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에게 소중한 걸 소중히 할 수 있다니, 멋져.”
마음을 적시는 ‘좋아한다’는 감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소중해!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예쁜 그림체에 홀려 집어 든 BL 만화에 빠진 75세 이치노이 유키 할머니와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사야마 우라라. 나이, 그리고 성격이라는 각각의 장벽 때문에 ‘너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나눌 상대를 찾기 힘들었던 두 사람은 BL을 계기로 교류하게 된다.
‘내가 우라라 학생이라면 그려봤을지도 몰라요’란 할머니의 말에 살포시 등을 떠밀려 만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었지만, 고3이 된 우라라는 학업과 만화 사이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다. 차근차근 진행되는 학업 일정과 진학 문제로 이야기를 꺼내는 부모님, 그리고 만화를 그려 동인 이벤트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막상 엄두가 나지 않는 복잡하기만 한 상황 속에서도 우라라는 부모님 몰래 그림 소도구를 마련하며 차분히 한발 한발 내디딘다. 작지만 큰 발걸음은 이치노이 할머니도 내딛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시도해보지 않았을 화사한 옷을 입어보고 스마트폰을 장만하며 천천히 배워 나간다. 그들은 서로의 서툰 발걸음을 요란하게 응원하지도 쉽게 판단하지도 않는다. 이치노이 할머니와 우라라는 조용히 그저 지켜보고 필요할 때 작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을 내밀 뿐이다.
내디딘 한 걸음이 마음을 꽉 조여 온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어.
지금 하고 싶은 이 일은 분명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이 될 거야.
나와 다른 누군가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좋아하는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얼마나 두근거리는 일인지 새삼 일깨워 주는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는 할머니와 우라라의 우정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가족, 친구들과 나누는 소소한 일상까지 담고 있다.
2019년 〈이 만화가 대단하다!〉 여성만화 부문 1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우수만화도서〉 선정작!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예쁜 그림체에 홀려 집어 든 BL 만화에 빠진 75세 이치노이 유키 할머니와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사야마 우라라. 두 사람은 BL를 계기로 친구가 된 후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잘 섞이지 못하는 데서 오는 외로움, 막연하기만 한 진로, 혼자 남겨져 나이 들어가는 서러움, 반나절을 걸려 병원을 오고 가야 하는 피로감을 뒤로하게 되었다. 덕질에 시너지를 더하는 이 특별한 우정은 두 사람에게 순수한 용기와 설렘을 선사한다.
만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었지만 학업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우라라. 거기에 더해 자신의 현재 상황에 여러 갈증을 느끼며 작은 혼란을 겪는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는 것도, 예쁜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도,
장차 이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런 거 다 창피해. 힘들어.
이런 우라라에게 이치노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라라 학생, 지금 시간 있어요?"
이게 정말 우연이었을까? 잠시 들르게 된 이치노이 할머니의 친구네 집에서 우라라는 만화를 향한 큰 도약을 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계기가 머뭇거리던 우라라의 마음을 정리해 준 걸까? 이 일을 계기로 우라라는 자신 앞에 정신없이 펼쳐져 있던, 해야 할 것만 같았던 많은 일들을 심플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만화 그리는 거 즐거워요?"
이치노이 할머니의 이 질문에 우라라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발걸음을 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 같이 느리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에 열중하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 경험하며 이치노이 할머니와 우라라는 더욱 친밀해진다. 조금씩 성장하는 이들의 사려 깊고 속 깊은 시선은 여전히 따뜻하고 눈부시다. 나이가 몇이든 좋아하는 일에 한 걸음씩 내딛는 데 진심을 다하는 이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5월이 되고 함께 참가하게 된 동인 이벤트에서 우라라와 이치노이 할머니는 또 어떤 소소한 행복을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