 보는 사람이 “여기 사는 사람”인지 “나”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다.
‘생활’에는 ‘마음’이 쓰인다. 그 마음에 대해 쓴 시의 제목이 ‘주택 수리’인 것이 인상적이다. 물이 새고 창틀이 찌그러져 있으며 잠깐 기댔는데 내려앉는 싱크대를 가진 집은 자꾸만 마음을 쓰게 하고, 화자는 “이제 사로잡혀 있지 말자”고 다짐한다. 갓 태어난 아기에겐 마음이 없으며 생후 한 달이 지나서야 생기는 게 마음이라고, 그러므로 마음이 없이도 사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해본다. “구체를 경험한다는 것/ 그럴듯한 것과 멀어지는 일”이라고.

안미옥의 이번 시집은 삶을 공간적으로 사유하는 예시다. 이 삶은 언제나 누군가와 공존하고, 함께 있는 이와 모든 것을 공유하고, 정리와 분리의 필요에 시달리고, 나누어지지 않는 것들을 감당하며, 언제나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그 마음조차 분실한 채로 생활을 지속하다 문득 서랍을 열거나 주머니를 뒤집었을 때 발견하게 된다. 삶은 ‘나’가 속한 곳이자 자신을 가둔 곳이다. 이곳은 출구를 열고 거듭 되돌아오게 되는 자리이다. _김나영, 해설에서

‘많이 보고 있는 화자’는 이렇듯 창 하나로 안과 밖이 구분되는 장소로서의 집부터 관계와 시간을 내포한 공간으로서의 집-삶에 기거하며 골똘하다. “왜 그냥 넘어가지지가 않을까” 싶지만 “귤을 만지작거리면/ 껍질의 두께를 알 수 있듯이// 혀를 굴려보면/ 말의 두께도 알게 될 것만 같다.” 창틀과 의자 모서리를 보면 스쳐간 무수한 손과 무릎이 겹쳐 보인다. “생각한다/ 빗나간 망치가 내려친 곳을”(「지정석」). “무서운 것을 싫은 것이라고 말”하며 “어떤 사람은 해석된 채로/ 아무렇게나 놓여 있”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겨울 해변」)

질문을 하면 질문이 남는다. 질문을 밀고 나가면 질문이 남는다. 질문의 질문의 질문. 어쩌면 문. 어쩌면 벽. 어쩌면 울타리. 말할 수 있을까.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다 알 수 없고, 어떤 페이지를 넘겨도 모를 수 없는 일들 속에서. 페이지는 낮은 담장 같고. 제 키보다 낮은 담장을 넘지 못하는 덩치 큰 코끼리의 여린 코끝. 온 힘을 다해 뻗어야 겨우 닿는 곳. 그렇게 해야만 닿을 수 있는 곳에서.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다. 질문만 남기면서.
_「페이지 카운터」에서

주의 깊은 화자에게 삶은 의문투성이이다. 그 질문들의 끝까지 가보는 것이 때로는 “다 녹아도 더는 녹지 않고 남아 있는 것”, ‘이름 붙일 수 없어 마음에 오래 남은 일’(「여름잠」)로 이어진다. “모두 말해야 정확하게 말한 것 같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다고까지 말해야 더 정확한 것 같다”.(「선물」) 더 잘 보고 더 정확히 보고자 하는 것, 그러나 그것이 다 가능하진 않다는 것까지를 보는 태도, 이것이 안미옥 시가 신뢰받는 지점일 것이다.
이번 시집에는 지금껏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것을 볼 수 있게 해준 존재 중 하나로 ‘아이’가 등장한다.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는 ‘나’에게 “내려오던 아이가 잡아준다고 손을 내밀었다/ 손과 발에 힘을 더 주어 내민 손까지 올라”(「선량」)가는 ‘나’는 거리낌없고 무구한 아이의 마음과 행동에 기꺼이 부응하고자 한다. “뛰다가 넘어져도 일어나 바지를 툭툭” 터는 아이는 그것이 “내게도 가능할까” 묻게 한다.(「햇빛 옮기기 ◊」) 아이를 통해 알게 된 새롭고 낯선 세계는 ‘나’에게 결여되거나, 한때 있었으나 희미해진 것들을 재발견하게 한다. 그런 ‘나’의 발견은 안미옥 시세계에 또다른 시적 상상력이 되어 한층 넓은 범위의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매일 밤 자기 전 내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오늘은 어떤 형체로 살았던 걸까.(…)// 오늘 나는 어떤 발로 서 있었나.(…)// 소중하게 다뤄야 해. 무엇을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걸까.(…)// 깨어나선 내가 무엇이 될지 생각해.(…)// 오늘은 여러 방향으로 찢어져 좀더 넓은 곳까지 펄럭이는 천. 마음도 손도 최대치로 길어져 기울어진 웅덩이까지 가닿는 끝.”(「썬캐처」) 생각하고, 되묻고, 그러면서 조금씩 더 넓고 길게 뻗어보는 안미옥의 화자들과 함께 또 한번 “오래도록 들여다본다/ 의미를 덧씌우지 않기 위해 (…)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충분히 그렇게 한다”.(「울지 않고 말하는 법」)

◎안미옥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1. 『힌트 없음』 이후 3년 만의 신작 시집입니다. 출간 소회부터 여쭙고 싶어요. 이번 시집을 준비하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요즘 저는 대체로 어리둥절하고, 우왕좌왕합니다. 이번 시집을 준비하면서 특히 그랬던 것 같아요. 저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바뀌기도 하였고, 시를 쓰는 일에 대한 생각도 다시금 새롭게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쓰는 시가 시를 읽는 사람의 곁에서 힘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자주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이요. 딱 맞아떨어지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어긋나고 비틀리고 균열을 일으키는 방식으로요. 독자분들이 어떻게 읽어주실지 궁금합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이에요. 독자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기분좋은 긴장감이 생기네요!

2. 시집 제목이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인데요, 이 문장을 제목으로 삼은 이유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엔 제목으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문장인데, 오래 곱씹을수록 깊게 다가오는 제목인 것 같아요. 시집의 제일 마지막 시인 「사운드북」의 마지막 구절이에요. 독자분들께서 처음 이 제목을 봤을 땐, 궁금해하며 자신만의 뜻을 만들어서 읽다가 시집의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 제가 의도한 뜻을 만나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물론 마지막 시부터 읽어도 그것은 그것대로 좋을 것 같아요.) 보고 있다고 하면, 가만히 있는 정적인 자세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무엇보다 격렬한 움직임처럼 느껴져요. 본다는 것은 그곳으로 간다는 것, 그곳과 가까이 산다는 것과 다름 아닌 말 같아요.
세 살 아이에게 어떤 제목이 좋은지 물어본 적이 있어요. 아직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나이인데, 제목을 이야기해주니 “저는 많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보고 있다는 말 안에는 보고 싶다는 말도 다 포함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삶의 자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담아내고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에 제목으로 최종 결정하게 되었어요.

3. ‘집’에 관한 시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작가님께 집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집은 장소이기도 하고, 정서이기도 하고, 시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유년 시절에 불안정한 형태로 살았어요. 그런 영향 아래에서 집에 대해 자주 감각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그러다 이제는 유년에서 시작한 ‘집’에 대한 사유가 조금은 더 확장되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지금은 사람의 생활과 관계가 모두 담겨 있는 곳, 과거-현재-미래가 함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인데요. 장소를 특정하는 것이 아니니까, 두 사람만 모여도 그 관계는 집이 될 수 있고요. 저는 그런 다양한 형태의 집을 자주 생각하곤 해요.

4. 이번 시집에서 특히 아끼는 시와 그 이유를 들려주세요.
아무래도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사운드북」인 것 같아요. 제게 사랑과 이해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단어가 아니라, 피를 철철 흘리는 절박하고 복잡하고 뼈아픈 단어로 다가와요. 그런 사랑과 이해에 대해 쓰면서 스스로에게도 많은 힘이 되었고, 읽을 때마다 크게 다가오는 구절이 달라지는 시라서 좋아해요.

5. 이 시집을 읽을 독자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찾아뵙게 되었어요. 아직도 누군가 제 시를 읽는다고 생각하면 신기한 마음이 들어요. 모쪼록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해요. 한 편이라도 깊게 만나게 되는 시가 있다면 저는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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