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친구들과 '나의 아침 일지'를 쓰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나는 것들을 노트에 자유롭게 쓰는 건데요. 주로 어제 있었던 일들 중에서 아직 갈무리되지 않은 감정이나 오늘 해야 할 일들 중에서 신경 쓰이는 점들을 씁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던 추상적인 걱정을 밖으로 꺼내 보면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 싶을 때가 대부분이고, 심각한 고민들도 금새 해결책이 나올 때가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어차피 걱정한다고 달라질 일도 아닌데 그만 걱정하자!" 같은...😇)
아! 무엇보다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날이 많이 줄었어요. 손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벌금을 내지 않으려면 책상에 앉아 모닝페이지를 써야 하거든요. 쓰고 나서 다시 침대에 누워 무기력하게 보내는 날도 있지만 그런 한심한 날에도 "근데 나 오늘 모닝페이지는 썼잖아" 하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으니까요.
• 내가 나를 지켜내는 방법은 단순했다.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 비록 오늘 하루가 별 볼 일 없었더라도, 돌이켜보면 삶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던 것 같다. 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누구를 사랑하는지. 그 대답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깃들어 있었다. 보송한 수건 한 장, 시원하게 들이키는 물 한 컵, 한 걸음 내딛는 산책, 한낮의 따사로운 햇볕, 마음을 밝히는 문장 한 줄 그리고 바로 지금의 나.
- 봉현,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중에서
모닝페이지가 저의 하루를 지켜 주듯, 9년차 프리랜서 봉현에게도 불안하고 흔들리는 날에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루틴들이 있습니다. 100 days me 프로젝트, 자기 전에 만든 시원한 레몬 차 마시기, 샤워 후 섬유유연제 향이 은은하게 밴 잠옷 입기 등등, 그가 쓴 루틴 에세이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생활을 정성껏 꾸려 온 사람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지요.
여러분에게는 일상을 지키는 루틴이 있나요? 내가 만들어 가고 싶은 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8월의 사적인 전시회는 좋은 삶을 살고 싶게 만드는 미디어창비의 책들과 함께합니다. 9년차 프리랜서 봉현의 성실하고 단정한 일상생활이 담긴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계절에 신경 쓰는 삽화가이자 에세이스트 임진아의 제철생활이 담긴 <오늘의 단어>, 기록하는 여행자 김민철의 여행생활이 담긴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카피라이터이자 만화가이자 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이 담긴 <고르고 고른 말>까지, 단단한 일상을 꾸려 나가는 작가들의 루틴을 참고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