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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유진,『창문 너머 어렴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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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신유진
    • 출판사
    • 시간의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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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에세이
쪽수 : 172p
크기 : 120*200mm
출간일 : 2022.07.25


멀어진 것들이 남기고 간 굴곡진 풍경
기억과 빛이 서성거리는 창가에서 쓰다

신유진 신작 에세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 출간

여기 두 개의 창이 있다. 하나는 빛이 들지 않는 서향 창이다. 새벽녘 그 창가에 앉아 내다보는 어둠 속에는 익숙하고 그리운 것들이 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들,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 눈앞에 머물렀다 희미해진다. 다른 하나는 빛이 가득 들어오는 남향 창이다. 빛은 공간을 점유하고 허락 없이 존재를 만지고 흔적을 남긴다. 빛이 닿은 것은 무엇이든 달라지게 마련이고, 빛이 지나간 자리에는 얼룩 또는 무늬가 남는다. 쏟아지는 빛에 몸을 맡기는 것. 그것은 내게 오고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순전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소설가이자 번역가, 탁월한 에세이스트로서『열다섯 번의 낮』『몽 카페』등을 펴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신유진이 신작 에세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로 돌아왔다. 이전 책에서 이삼십 대를 보낸 파리를 중심으로 경계인의 에스프리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기억과 빛을 주제로 작고 고요한 마음의 방에서 내면의 창을 응시하며 마주한 열여덟 개의 장면들을 스냅사진처럼 그러모았다.

모든 기억은 창가에서 시작된다. 그때와 지금의 거리감, 시차의 떨림이 감정을 깨우고 의미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내가 아직 지금의 ‘나’에게 당도하지 못했을 때 반딧불이처럼 곁을 덥혔던 온기들, 슬픔과 기쁨만으론 정의할 수 없는 애잔한 감정들을 쓰다듬는 위로의 시간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 아른거린다.

기억을 볼 수 있는 창과 내게 흔적을 남기는 빛이 들어오는 창. 고백하자면, 그것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기도 합니다.
내 글이 방이라면…, 글자 가득한 방에 기억이 보이는 창 하나와 빛이 들어오는 창 하나를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거기, 창가에는 당신을 위한 편안한 의자를 가져다 놓을 겁니다. _「들어가는 말」, 13쪽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쓴 글씨의 냄새
창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는 말들의 무늬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찾아오는 '안녕'이란 말은 꼭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쓴 글씨 같아서 어떤 온기에 나타났다가 식은 공기에 사라지곤 했다. _「안녕」, 48쪽

『창문 너머 어렴풋이』를 음미하기 위해선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단지 책이 아니다. 빛의 냄새, 어둠의 온도를 재료로 지은 자기고백의 공간이다. 기억을 현상하기 위한 암실이자 들이친 빛에 훤히 드러난 지금을 마주해야 하는 밝은 방이다. 차례에 따라 독자는 창가의 방향을 바꾸어 앉게 된다. 저자가 본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하고 질문하는 동안 독자 역시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해가 질 무렵이면 자연스레 집을 나선다. 다만 그때 그 여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들은 앉아서, 나는 걸으면서 지금 내 앞에 생생히 살아 있는 것들을 목격한다는 것이다. 내게 걷는 일은 보는 일이다. _「목격자(Le temoin)」, 80쪽

아마도 그 노력 중 하나가 글을 쓰는 일이었을 것이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을 생각하고 다듬는 일은 나의 빈 마음을 채우는 일이자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 되었다. 나는 그렇게 불행과 행복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_「창문처럼 나를 열면」, 88쪽

저자는 김 서린 창문을 닦아내듯 명징함과 어렴풋함 사이를 떠돌며 잘 알아채지 못했던 마음의 윤곽을 상상하고 묘사해낸다. 어떤 이야기는 따뜻한 울림을 주고, 어떤 이야기는 묵직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이 모든 정서가 서로 불규칙하게 순환함으로써 그 사람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표백되지 않은, 무늬 가득한 삶”으로 일컫는다.

기억과 빛을 매개로 사유한다는 것은 시간이 빚어낸 삶의 얼룩, 즉 상실감과 무력감을 경험하며 성장하고 변화한 자신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생에서 발생한 시차와 밝기의 차이를 자기만의 방에서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과정을 단단하고도 섬세한 사유를 통해 보여준다. 기억과 빛이 투과한 창 너머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말들의 무늬. 저자의 말마따나 펜데믹 이후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멀어진 것들이 남긴 풍경 바라보기, 시간의 주름 매만지기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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