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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미옥,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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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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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시집
쪽수 : 136p
크기 : 125*200mm
출간일 : 2017.04.17


그럼에도 계속 쓰는 사람이었던 것은, 내가 매 순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하니 선택의 순간이 많았다. 
그때마다 나를 붙들어준 문장과 사람들의 말이 있었다. 
결국엔 함께하는 일. 나는 함께 살고 싶다.
이 시집이 당신에게도 조금의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모든 곳으로 오는 시를 생각한다. 
모든 곳에, 백가지의 모습으로. (134쪽, '시인의 말' 중에서)
“어떤 기억력은 슬픈 것에만 작동한다”

덜 말하는 방식으로 더 말하는 다단(多段)한 마음의 언어 
간절하고 환하고 슬픈 안미옥의 첫 시집이 당신을 향해 온다

내게는 얼마간의 압정이 필요하다. 벽지는 항상 흘러내리고 싶어 하고/점성이 다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어 한다.//냉장고를 믿어서는 안된다. 문을 닫는 손으로. 열리는 문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옆집은 멀어질 수 없어서 옆집이 되었다. 벽을 밀고 들어가는 소란. 나누어 가질 수 없다는 게//다리가 네개여서 쉽게 흔들리는 식탁 위에서. 팔꿈치를 들고 밥을 먹는 얼굴들. 툭. 툭. 바둑을 놓듯(「식탁에서」 전문)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안미옥 시인의 첫 시집 「온」이 ‘창비시선’ 408번으로 출간되었다. 등단작 「식탁에서」와 「나의 고아원」에서 “익숙한 것에서 익숙하지 않음을, 하찮은 것에서 하찮지 않음을 찾아내는” 비범한 시각과 “남다른 상상력과 때 묻지 않은 자기만의 목소리”를 보여주었던 시인은 등단 5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맨살 같은 언어로 맞이하는 시적 환대”의 세계를 펼친다. “고통과 슬픔에 힘껏 약해지려는”(김행숙, 추천사) 간절한 마음을, “낮은 목소리의 단단한 말들”(김영희, 해설)로 엮어낸 빛나는 시편들이 잔잔하면서도 순간 날카롭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굴레도 감옥도 아니다/구원도 아니다//목수가 나무를 알아볼 때의 눈빛으로/재단할 수 없는 날씨처럼//앉아서//튤립, 튤립/하고 말하고 나면//다 말한 것 같다//뾰족하고 뾰족하다//편하게 쓰는 법을 몰랐다/편하게 사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건 정말일까/한겨울을 날아가는 벌을 보게 될 때//투명한 날갯짓일까/그렇다면//끔찍하구나/이게 전부 마음의 일이라니(「시집」 부분) 

간결한 형식과 간명한 어휘를 통해 “덜 말하는 방식으로 더 말하는”(김행숙, 추천사) 안미옥의 시에는 유독 ‘마음’이라는 시어가 자주 반복된다. 시인에게 삶은, 시는 “전부 마음의 일”(「시집」)인 듯하다. 그런데 “좋은 마음”과 “슬픔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부드러움에 닿고자 하는 마음”(「네가 태어나기 전에」)이나 “나를 좋아하고 싶은 마음”(「조언」)처럼 긍정의 마음은 하나같이 부재와 결핍의 상태로 묘사된다. 여기에 “무너지는 마음”이나 “상한 마음”(「톱니」) 또는 “부서지는 마음”(「천국」)이나 “긁으면 긁히는 마음”(「꽃병」) 같은 부정의 마음이 더해진다. 그런가 하면 “살아 있는 것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없”(「치료탑」)는 지금, 시인은 존재와 부재, 사라지지 않는 것과 사라져버린 것에 대해 말한다. 

어항 속 물고기에게도 숨을 곳이 필요하다/우리에겐 낡은 소파가 필요하다/(…)/맨손이면 부드러워질 수 있을까/나는 더 어두워졌다/어리석은 촛대와 어리석은 고독/너와 동일한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오래 기도했지만/나는 영영 나의 마음일 수밖에 없겠지/찌르는 것/휘어감기는 것/자기 뼈를 깎는 사람의 얼굴이 밝아 보였다/나는 지나가지 못했다/무릎이 깨지더라도 다시 넘어지는 무릎/진짜 마음을 갖게 될 때까지(「한 사람이 있는 정오」 부분) 

“살아본 적 없는 시간은 일단 망가졌다고 생각”(「치료탑」)하고 “없는 것에 대해서만 말했”던 시인은 “이제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온」). 하지만 슬픔과 한 몸을 이루는 어떤 기억은 영원히 잊히지 않아 “어떤 일들은 영원히 사라지는 법 없이/공기 속을 떠다”니며 “손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트리거」). 유난히 “슬픈 것에만 작동”하는 기억들 속에서 시인은 “슬픔 같은 건 다 망가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그러나 “생각하면/생각이 났”(「질의응답」)기에 “모두 다 소풍을 가서 돌아오지 않는”(「금요일」) 저녁과 “쏟아지는 물 안에 남아 있”(「천국」)는 ‘천국의 아이들’을 호명하며 시인은 “검고, 낮고 깊은”(「질의응답」) 침묵 속에서 저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한다.

모았던 손을 풀었다 이제는 기도하지 않는다//화병이 굳어 있다/예쁜 꽃은 꽂아두지 않는다//멈춰 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될 때의 마음을/조금 알고 있다//맞물리지 않는 유리병과 뚜껑을/두 손에 쥐고서//말할 수 없는 마음으로 너의 등을 두드리면서//부서진다/밤은 희미하게//새의 얼굴을 하고 앉아/창 안을 보고 있다//노래하듯 말하면 더듬지 않을 수 있다/안이 더 밝아 보인다//자주 꾸는 악몽은 어제 있었던 일 같고/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를 듣고 있을 때//물에 번지는 이름/살아 있자고 했다(「아이에게」 전문) 

안미옥의 첫 시집을 읽으며 우리는 ‘시’란 근본적으로 ‘노래하듯’ 말하는 것이고, 의미 또는 감각 이전에 마음에 먼저 와닿는 것이라는 소박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흉터에서 출발하려는 마음”으로 “볼 수 없던 것을 보려고 할 때”의 “숨을 참는 얼굴”(「거미」)이 된다. 시인은 “당분간/슬픈 시는 쓰지 않을게”라며 짐짓 다짐하지만 “갑자기 끊겨버린/노래의 뒷부분이 생각”(「구월」)난다. 그렇기에 시인은 “진짜 마음을 갖게 될 때까지”(「한 사람이 있는 정오」) “심해의 끝까지 가닿은 문”을 “아직 두드리는”(「질의응답」) 사람이다. “함께 살고 싶다”(시인의 말)는 작고 부드럽고 연한 마음으로 “무서워하면서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생일 편지」)이다. 

한여름에 강으로 가/언 강을 기억해내는 일을 매일 하고 있다/강이 얼었더라면, 길이 막혔더라면/만약으로 이루어진 세계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아주 작은 사람이 더 작은 사람이 된다/구름은 회색이고 소란스러운 마음/너의 얼굴은 구름과 같은 색을 하고 있다/닫힌 입술과 닫힌 눈동자에 갇힌 사람/다 타버린 자리에도 무언가 남아 있는 것이 있다고/쭈그리고 앉아 막대기로 바닥을 뒤적일 때/벗어났다고 생각했다면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한쪽이 끊어진 그네에 온몸으로 매달려 있어도/네가 네 기도에 갇혀 있다는 것을/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여름의 발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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