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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영,신해욱,한정원,김현,안희연,안미옥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 15,000원
    • 저자
    • 최진영,신해욱,한정원,김현,안희연,안미옥
    • 출판사
    • 픽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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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에세이
쪽수 : 224p
크기 : 126*182mm
출간일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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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가 띄운 편지에 산문으로 답장한
사랑의 예술가들

여기 모인 글들은 강아솔의 앨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와 함께 쓰였다.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할 때 우리는 대개 모니터 앞에서 ‘홀로’ 긴 시간을 씨름하는 이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런데 ‘함께’ 쓴다니. 이런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홀로’와 ‘함께’라는 말을 나란히 두기 위해서는 ‘아무도 없는 곳’과 ‘모두가 있는 곳’이란 말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 말은 상반된 의미를 가진 듯 보이지만, 정말 그러한지 천천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어진 말이 지닌 의미의 영역 바깥으로 나서는 일에 주저함이 없는 예술의 공동체를 따라 나서기로 한다.

안미옥의 <선잠>은 우리에게 깨뜨리지도 녹이지도 못하고 있는 ‘언 발의 시간’이 있는지 자상하게 묻는다. 시인은 땅에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 뒤척일 줄 아는 치자나무처럼 언 발을 녹일 제 손의 온기를 믿고 흙과 물과 햇볕과 사람의 손길 한 가운데 있는 스스로를 돌보라고 일러준다. <선잠>에서 구불구불 움직이는 치자나무의 뿌리와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는 우리 몸의 일부가 제 몸에 알맞은 온도를 찾아가는 장면을 떠올리다 보면, 김현의 <물결과 별>이 그리는 ‘잔물결’이란 말의 울림에 자연스레 기대게 된다. 사람 때문에 소란스러워지다 금세 잠잠해지기도 하는 우리 마음 속 일렁이는 물결무늬를 시인은 어둠과 빛으로 비춘다. 어둠과 빛은 서로를 간섭하는 사이. 나란히 나타나 가장 기쁜 일이 가장 슬픈 일이 되고 가장 슬픈 일이 가장 기쁜 일이 되기도 하는 사랑의 비밀을 속삭여주는 사이. 시인의 글 속에서 어둠과 빛은 “아무도”의 ‘아무’를 ‘우아한 춤雅舞’으로 변용시켜 사랑이 “모두”를 그치지 않는 기쁨과 슬픔 사이를 오가게 한다고 기록한다. 안희연의 <해가 진 뒤에>는 어쩌면 그런 잔물결이 일렁이던 시절을 과거의 자리에 두지 못하는 이의 현재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아픔은 가장 선명한 빛깔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우리의 눈을 부시게 만든다. 시인은 누구를 책망하는 대신에 식물이 저면관수의 시간을 살아내듯 자신 내면의 아래로부터 무언가가 올라오길 기다리기로 한다. 세 작가의 글에서 “아무도 없는 곳”은 스스로를 깊숙이 방문하는 장소. 그이들을 통해 우리는 그곳에서 사랑이 마련하는 어떤 온도를, 어떤 명암을, 어떤 아픔을 살핀다. 그곳을 제대로 가꾸기를 피하지 않을 때 모두가 각자의 온도와 명암과 아픔으로 걷는 세상의 한 풍경이 우리 앞에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신해욱의 <이제 양쪽에서>는 우리가 막연하게 감지하곤 하던 추상화된 아름다움이 실은 구체적인 삶의 한복판에서 그 실체를 드러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카와 동생, 동생과 ‘나’, ‘나’와 할머니와 동생이 서로 실뜨기 놀이를 하듯이 이어간 시간 속에는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었던 것들이,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 간절히 있기를 바라는 것들이 이슬처럼 맺힌다. 소리가 있는 쪽과 없는 쪽 양쪽 모두가 있는 곳이란 이처럼 매우 조심스럽게, 너무나 소중하게 연결되고 꿰어지는 것. 최진영의 <이 겨울이 끝나면 당신을 잊겠습니다>는 연결되고 꿰어졌던 마음을 꺼내 그간 보내지 못했던 편지를 발신하는 겨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마 다 보내지 못한’ 진심의 형태로 보관되어 있는 사랑의 파동이란 모두가 나서서 간직해주는 비밀과 같은 것. 그리고 비밀은 간직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 비밀로 간직되느라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나’와 ‘너’가 어떻게 씨줄과 날실로 엮여 새로운 노래를 출발시키는지에 대해선 한정원의 <노래가 되기까지>를 읽어야 한다. 한 사람의 목소리에 고여 있던 마음은, 그 마음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그림자가 웅크린 채 끌어안은 침묵은 언제 노래가 되나. 노래가 되기는 할까. 한 사람의 목소리에 고여 있던 마음은 바로 그 목소리가 마찰을 통해 일으켜질 때 그림자와 침묵을 품고 떠나면서, 여러 사람의 마음에 닿아 흐르면서 노래가 된다고. 세 작가의 글에서 “모두가 있는 곳”이란, ‘없다’고 오해되었던 것들이 나타나고, 정해진 곳에 머물러 있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자리를 옮기면서 함께 ‘모두’로 있게 되는 장소. 그이들을 통해 우리는 그간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듣지 못했던 것들을 사랑이 마련하는 현장에서 만난다. 모두가 있는 곳을 둘러보는 가운데 아무도 없는 곳의 의미를 깨닫는다.

우리가 함께 노래할 때
사랑이 가르쳐 준 삶의 비밀은 잊히지 않을 거라고.

그러므로 여기 모인 글들은 ‘홀로’ 그리고 ‘함께’ 쓰였다. ‘홀로’와 ‘함께’는 따로 쓰는 말이 아니라 글이 쓰이는 과정에서 동시에 수행되는 말. 그러니까 여섯 명의 작가가 모니터 앞에 홀로 앉은 채 사랑의 노래와 함께 여러 얼굴을 한 글자, 한 글자 새겨나갔듯이, 우리가 홀로 이 책을 읽어나가는 순간에 함께 하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그와 더불어 있는 시간을 마련했듯이, 오롯이 혼자인 사람은 누구도 없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함께하는 사람 중에 그 자신의 세계를 잃어버린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사랑이 이루는 세계는 언제나 풍부해지는 방향을 따른다고.

사랑하는 마음을 사랑의 언어만으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의 난감함이 이 책에 모인 이 글들을 쓰게 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언어를 가득 채우고도 더 채워낼 사랑을 가진 이들이 이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게 했을 것이다. 사랑의 언어는 우리 자신으로 인해 이전엔 없던 소리로 더 널리 발음된다. ‘나’와 연결된 ‘너’로 인해 더 깊어진다.

사랑이 어렵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그러므로 그런 사랑의 총량은 하면 할수록 는다고 쓴다. 하얗게 비어있는 들판에 어둠과 빛을 들이는 일이 곧 사랑이라고 쓴다. 사랑과 예술이 한 몸일 수 있는 이유는 사랑 또는 예술이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텅 빈 자리에 모두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길을 씩씩하게 나서기로 한 우리는 모두 사랑의 예술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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