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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에세이
쪽수 : 240p
크기 : 115*183mm
출간일 : 2019.02.25


《달의 조각》 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
의지박약형 인간이자 안전제일주의자의 실패해도 괜찮은 안전한 도전기!

작가 하현이《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이후 일 년 만에 새로운 책으로 독자를 만난다. 집과 도서관, 집 근처의 카페, 지인들과의 작은 모임들… 여유롭고 오롯이 글만 쓰며 지내온 2년 동안의 삶은 작가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것이었다.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계획하며 보냈다. 귀하디귀한 평온한 일상이 조금씩 단조롭게 느껴진 작가는,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다. 무언가를 배워볼까 하는 결심이 섰지만, 결과에 따른 타격은 없었으면 하는 안전한 도전이 필요했기에 선뜻 무언가를 내키는 대로 시작할 수는 없었다.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접근성이 뛰어난 학원을 찾다 보니 아무래도 외국어였고 배워 본적 없는 낯선 언어였으면 좋겠다는 조건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스페인어였다. 그다지 멀지 않은 홍대에 학원이 있어서였나,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언어라는 말에 혹해서였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특별해 보여서 였나. 적당한 노력으로 대단한 결과를 이루고 싶은 도둑놈 심보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일상에 작은 균열을 내고 싶은 욕심. 그런 마음이 나를 배움의 길로 인도했다. 배움이란 무릇 숭고해야 한다고, 세상은 지금껏 나를 그렇게 가르쳤지만. 아니, 왜 꼭 그래야 하지?”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됐다. 작가는 2개월간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7개월간 스페인어를 배우고 3개월간 그간 조금씩 써둔 원고를 완성도 있게 만들며 한 해를 보냈으며, 일 년 동안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으로 남았다. 작가는 스페인어와 사회를, 스페인어와 역사를, 스페인어와 개인의 추억을, 스페인어와 우리의 삶을 씨실과 날실을 엮어내듯 글로 써냈다. 이 책에는 스페인어에 관한 이야기 혹은 언어를 배우는 이야기보다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넓고 깊어진 작가의 생각을 담겨 있다. 작가의 생각을 따라 읽다 보면, 불현 듯 스페인어를 혹은 낯선 언어를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더불어 단순히 언어가 아닌 언어 속에 숨어 있는 각자의 삶을, 우리의 삶을 생각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원데이 클래스’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수채화, 자수, 일러스트, 글쓰기, 베이킹, 센터피스까지 원데이 클래스의 분야는 다양하다. 이토록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유 역시 다양하다. 누군가는 미래를 위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지금 당장 분야의 자격증이 필요해서, 어떤 이는 새로운 취미 생활을 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하현은 무료한 일상에 긍정의 작은 균열을 만들고 싶어서 무언가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소중하지만 조금은 느슨한 일상에 새로움을 한 스푼 얹고 싶었다. 색다른 경험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스스로의 세상을 조금 넓히고 싶었고, 글 세계도 확장시키고 싶었다. 일상의 소중함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조금 더 진해지고 단단해진 생각을 독자와 나누고 싶었다. 처음에는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배움이란 무릇 숭고해야 한다고, 세상은 지금껏 나를 그렇게 가르쳤지만. 아니, 왜 꼭 그래야 하지?”라고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스페인어를 배우고 원고를 쓰는 것은 가볍지 않았다. 작가는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언어에 대해, 언어와 문화에 대해, 언어와 사람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어를 조금 더 쉽게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고른 독자는 아마도 실망할 수도 있다. 
작가는 이 책에 스페인어 문법을 배우고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을 쓰지 않았다. 스페인어를 통해 사회를 이야기하고, 사람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스페인어에 큰 관심이 없어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더불어 작가 하현의 또 다른 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내 이름은 루시. 나는 기본형이 될 수 없다. 여교사(profesora), 여비서(secretaria), 여학생(alumna)은 될 수있을지 몰라도 교사(profesor), 비서(secretario), 학생(alumno)은 될 수 없는 것이다. 익숙한 전개에 씁쓸함을 느낀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나를 굳이 ‘여류작가’로 지칭하던 어떤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차별의 역사는 너무 깊고 견고하다.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도, 저기 멀리 유럽과 남미에서도. 

‣ 어떤 모양일까. 너무 좋아해서 없는 말을 만드는 마음은. 하나의 목적어를 위한 애칭 같은 동사, 귀여운 말놀이. 그런 말 몇 개쯤 손에 쥐고 있으면 이 험난한 세상과 그럭저럭 싸워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는 게 조금은 덜 막막할 것 같다. 

‣ 수업 시작 전 잠시 바람을 쐬던 바로 그 걷고 싶은 거리. 그곳에서 나는 생경한 공포를 느꼈다. 목소리를 내는 여성으로 존재했기에. 그것은 여전히 지탄의 대상이기에. 그날의 걷고 싶은 거리에서 우리는 간절히 살고 싶었다. 끝까지 살아남아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 고된 회사생활을 마치고 뭔가를 배우러 학원에 온 것 자체가 대단한 거였다. 야근 때문에 수업을 놓치면 주말에 보강을 들어서라도 진도를 맞추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하루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본 적도 없으면서 희미한 자아를 꺼내 놓았다느니, 생기가 없다느니… 마음대로 판단하고 분석했던 게 부끄러웠다. 
살아본 적 없는 삶을 멋대로 재단하는 건 얼마나 오만한가. 반의반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내 눈에 보이는 대로 단정짓는 건 얼마나 건방진가. 스페인어보다 먼저 그걸 배웠어야 했다. 비행기로 열네 시간이 걸리는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지금 여기서 사람이 되는 거였다. 다시 생각해 보면 미용실에 다녀온 걸 알아봐 준 사람도 있었는데. 조용한 눈인사도 충분히 다정했는데.

‣ 스페인어 수업시간에는 질문이 두렵지 않다. 모르는 게 당연하니까.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처럼 우리에겐 모든 단어가 낯설고 신기하니까. 바보 같은 질문을 하면 좀 어떤가. 어차피 우리는 이 시간만 끝나면 다시 남이 되는 걸.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는 창피한 모습을 보여도 별 타격이 없다. 
스페인어를 배우며 질문할 용기를 조금씩 되찾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궁금한 걸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이 관계가 나를 얼마나 성장시키는지. 스페인어를 배우기 전까지는 그걸 미처 몰랐다.

‣ 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여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저 멀리 스페인이라는 나라에는 그런 것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내 친구 루이스는 어제 영화를 보셨습니다.” 아이들의 것처럼 깜찍하지는 못한 실수를 하며 낯선 규칙을 배워 가는 중이다. 세계는 이렇게 확장된다. 

‣ 내게로 다시 돌아오는 말. 어렵고 복잡하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어도 재귀동사는 꼭 필요하다. 바깥쪽을 향했던 마음이 돌고 돌아 다시 안쪽을 향하는 일이 그러하듯이. 그래야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실은 아주 많다. 스페인어의 재귀동사처럼. 

‣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로르카의 시를 스페인어로 읽었다면 달랐을까. 그의 언어가 나의 언어로 번역되는 동안에도 어떤 것들이 사라졌을까. 언젠가 스페인어권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원서로 읽게 되는 날을 상상해 본다. 언어의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들의 문장을 날것 그대로 흡수하는 날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역시 스페인어를 배우길 잘했어. 이 작가의 언어를 이해한다는 건 정말로 행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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